[소리 人터뷰] 2022 탐라국입춘굿 이성희 총연출 “입춘 기운, 다시 돌아오길”

이성희 2022 탐라국입춘굿 총연출. ⓒ제주의소리
이성희 2022 탐라국입춘굿 총연출. ⓒ제주의소리

국악연희단 하나아트 소속 기획자 이성희 씨는 2018년부터 5년째 탐라국입춘굿 총연출을 맡고 있다.

시민 축제로 한데 어우러졌던 두 해(2018~2019)를 경험하고, 분주했던 준비 과정을 뒤로한 채 코로나19로 행사를 취소해야 했던 2020년, 비대면 온라인 생중계 방식을 도입한 시기(2021~2022)까지. 탐라국입춘굿의 최근 5년을 현장 지휘해왔다.

관덕정에서 만난 이성희 총연출은 올해 입춘굿에 대해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원을 힘주어 담았다”고 소개했다. 새로 추가한 자청비놀이 ‘꽃탐’ 과정이 대표적이다. 

꽃탐의 내용은 세경신 자청비가 하늘에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인간 세상의 많은 생명들이 죽어갔음을 보고하자, 옥황상제와 서천꽃밭 꽃감관꽃생인이 함께 의논해 생명꽃과 번성꽃을 내어준다는 내용이다. 꽃줄기를 하나하나 꺾으면서 입춘굿에 모인 인원부터 모든 제주도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하는 존재 ‘허멩이’를 만들어 잘못을 꾸짖는 ‘허멩이답도리’, 아이들의 나쁜 기운을 걷어가서 천연두를 비롯한 병을 낫게 해주는 신 ‘서신국 마누라’를 보내는 ‘마누라배송’ 역시 코로나19 종식을 바라며 지난해에 이어 입춘굿에 추가됐다.

이성희 총연출은 “온라인으로 전환된 입춘국수 만들기, 소원지 쓰기, 열명올림 같은 참여 행사도 지난해 보다 신청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입춘굿을 즐기는 분위기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남과 어우러짐이 입춘굿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영상 중계와 비대면 프로그램을 잘 준비해도, 그것 역시 실제 대면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만남을 통해서 정겨운 에너지들이 생기지 않느냐. 애초부터 입춘굿은 기원의 의미가 강하다. 굿청에 들어오면 온통 기원의 기운이 가득하기에, 도민들이 찾아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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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국입춘굿 자청비놀이 꽃탐 순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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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총연출이 진행 총괄 부스에서 입춘굿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여기에 “탐라시대부터 이어오면서 맥이 끊기는 시기를 극복하고 이어가는 전승 축제라는 의미도 빠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성희 총연출은 하나아트에 몸담으면서 전통 분야 공연에 20여년 종사해온 예술인이다. 이런 바탕을 지니고 있기에 입춘굿 총연출도 맡게 됐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입춘굿을 준비하면서 ▲프로그램 구성 ▲출연진 섭외 ▲추진위원회, 기획팀과 의견 조율 ▲타임 스케쥴, 큐시트 제작 등 다양한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왔다. 

이성희 총연출은 입춘굿 제작진 모두 2019년으로 잠시 멈춘 대면 행사를 그리워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년간 비대면으로 진행했으니 2023년에는 다시 예전 같은 입춘굿을 만들고 싶다. 최대한 많은 시민을 만나고 소원지도 현장에서 쓰고, 열명도 지금보다 훨씬 가득 무대에 채우고 싶다”면서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기 마련이다. 입춘굿을 영상으로나마 만나면서 마음을 의지하고 한 해 기쁘게 시작하길 모든 제주도민들에게 당부 드린다”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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