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아카데미] 허순영 제주도서관친구들 대표 강연...책 읽어주기 실습도

27일 오전 10시 제주시소통협력센터 다목적실에서는 ‘2023학부모아카데미―책 읽기의 힘’이 열렸다. ⓒ제주의소리
27일 오전 10시 제주시소통협력센터 다목적실에서는 ‘2023학부모아카데미―책 읽기의 힘’이 열렸다. ⓒ제주의소리

간단하지만 매일매일 조금씩만 실천하면 어린 자녀들의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바로 함께 책 읽기다.

27일 오전 10시 제주시소통협력센터 다목적실에서는 ‘2023학부모아카데미―책 읽기의 힘’이 열렸다. ‘책 읽기의 힘’ 강연은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강연·실습 방식이다. 이날부터 6월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마다 총 13회에 걸쳐 진행한다.

강사는 허순영 대표(제주도서관친구들). 허순영 대표는 제주 설문대어린이도서관을 설립하고 초대 원장을 지냈으며, 순천 기적의도서관에서 관장을 역임했다. 

허순영 대표는 이날 첫 강연에서 어릴 때부터 자녀와 함께 책 읽는 습관이 왜 중요한지 설명했다. 더불어 자신이 추천하는 그림책을 직접 읽으면서, 각 가정에서 읽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했다.

허순영 대표는 일상 언어만으로는 학습의 기초를 쌓기 부족하기에, 특히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가정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습관을 강조했다. 자녀가 6~7세가 될 때까지 부모가 매일 하루 한 권씩 책을 읽어준다면, 나중에는 그 분량만 해도 상당해진다는 것.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문해력은 단순히 독서에만 도움을 주는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수학 문제를 풀어도 일단 문제가 무슨 뜻인지 이해해야 풀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허순영 대표는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읽기 3단계를 ▲마음대로 읽기 ▲객관적으로 읽기 ▲자기 독법 완성하기로 꼽았다. 특히 가장 어릴 때 시작하는 ‘마음대로 읽기’부터 실천할 것을 제안했다.

강사로 참여한 허순영 대표. ⓒ제주의소리
강사로 참여한 허순영 대표. ⓒ제주의소리

그는 “아이들이 저마다 좋아하는 책을 선택해서 보다보면 깊이 파고들기도 하고, 영역이 넓어지기도 한다. 각자의 성격과 기질에 따라 읽기 형태가 달라진다”면서 “다만 사교육에서 권하는 토론책은 주로 학습적인 경우가 많아 흥미를 떨어뜨린다. 한 번은 초등학교 1~2학년 정도 되는 아이와 부모가 어린이도서관에 왔는데, 부모가 책을 한 아름 가져다 놓고 다 읽으라고 아이에게 말했다. 그때 아이 표정이 참 좋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책 읽기에 대한 부담을 너무 일찍부터 자녀에게 주지 말라고 당부했다. 공공도서관에 와서 또래 친구들과 깔깔대며 놀다가 어쩌다 한권 골라서 읽는 정도로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권했다.

허순영 원장은 책 읽기에 좌절하는 시기가 크게 두 번 있다고 꼽았다. ▲글자는 읽을 수 있으나 문장 의미까지는 이해하기 힘든데 부모가 자녀 혼자서 읽으라고 할 때 ▲초등학교 저학년 동화에서 고학년 동화로 넘어가면서 글자 분량이 많아질 때이다. 

허순영 원장은 “설사 자녀가 글자를 읽기 시작해도 부모가 계속 읽어줘야 한다. 그래야 읽기와 쓰기 타이밍이 맞아진다. 엄마와 아빠는 자녀 입장에서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니 두 사람 모두 읽어주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저절로 책을 좋아하게 되는 아이는 거의 없다. 누군가는 아이를 매혹적인 이야기의 세계로 끌어들여야 한다. 누군가는 아이에게 그 길을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어느 작가의 명언을 소개하며 부모들의 실천을 강조했다.

허순영 원장은 <이색다바나나>, <열두달 나무아이>, <민들레는 민들레> 등 그림책을 읽으면서 책 표지부터 면지, 본문 내용마다 가정 독서에서 어떤 점을 강조해야 하는지 공유했다.

참여한 학부모들은 “내가 좋아하고 감명 받은 그림책을 자녀에게 읽어줄 때 반응이 더 좋았다”, “아이를 위한 책 읽기가 아닌 나를 위한 책 읽기에서 출발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허순영 대표가 참가 학부모와 함께 책 읽기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허순영 대표가 참가 학부모와 함께 책 읽기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허순영 원장은 “내가 깨달은 힘으로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서 소통한다면 더 좋은 반응이 있을 것이다. 하루 한 권이라도 좋다. 각자 할 수 있는 만큼만 도전해보자”고 학부모들을 응원했다. 

올해 학부모아카데미는 제주도교육청 민간위탁 사업으로 진행된다. 이론 교육 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하는 참여와 체험, 토크콘서트 등 보다 다채롭게 준비했다.

▲과학자와 떠나는 제주 탐험 ▲자연 생태 놀이터 ▲전문가 강연 ▲책 읽기 모임 등 부모에게 필요한 지식을 채우면서, 가족 구성원들이 특별한 추억까지 남길 수 있다. 예비학부모를 위한 시간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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