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대담] ‘당선 100일’ 맞은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선거법 수사 “외풍 흔들리지 않아”…인사잡음 “비판 겸허히 수용”

 

민선 8기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취임 70여 일, 6.1지방선거 당선 100여 일. 도지사는 당선 직후부터 사실상 도정현안과 업무 파악 등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이 시작된다. 특히 취임 직후부터 도백의 역할에 주어지는 살인적 스케줄에도 오영훈 지사의 표정은 내내 밝았다. 

지난 8일 오후 오 지사 집무실에서 [제주의소리]와 가진 ‘추석특집-당선 100일 인터뷰’에서 “한가위 명절을 맞아 추석 보름달이 온 세상을 밝히듯 도민 한분 한분이 고루 풍성한 결실을 거두시길 기원한다”는 인사로 말문을 뗐다. 

특히 추석을 앞둬 제주를 할퀸 태풍 ‘힌남노’에 큰 피해를 본 도민들에게 우선 깊은 위로를 보내며 피해 복구와 지원에 공직사회가 온 힘을 기울여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8일 [제주의소리]와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오 지사는 도민들께 “한가위 명절을 맞아 추석 보름달이 온 세상을 밝히듯 도민 한분 한분이 고루 풍성한 결실을 거두시길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제주의소리
지난 8일 [제주의소리]와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오 지사는 도민들께 “한가위 명절을 맞아 추석 보름달이 온 세상을 밝히듯 도민 한분 한분이 고루 풍성한 결실을 거두시길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제주의소리

오 지사는 도의원과 국회의원을 차례로 지낸 정치인 출신의 도백이다. 정치인과 행정가의 영역이 엄연히 다른 만큼, 자기 지역구나 상임위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의원과 달리 도정 전반의 운영을 무한 책임지고 때론 도민의 방패막이가 되겠다는 책임 행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무엇보다 특별자치도의 취지를 백분 살려 풀뿌리 민주주의 회복과 도민 자기결정권을 바로 세우겠다고 방점을 찍었다. 특히 지난 7월 1일 취임식에서 ‘도민정부 시대’를 선언한 만큼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도민사회 모든 부분에서 ‘도민 중심’이라는 대전제를 확실히 지켜나가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공약 실천 역시 속도감 있게 실현해 나갈 것도 확언했다.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상장기업 20개 육성·유치, 제주 제2공항 건설 갈등, 제주 미래산업, 임기 초 각종 인사잡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 등 이어진 도정 현안과 신상 문제에 대한 까다로울 법한 질문에도 답변은 막힘이 없었다. 

제주형 행정체제 결정은 온전히 도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행정은 지원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는 말로, 자신이 여러 차례 밝혔던 5~6개의 기초자치단체 모델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선을 그었다.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는 ‘상장기업 20개 육성·유치’ 공약과 관련해선 “9월에는 상장 요건을 갖춘 수도권 IT 중견 기업 등 3개사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제주 본사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기존 신설 투자된 미스터밀크, (주)뉴젠팜, (주)오설록농장 3개사와는 협약을 유지하면서 제주 미래를 위한 역할을 함께 만들어 갈 예정이고, 2020년~2021년 협약을 체결했던 수도권 기업 2개사가 현재 제주 본사 이전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공약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 8일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사진 오른쪽)와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제주의소리
지난 8일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사진 오른쪽)와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제주의소리

제주해군기지 건설 갈등에 이은 제2공항 찬반 논란이라는 도민 공동체 난제 앞에서 오 지사는 ‘도민 이익과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최우선 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에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도민 이익을 최우선 하는 실용주의 원칙 아래, 도민이 공감하는 방안을 집단지성 도출을 통해 이행하겠다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취임 직후 행정시장, 그리고 산하 기관·단체장 등 잇단 인사잡음과 관련해 ‘보은인사, 코드인사’ 등의 차가운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오 지사는 “도민들의 채찍질, 힐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도의회의 인사청문 결과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제기된 ‘인사청문 무용론’ 역시, “제주도의회와 사전 인사 검증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공동 노력을 추진하겠다”며 “9월 상설정책협의회에서 도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청문회 방식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6.1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한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했다. 이미 그는 “야당 도지사가 순탄하리라 생각한 적은 없다”며 보수정권에서의 야당 도지사에 대한 표적 수사임을 시사한 바 있다. 

검찰의 잇따른 압수수색에 따른 도민사회의 우려에 대해 그는 “한 점 부끄럼 없이 법과 제도를 준수하며 지난 20년간 총 6번의 선거를 치렀다. 도민 유권자 55%의 지지로 도지사에 당선된 만큼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도민을 위해 도민만 바라보겠다”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검찰의 수사를 ‘외풍’이라 언급하며 “흔들리지 않겠다”고 강조한 만큼, 검찰 수사 칼날을 향해 야당 도지사에 대한 정치탄압 여론으로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음은 오영훈 지사와의 인터뷰 요지. 

Q. 추석 명절이다. 그리고 6.1지방선거일 기준 당선 100일 맞았다. 도민들께 인사해달라. 

= 지난 100일을 돌아보면, 하루하루 도민들을 위해 달려온 시간이었다. 도민 현장 소통과 2번의 태풍 대응, 추경과 내년 본예산 편성, 정부·도의회 협의 등,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주의 다양한 현안과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 매 순간 노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와 세계적인 경제 침체, 기후변화 등의 대외여건 속에 고물가·고금리·고유가 등, 신3高까지 겹치면서 도민 여러분들의 살림살이가 녹록지 않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제주를 할퀸 태풍 피해로 마음이 무거운 명절이 되고 있어 참 안타깝다.

분명한 것은 기회는 위기 앞에 늘 있었다는 점이다. 도민 여러분과 함께 빛나는 제주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 한가위 보름달이 온 세상을 밝히듯이 모든 도민이 고루 풍성한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도민 여러분이 명절 차례를 지내는데 차질이 없도록 신속한 태풍 피해 복구와 지원에 책임을 다하겠다. 이웃의 어려움을 살피며, 따듯한 정을 나누는 마음 넉넉한 추석 명절이 되길 바란다.

Q. 도의원, 국회의원을 경험한 정치인 출신의 도지사다. 정치와 행정은 교집합도 있겠지만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취임 이후 약 두달 간 행정가를 경험한 소감은?

= 고향보다 좋은 곳이 없다는 생각이다. 저의 정치적 목표는 제주도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었다. 도지사로서의 경험은 석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지사의 역할은 도의원, 국회의원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도의원,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이 맡은 분과, 위원 등에 한정되어 있고, 자신의 역할을 찾아서 해야 한다. 도지사는 도정 전반의 운영을 맡고 있기 때문에 책임의 영역이 다르다. 

때론 도민의 방패막이가 되어야 하고, 때론 도민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판단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산파 역할도 해야 한다. 무겁고 막중한 임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도민 여러분과 다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차근차근 풀어간다면 분명 가지 못할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8일 [제주의소리]와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제주의소리
            지난 8일 [제주의소리]와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제주의소리

Q. 행정체제개편위원회 출범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지사께서 후보 시절부터 여러 차례 공언해온 구상이 되려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란 우려도 있다. 다음 지방선거까지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한 지사의 입장은?

= 물론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논리 개발부터 정부 설득, 법 개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도민 여러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민선 8기 도정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도민들이 자기결정권을 발휘하여 제주형 행정체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제주미래 설계와 비전 수립에 대한 결정은 도민의 몫이다. 제주의 지속가능성을 보상받기 위해 어떤 체계를 수립할 것인지에 도민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 행정은 지원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지난 8월 30일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출범하여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을 위한 본격 논의에 착수했다. 어떤 특별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현 체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논의가 먼저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지방자치단체의 기관 구성 다양화 시범 실시’가 포함되었고, 지방자치법, 제주특별법에도 기관 구성 다양화를 위한 근거가 있다. 

위원회를 통해 합리적 제주자치도 행정체제 모형을 모색하고, 주민 의견조사와 도민의견 수렴을 통해 제주의 새로운 미래 100년을 설계해 나갈 것이다.

Q. 경제분야 대표적인 공약으로 상장기업 20개 유치-육성 전략을 약속했다. 외부 유치와 내부 육성 가능한 기업의 수나 규모가 궁금하다. 현재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  기업을 상장하려면 자기자본, 매출액, 성장성과 이익률 등 다양한 요건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장 수준으로 육성 가능한 기업의 규모를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제주는 그동안 유망 스타트업들과 스마트관광, 청정바이오, 그린에너지 등 제주의 주력산업을 바탕으로 지역 중소기업을 꾸준히 키워오고 있다. 

예를 들면, 지역내 매출액이 25억~400억 원 규모의 지역스타기업이 49개 社, 수출액 500만불 이상의 글로벌 강소기업도 4개 社가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투자 지원하는 스타트업 19개 社를 비롯하여 첨단과학기술단지에도 유망한 창업기업들이 꿈을 키우고 있다. 8월 24일부터 9월 16일까지 현재 도내 상장희망기업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희망기업들의 역량을 전문적인 기준을 가지고 분석하여 1:1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상장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9월에는 상장 요건을 갖춘 성장 유망기업인 수도권 IT 중견 기업 등 3개 社와 투자협약을 체결하며 제주 본사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기존 신설 투자된 미스터밀크, (주)뉴젠팜, (주)오설록농장 3개사와는 협약을 유지하면서 빛나는 제주 미래를 위한 역할을 함께 만들어 갈 예정이고, 2020년~2021년 협약을 체결했던 수도권 기업 2개 社가 현재 제주본사 이전 부지를 물색하고 있어, 지속적인 유치 협의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제주, 일하기 좋은 제주를 만들어가겠다.

Q. 제2공항 문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용역 결과 발표가 연기되면서 도민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임 지사가 국토교통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보다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관련된 논의가 있었나?

= 제2공항 사업은 제주지역 공동체 회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어떻게 갈등을 줄이고, 통합할지, 어떻게 도민의 고통을 줄이고, 치유할지 참 고민이 많다. 

잘 아시다시피, 지방자치단체가 가진 국책사업에 대한 권한은 제한적이다.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보완 가능으로 결론이 나면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다시 밟게 된다. 제2공항 사업이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게 되면 국토부가 제2공항 사업을 고시하기 전에 제주도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도지사로서 도민들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한 의견을 마련해 국토부에 전달하겠다.

제2공항에 대해서는 ‘도민이익과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고, 변함이 없다. 취임사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도민 이익을 최우선하는 실용주의 원칙 아래, 도민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집단지성을 도출하여 이행하겠다. 

Q. 제주 미래산업이나 미래 먹거리와 관련해 수소경제, 우주산업, 신남방정책 등에 대해 지사께서 꾸준히 관심을 표명해오고 있다. 간단하게 요지를 설명해달라. 

= 제주의 미래먹거리 발굴은 중요하면서도 절박한 과제다. 1차산업과 관광산업의 비중이 큰 제주는 관광객 감소 등 외부적 요인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지니고 있고, 여전히 타지역에 비해 2차산업 인프라가 부족하다. 앞으로는 혁신적인 기술과 산업지원 인프라와 함께 얼마나 적극적으로 미래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진다. 그래서 제주의 여건에 맞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먼저, 제주를 수소경제 메카로 만들고자 한다. 제주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그린수소 기반의 수소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수소생산기지 관련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 속도를 내며, 남는 전기를 수소로 전환하는 문제를 본격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수소 버스, 수소 트럭, 수소 청소차 등 도입해 내년부터 수소차가 제주에도 움직이는 모습을 보실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또,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제주는 민간주도 우주산업 최적 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유일의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와 국내 최초 민간 우주지상국이 설치되어 있는 제주는 민관협력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우주산업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기 위하여 다양한 시책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하여 제주를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메카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형 도심항공교통(UAM)'을 미래 신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며, 모빌리티 혁신을 일으키고자 한다.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국가가 없는 가운데, 제주가 선도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공항공사·SK·한화와 함께 제주형 UAM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사업의 조속한 진행을 위해 도정에 UAM사업추진 전담팀도 꾸려, 2025년 전국 최초 UAM상용화를 성공시킬 것이다.

제주-아세안+α정책은 국제사회에서 신남방 전진기지로서의 제주의 입지와 영향력을 높혀 나가기 위한 민선 8기 주요정책 중 하나다. 아세안 시장뿐 아니라 환태평양, 중동지역까지 제주의 전략적 국제관계를 확장함으로써 옛 탐라왕국의 번영을 재현하고자 하는 비전을 품고 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제주가 보유한 자원과 가치를 세밀히 파악하고 아세안국가와 지역에 대한 세분화된 정보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특별위원회 혹은 협의체를 구성하여 중장기 과제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8일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국장과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사진 오른쪽).  ⓒ제주의소리
지난 8일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국장과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사진 오른쪽). ⓒ제주의소리

Q. 도정 출범 후 도 정기인사, 행정시장 인사, 각 출자‧출연기관장 인사가 잇따르면서 ‘보은인사, 코드인사’ 등의 잡음도 나오고 있다. ‘오영훈 도정 인사’ 어떻게 자평하나? 

= 당시에도 도민 앞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도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세심한 결정과 선택 하나하나가 얼마나 막중한 것인지 깊이 느꼈다. 도민 여러분의 채찍질, 힐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여러분들이 주신 뜻을 가슴에 잘 새기면서 더 낮은 자세와 진중한 마음으로 책임감 있게, 도민을 위한 도정을 만들어가겠다.

현재 인사청문회에 대한 도민들의 시선도 잘 알고 있다.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하기 도의회와 협업을 시작했다. 인사청문회는 도의회 규정이기 때문에, 의회랑 협의가 필수적이다. 회복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제주도의회와 사전인사검증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공동 노력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마침 오늘(8일) 오후 제주도의회와의 첫 상설정책협의회에서 인사청문회 개선 방안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도의회랑 협의하면서 도민의 의견을 모아, 심사숙고하여 도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청문회 방식을 논의해 가겠다. (이날 인터뷰 이후 진행된 제주도와 도의회 간 정책협의회에서 오영훈 지사는 '앞으로는 도의회의 인사청문결과 보고서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Q. 취임하자마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 등 소위 사법리스크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사께선 “야당 도지사가 순탄하리라 생각한 적은 없다”고 밝혔는데 현 보수정권의 정치적 탄압인 것인가?

= 도민에게 한 점 부끄럼 없이 법과 규칙을 준수하며 지금까지 걸어왔고, 앞으로도 당당히 나아갈 것이다.

저는 2002년부터 2022년까지, 20년의 세월 동안 총 6번의 선거를 치렀다. 그 중, 2번의 도의원과 2번의 국회의원 당선에 이어, 지난 6월 도민의 큰 성원에 힘입어 지지율 55%를 웃돌며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 선출됐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한 이후,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법과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정치 활동을 펼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역시 선거법을 꼼꼼히 살펴보며 법령을 준수했다. 저와 함께 뛰었던 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산적한 제주의 현안들을 해결하라는 도민들의 염원으로 도지사에 당선된 만큼,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도민만 바라보며 도민을 위해, 도민과 다함께 빛나는 제주를 만들어 나아가겠다.

Q. 도정을 두달 넘게 수행해오면서 공직사회에 대해 느낀 점이 있다면?

= 도지사 경험은 이제 두 달을 갓 넘겼다. 마라톤 경기와 같아서 이제 막 워밍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공직자 여러분과 함께 도정 중심의 도정 철학을 충분히 이해하고, 빠르게 정책화하기 위해 노력해 온 시간이었다. 역대급 추경, 내년 본예산 편성 등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의미있는 논의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MZ세대 공무원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부쩍 늘었다. MZ세대는 공직사회 내 긍정에너지를 돌게 하는 엔돌핀으로, 새로운 혁신의 주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역동성과 진취성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리에서 빛나는 역할을 하고 도민 중심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게 조력하겠다.

Q. 취임사에서 ‘도민정부 시대’를 선언했다. 각종 정책과 사회이슈, 주요 인사 등 도정현안에 대한 도민사회의 여론을 대하는 오영훈 도정의 태도가 그 이전 도정과는 다른 것이란 기대가 있다. 끝으로 도민들께 이에 대한 지사의 각오를 밝혀 달라.  

= 6·1 지방선거를 관통했던 밑바닥 민심은 ‘변화’와 ‘새로움’이었다. “제주가 달라져야 한다”는 열망이 모여 새 인물을 뽑아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선 8기 도정은 대전환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가야 한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지역 전반적으로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물결은 ‘도민 중심’이라는 대전제가 있어야 한다. 

특별자치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 풀뿌리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바로 세우겠다. 현안 하나하나가 쉽지 않은 과제들 뿐이고, 복합하고 대규모적인 갈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앞으로 직접 소통하면서 현안을 직접 챙겨나가겠다. 아무리 어려운 현안이라도 집단지성을 통한다면 지혜로운 해법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도민들이 감동하지 않는다. 8일 민선 8기 ‘다함께 미래로 공약실천위원회’ 운영위원회가 첫 회의를 열었다. 약속을 이행한다는 건 저에게 매우 절대적인 일과 같다. 앞으로 공약실천위원회를 중심으로 민선 8기 약속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 빛나는 미래를 설계해 나가겠다. 도민의 손으로, 도민이 주체가 되어 빛나는 미래를 차근차근 만들어가겠다. / 대담 = 김봉현 편집국장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