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전환평-기본계획’ 검증 5차 브리핑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8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교육실에서 제2공항 활주로가 지어질 것으로 계획된 사업 예정지 지하에 거대한 규모의 용암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8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교육실에서 제2공항 활주로가 지어질 것으로 계획된 사업 예정지 지하에 거대한 규모의 용암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 활주로가 들어설 것으로 계획된 사업 예정지 지하에 거대한 규모의 용암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기본계획 지반조사 결과 제2공항 예정지 지하에서 발견된 두꺼운 ‘클링커층(clinker layer)’이 용암동굴 존재 가능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넓게 펼쳐지는 빌레 용암 형태인 ‘파호이호이’ 용암류가 뚜렷한 성산 지역 지질 구조상 거대한 ‘클링커층’이 나타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약 9m에 달하는 클링커층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근거다. 

다시 말해 클링커층으로 조사된 곳들이 실제 ‘용암동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해당 용암류에서 기다란 ‘용암동굴’이 발달하는 특징이 있다는 사실도 근거를 뒷받침한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8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교육실에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본계획을 검증하는 5차 브리핑을 열고 예정지 내 동굴 존재 가능성을 제기했다. 

클링커층은 용암이 흘러내리는 과정에서 공기와 접촉한 표면이 굳어졌다가 부서지면서 형성되는 파쇄 암편, 암괴 형태가 모인 지층을 뜻한다.

보통 두꺼운 클링커층은 시루떡처럼 평평하게 쌓이는 ‘파호이호이’ 용암류보다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아아’ 용암류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파호이호이 용암류에서도 클링커층이 형성될 수는 있지만, 두께는 수십cm에 불과하다고 전해진다.

도민회의는 이번 국토부 기본계획에 나타난 것처럼 높이가 9.6m에 달하는 두꺼운 클링커층이 성산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지질학적으로 있기 힘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예정지에서 진행된 지반조사 결과 조사 지점 곳곳에서는 2.7m, 5.0m, 2.6m 등 다양한 높이의 클링커층이 확인됐다. 이 같은 클링커층은 계획상 활주로부터 터미널 부분까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발표에 나선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은 “국토부 기본계획 지반조사에 나타난 클링커층은 지점별 최대 9.6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성산 지역에서 이 같은 클링커층이 나타나는 것은 지질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강 소장 발표에 따르면 성산 지역의 경우 지표면이 평평하며 넓게 펼쳐진 화산 평야 형태인 ‘빌레 용암’ 지대로 지하에는 마치 시루떡과 같은 용암류 단위가 2~3m 두께로 수평 발달한다.

용암류 상부와 하부 접촉면에는 클링커층이 얇게 분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채널을 따라 넓고 길게 이어지는 용암 수로인 ‘용암동굴’이 발달한다.

이 같은 사실은 클링커층이라고 나타난 곳들이 모두 용암동굴일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육지에서 내려온 시추 기술자들이 용암동굴을 클링커층으로 잘못 해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용암동굴일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는 클링커층의 두께뿐만 아니라 형성 분포에서도 확인된다. 제2공항 계획상 활주로부터 터미널 부분까지, 고지가 높은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분포 양상이 근거다.

클링커층이 발견된 조사 지점을 이어보면 하나의 선이 만들어지고, 이는 수산굴과 칠낭궤 인근에서 시작돼 지금의 혼인지 인근 신방굴에서 끝난다. 

용암동굴의 특성상 가운데가 막힐 수 있지만,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와 비슷한 형태로 수산굴과 칠낭궤에서 이어지는 용암동굴의 한 종류일 수도 있다는 추론이 성립된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대표적인 동굴인 김녕굴과 만장굴 역시 원래 하나로 이어진 동굴이었으나 동굴 내부를 흐르던 용암에 의해 중간 부분이 막히면서 분리된 것으로 판단된다.

강 소장은 “제2공항 후보지는 유명 동굴지대로 수산굴은 해안으로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변 표층에서도 중소형 동굴이 존재할 수 있다”며 “파호이호이 용암류가 뚜렷한 지질특성으로 봐서는 수 미터 이상의 클링커층이 형성될 가능성은 화산지질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링 기술자와 해석을 한 육지 연구자들이 일부 클링커층의 존재를 근거로 지하동굴을 잘못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두꺼운 클링커층을 근거로 수산굴에서 연결됐을 가능성과 지하 곳곳에 소형 동굴이 분포할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박찬식 도민회의 정책위원은 “용암동굴 존재 가능성은 기본계획 고시가 이뤄지기 전에 검증, 확인돼야 한다. 불필요하게 예산을 낭비하고 갈등을 조장할 이유가 없다”며 “국토부와 제주도는 지반조사 보고서 등 일체 자료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와 함께 의심지역에 대한 시추와 전기비저항 탐사 등 재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양측이 추천한 전문가의 공동 조사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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