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향진 국힘도당위원장 24일 발표한 제2공항 조속 추진 논평 향한 비판 잇따라

2021년 2월18일 발표한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 공동여론조사 결과 제주도민은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찬성'보다 더 높았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21년 2월18일 발표한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 공동여론조사 결과 제주도민은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찬성'보다 더 높았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첨예한 도민갈등 봉합이 필요한 시기에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이 되레 갈등에 불을 지핀 셈이 됐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까지 허 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허 위원장은 지난 24일 자신 명의의 논평을 통해 제2공항 조속 착공을 역설했다. 이는 국토부와 제주도, 제주도의회 등의 합의로 진행된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에서 ‘반대’로 수렴된 도민 여론 결과를 무시한 반민주주의적 행태라는 지적이다. 

앞서 허 위원장은 “제2공항은 제주의 산남지역과 산북지역, 동부와 서부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국책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지만 약속을 어겼고, 지역 국회의원 3인의 뒷짐만 지는 행태때문에 도민사회 갈등의 골은 더 깊어만 가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의 당선 후 도당차원의 제2공항 특위를 상설기구로 구성해 반드시 임기 내 착공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깊어진 찬반 갈등의 골을 봉합해야 할 정치권이 되레 갈등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이같은 허 위원장 논평에 대해 정치권을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즉각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 박찬식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허 위원장의 논평을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규정, 그에게 제2공항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박 예비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정은 제2공항 건설 갈등을 끝내기 위해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하기로 합의를 했고 두 개 조사 모두 반대가 우세하게 나왔다”며 “환경부 역시 여론조사 후에 숨골과 조류서식지 등의 이유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제2공항 건설 여부는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민주적 절차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자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도 국민의힘을 향해 거짓선동을 중단하라고 일갈했다. 

도민회의는 25일 성명서를 통해 “대선을 이기겠다는 욕심으로 제주의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도민의 삶의질을 추락시키겠다는 국민의힘 주장을 토건 기득권과 투기세력 말고 누가 인정하겠나. 기후위기를 부추기겠다는 국민의힘에 어떤 도민과 미래세대가 동의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도민회의는 “지금의 갈등이 박근혜 정부와 원희룡 도정의 독단적 결정에 비롯된 것을 국민의힘이 망각한 것 같다. 도민의 선택은 이미 제2공항 백지화다. 도민의 이름으로 경고한다. 국민의힘은 도민의 뜻과 결정을 거꾸로 되돌리는 거짓선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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