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재심, 역사의 기록] (63) 유족 청구재심 4명 전원 무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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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당시 폭도로 몰려 형무소에 수감된 4.3 희생자 4명의 명예가 회복됐다. 4.3재심 전담 재판부 변경 이후 첫 무죄 선고다. 

4일 오전 10시 제주지방법원 제4-1형사부(강건 재판장, 이승현, 고은솔)는 4.3 희생자 고(故) 윤인관, 고 김일현, 고 박정생, 고 강기옥 등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4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4.3 당시 무허가 집회에 주도하거나 참여하고, 무장대에 목화 등 물품을 지원한 혐의를 받은 4.3 피해자들이다. 

앞선 3월21일 공판에서 피고인들의 재심을 청구한 유족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누명을 벗겨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한 바 있다. 

고 박정생의 아들 박모씨는 “아버지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끌려가 형무소에서 생활해 억울함을 호소하다 65세의 나이로 작고했다. 아버지는 4.3으로 인해 다른 사람 앞에 떳떳하게 나서지도 못했다. 늦게나마 억울한 누명을 벗어 떳떳하게 살게 해달라”고 말했다. 

고 강기옥의 아들 강모씨도 “아무런 이유 없이 아버지가 끌려갔다. 정말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제주4.3특별법 전면 개정으로 특별·직권재심 등이 도입된 이후 4.3 관련 재심 재판은 공판 당일에 검찰의 구형과 재판부의 무죄 선고까지 한꺼번에 이뤄져 왔다. 

바뀐 재판부는 이전과 달리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며 “4.3 재심 판결문에 마음을 담고 싶다”며 별도의 선고공판을 잡았다. 새롭게 구성된 4.3 재심 전담 재판부의 첫 재심 사건에 진정성을 담겠다는 취지다. 

2주만에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장인 강건 부장판사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가 25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4.3 재심 재판을 맡게 됐다. 아직도 재심이 필요한 4.3 피해자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아직 갈길이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먹먹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긴 세워 속에서 4.3 희생자 대부분이 세상을 떠났고, 자녀들도 ‘할망(할머니)’, ‘하르방(할아버지)’이 됐거나 세상을 떠났다. 하루라로 빨리 무죄 판결을 받아 위로받고 싶었던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여 별도의 선고공판을 잡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 

강 부장판사는 “이 법정에서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선고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라고 밝힌 뒤 “윤인관님 무죄입니다. 김일현님 무죄입니다. 박정생님 무죄입니다. 강기옥님 무죄입니다”라고 4.3 희생자 전원의 이름을 말하면서 유족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다음은 유족 청구재심 명예회복 명단. 

2022년 3월29일
김정유, 고태명, 이경천, 정양추, 오성창, 홍만선, 강석주, 강병주, 강익수, 김경욱, 양치선, 김경종, 현태집, 김재은, 문성보, 문성언, 박남섭, 양계운, 양운종, 장진봉, 한신화, 양규석, 강상호, 강병식, 강동구, 고명옥, 고윤섭, 변병출, 박원길, 박갑돈, 이재인, 장임생, 한순재

2022년 5월31일
강승하, 김두창, 한창석, 이경원

2022년 6월14일
고창옥

2022년 6월21일
현봉집, 홍숙, 문재옥, 박경생, 양서학, 강상문, 이남구, 양석구, 김천종, 고우삼, 고한수, 강상휴, 김영문

2022년 6월21일 
현상순

2022년 8월30일
박원길(2022년 3월29일 명예회복 박원길과 동일인)

2022년 9월6일
김병두, 강일범

2022년 9월13일
오창운, 양부연, 김희중

2022년 9월13일
안의길, 배두봉(호적상 배창아), 김정윤 

2022년 10월4일
이보연, 양완택, 양완후, 문종수, 현춘화, 문성환, 오군정, 오동정, 오자신, 현기방, 현기운, 박중화, 김승종, 장문빈, 오임길, 양성준, 김윤일, 김계진, 오두길, 현달평, 현영수, 오인호, 오한생, 김영수, 김봉현, 한형용, 오병규, 오인표, 오문옥, 오두찬, 오두진, 송두림, 문석도, 문옥주, 강병선, 강창온, 현태화, 현창제, 임세봉, 임원전, 이대성, 오자춘, 김익현, 김경두, 고문택, 문종우, 강용수, 강창협, 고종민, 김민학, 김상효, 김영주, 김영창, 김찬배, 김덕문, 박세림, 박필휴, 부성찬, 이양도, 이창효, 현우방, 강도원, 이맹복, 부을생, 송종수, 한탁섭

2023년 1월31일
김희두, 양치수, 양경칠, 고을선, 부한영, 임효봉, 임방혁, 김근일, 이근효

2023년 4월4일
윤인관, 김일현, 박정생, 강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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