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혁신] ③취임 1주년 김일환 총장 “인재 양성하는 대학부터 혁신 해야”

출산율 감소와 인구 유출은 지방소멸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들이 존폐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수도권으로 학생이 몰리면서 지방대학은 정원 모집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방대학 경쟁력 약화는 곧바로 지역인재 유출과 연결된다. 윤석열 정부는 선택과 집중의 대학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제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제주의소리]는 제주 유일의 국립거점대학인 제주대학교를 통해 지방대학 소멸위기 대응과 전략을 세 차례에 걸쳐 모색한다. [편집자]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대가 살아남기 위한 대책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컬대학’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컬은 국제(Global)와 지역(Local)의 합성어로 지역의 산업과 경제, 문화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대학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교육경쟁력은 국가경쟁력에 비해 하위권에 정체돼 있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67개국 중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2019년 28위, 2020년 23위, 2021년 23위, 2022년 27위로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학교육경쟁력은 2019년 55위, 2020년 48위, 2021년 47위, 2022년 46위로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기술 진보는 대학 교육과정의 혁신을, 디지털 시대와 팬데믹 경험은 AI 등을 활용한 교육 방법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대학에서는 학문 간, 교수 간 견고한 벽으로 공급자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김일환 총장이 최근 진행된 [제주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혁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일환 총장이 최근 진행된 [제주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혁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교육의 대대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현시점 [제주의소리]는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김일환 제주대 총장을 최근 만나 지방대가 추구해야 할 생존 방안을 들었다.

김일환 총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컬대학으로 우뚝 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수도권과 비교해 지역에는 젊은 인재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부족하다. 또 일자리 부족으로 지역의 인재들은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서 지역의 첨단 기업들은 고급 인력을 구하기 위해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가고 있다.

김 총장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에서부터 과감히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세계 최고의 혁신대학으로 꼽히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와 미네르바 대학교(Minerva University) 등을 벤치마킹해 제주대의 발전 방향을 구상했다.

김 총장은 ▲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 ▲소통 ▲협동 ▲코딩 등 세계적인 혁신대학의 공통된 인재상을 주목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3A’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누구든(Anyone), 어디서든(Anywhere), 언제든(Anytime)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1세기 학생을 두고 19세기 강의 노트, 20세기 강의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총장은 “21세기 교육은 시공간을 초월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를 적절하게 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교육 선택권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김일환 총장이 최근 진행된 [제주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혁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일환 총장이 최근 진행된 [제주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혁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더하여 김 총장은 ▲교육 ▲연구 ▲행정 등 세 가지 부문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먼저 교육 부문에서는 유연한 학사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복수전공, 소단위 전공 등으로 전공의 경계를 허물어 학생들이 졸업 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저학년부터 탄탄한 진로를 설계하기 위해 수요에 맞는 진로취업 교과목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연구 부문에서는 교수업적평가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논문의 질적 평가 요소인 FWCI(상대적 피인용 지수)를 평가에 반영해 교수진들의 연구 질을 높이는 것이다. 그 결과 제주대 전임교원 논문의 FWCI는 2020년 0.98, 2021년 1.09, 2022년 1.24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행정 부문에서는 시설·인프라 개선을 계획 중이다. 연구를 위한 실험 장비를 최신화하고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모든 단과대학에 스터디카페를 도입할 방침이다. 또 사범대학, 공과대학, 인문대학 등의 노후강의실 개선을 통해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한다.

김 총장은 재임기간 동안 대학 혁신을 위한 학사 구조 개편과 함께 성과를 지표화하는 데 방점을 둘 계획이다.

김 총장은 “지방소멸의 위기 속 지역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학교를 재정비해 연구에 열과 성을 다하는 교수진, 학생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사랑받는 대학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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