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주도시재생포럼] 어떤 논의 진행됐는지 살펴보니

2023년 제주도시재생포럼의 첫 번째 세션이 8월 11일 열렸다. 사진은 발표 중인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 ⓒ제주의소리
2023년 제주도시재생포럼의 첫 번째 세션이 8월 11일 열렸다. 사진은 발표 중인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 ⓒ제주의소리

2023 제주도시재생포럼은 행정과 전문가, 주민, 시민사회 등이 참여해 제주형 도시재생의 새로운 의제를 찾고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지난 달 11일부터 오는 8일까지 제주시 상생모루에서 총 5회 진행되고 있다.

‘도시관리로 다시 보는 제주형 도시재생’을 주제로 교통, 주거, 도시의 미래비전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

8월 11일 ‘자동차 도시에서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도시로’라는 주제로 열린 첫 번째 세션의 핵심 주제는 교통수단이었다.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사람이 피가 골고루 돌아야 건강한 것처럼 도시와 대한민국 국토도 마찬가지”라며 “대자보라는 맑은 피가 도시 전체로 흘러야 건강해진다”고 표현했다. 정 교수는 도심 지역 차도나 노상주차장 공간을 줄이고 시민들이 걷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세계적 추세들을 소개하면서 함께 써야 할 길이 차로 가득차고, 차도만 있고 인도가 없는 길이 많은 한국과 제주의 현실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걷고, 자전거를 이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감수하지 말고, 참지 말고 바꿔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며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가면서 쉬운 일부터 진행해나가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또 “반복적으로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해보고 대상구간을 늘려나가면 시민들의 감수성은 바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제주의 대자보 중심 전환은 도민의 공동목표화와 지속가능한 이동체계 시스템화가 선행돼야 한다”(조항웅 인트랜 대표), “제주도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15분 도시를 역설하는 오영훈 지사가 먼저 버스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소공원에서 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곳 메시지가 되고, 대자보 도시가 실행이 가능하다”(김정도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실행위원장) 등의 의견이 나왔다.

18일 ‘제주도 구도심 노후 저층주거지 정비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두 번째 세션에서 양영준 제주대 교수는 정책 제언으로 제주형 재건축사업 공공지원제도 도입을 통해 도심 내 신규주택 공급을 공급 확대하고 재건축정비 예정구역에 대한 규제완화를 통해 공공주택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공공 참여를 통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으로 공공재개발 사업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종전의 가로구역을 유지하면서 기반시설 추가 부담없이 노후 주거지를 소규모로 정비하는 사업으로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대안으로 도입됐다.

토론에서 유해연 숭실대 교수는 노후된 저층 주거지 정비 방안과 관련해 시민들이 원하는 주거지 방향성과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제시할 수 있는 서울시 모아타운 사례를 언급하며 “어느 도시의 어느 마을인지 정체성을 잃은 채 마치 브랜드 아파트 단지처럼 변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물리적 환경이 개선되더라도 기존 원거주민이 지속 거주하면서 그들이 미리 형성해두었던 커뮤니티와 그를 연결하는 기억 속의 마을이 공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태호 제주개발공사 개발1팀 과장은 “노후도시의 정비사업에서 완화정책을 공공기여와 함께 잘 활용하면 공공주택 공급이나 15분도시 조성에 주민이 참여하면서 조금 더 합리적으로, 주민의 공감대 아래에서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고용현 삼현그룹도시건축 대표이사는 “공공과 민간의 적정한 조합으로 지역사회에 맞는 전문가 양성를 양성하고, 사업의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고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5일 '제주형 brt를 통한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2023년 제주도시재생포럼 세번째 세션. ⓒ제주의소리
25일 '제주형 brt를 통한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2023년 제주도시재생포럼 세번째 세션. ⓒ제주의소리

25일 세 번째 세션의 주제는 ‘제주형BRT(간선급행버스체계)를 통한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 BRT는 전용주행로, 전용정류소 등의 시설과 전용차량을 갖추고 대도시권에서 버스 서비스를 도시철도 수준으로 향상한 대중교통시스템을 의미한다. 

제주연구원 손상훈 박사는 “도시재생 대상지의 대중교통 수준과 다른 지역의 수준을 비교해서 그 수준보다 떨어지지 않는 노력을 우선 할 수 있다”며 “도시재생이 필요한 지역이 공간이 굉장히 부족한 곳으로 짜투리 공간을 모아 그 곳을 다양한 목적으로 요일별로, 시기별로 다르게 활용하다보면 활성화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화두를 던졌다.

토론에서는 “BRT 논의보다 앞서야 하는 대중교통 정책의 기본이 있다. 도시비전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추진체계를 관료구조가 아니라 시민사회 내에 만들어야 한다”(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사무처장)는 의견이 나왔다. 또 제주 전체와 제주시 도심으로 구분한 BRT 노선 구상(김성훈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팀장), 제주BRT노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제주도형 표준화점수체계의 개발(문형택 경동엔지니어링 교통계획부 부서장) 등의 제안이 나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