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4년여 만에 제주 서귀포시 강정민군복합항에 오는 19일 승객 3000여 명을 태운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입항할 예정인 것과 관련 시민단체가 환경오염 우려를 표했다.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강정평화네트워크 등 단체는 17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정은 강정민군복합항을 찾는 크루즈선이 초래하는 문제에 대한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주도는 제주에 기항하는 10만톤(t)급 이상 크루즈선을 모두 강정민군복합항에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강정에는 올해 28척의 대형 크루즈선이 입항항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제주도정은 이를 지역 균형발전과 강정민군복합항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 말하며 도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그러나 2000여명이 사는 강정마을을 포함, 제주에 과잉 관광 폐해가 없을 것인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는 크루즈가 가져올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기후 재앙 악화 등 역효과에 대해 전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며 “크루즈 입항으로 유네스코 지정 연산호 보호 구역에 대한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독일자연보호협회 나부(NABU)의 자료를 인용한 매체에 따르면 크루즈는 하루에 거의 8만4000대 자동차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 42만1000대의 질소산화물, 100만 대 이상의 자동차가 내뿜는 미세먼지와 3억7600만 대 자동차와 같은 이산화황을 배출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크루즈의 대기 오염은 자연 상태의 주변 공기에 비해 200배 이상이다. 크루즈 선박은 주로 중유를 사용하고 있다”며 “석유 화학 독성 폐기물에는 유럽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에 허용된 양의 유황이 3500배 이상 포함된다”고 피력했다.

이들 단체는 “NABU가 세계의 여러 항구 도시에서 수행한 대기 질 조사에 의하면 특히 크루즈 및 페리 터미널 옆에서 발생한 선박 배기가스 중 초미세먼지 수준은 소위 배경 오염이라고 하는 정상 부하보다 최대 100배 높았다”고 강조했다. 

또 “크루즈 사업은 제3세계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에 의존하며 작은 마을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한 번에 사용함으로써 불평등 심화와 기후 재앙에 기여한다”며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호화유람선을 금지하고 있거나 금지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군복합항이 개항한 이후 많은 국내외 군함들이 전쟁 훈련 전후로 오고 갔다”며 “주민들은 군함이 내뿜는 수많은 오염물질을 목격해야 했다. 도민들이 민군복합관광미항이란 이름아래 세워진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한 가장 커다란 이유 중의 하나는 환경적 요인이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군함에 이어 크루즈 까지 오가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 바다는 더욱 무참하게 썩어갈 것”이라며 “이미 조개, 성게, 해조류 등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이게 과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도는 강정항을 포함해 제주에 들어올 크루즈들이 가져올 환경파괴, 기후 재앙 악화, 전 지구적 불평등 심화에 대해 지자체로서 명확하고 투명하고 공개적인 조사와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오는 19일 입항 예정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뿐만 아니라 이후 다른 크루즈가 입항할 때 대기질 등 환경오염을 철저하게 측정하고 도민 사회에 공개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해군기지와 크루즈 터미널에 들어오는 수많은 국내외 군함들과 크루즈들이 제주의 환경과 도민 건강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9일 강정민군복합항에서는 4년여 만에 입항하는 크루즈선을 환영하기 위한 환영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