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명환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

홍명환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 ⓒ제주의소리
홍명환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관한 2023 제주도시재생포럼은 행정과 전문가, 주민, 시민사회가 모여 제주형 도시재생의 새로운 의제를 찾고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지난 달 11일부터 지난 8일까지 제주시 상생모루에서 총 5회 진행됐다.

‘도시관리로 다시 보는 제주형 도시재생’을 주제로 교통, 주거, 도시의 미래비전 등 다양한 영역을 다뤘다. 

홍명환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은 “더 긴 호흡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와 도시재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번 포럼을 개최했다”며 “도시가 개발을 통한 돈벌이 목적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재생 법칙이 제대로 작동하는 곳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홍 원장은 신도시 확장과 난개발, 원도심 거주민의 삶의 질 향상 등 여러 도시문제로 고민 중인 제주의 상황을 두고 “재개발이 작동하기 힘든 지방 소도시에서는 도시재생만이 거의 유일한 도시정비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15분 도시나 컴팩트네트워크 등 유럽이나 일본 등의 도시재생 경험이나 법칙들도 제주에 맞게 수용해 나간다면 제주의 시, 읍, 면 각 도시가 지속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홍명환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 ⓒ제주의소리
홍명환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 ⓒ제주의소리

-어떤 취지에서 2023 제주도시재생포럼을 개최했는지 궁금합니다

제주지역 도시재생 역사도 7년 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현정부 들어 도시재생 사업축소가 되는 상황인데요, 7년차 제주도시재생은 마중물 사업이후 전국 최초의 도시재생 사후조례를 제정하고 마중물사업 사후 관리까지 겸험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무엇인가 공허하고 성과가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중앙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된 마중물 사업 집행만으로 도시재생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마중물은 마중물일 뿐인 것이죠. 마중물 개념을 넘어선 본 물, 즉 도시문제에 대해 좀 더 본질적인 접근과 더 긴 호흡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와 도시재생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도시재생 포럼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센터가 도시재생 사업에 있어서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입니까? 

이번 제주도시재생포럼을 통해 크게 5가지 핵심 키워드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자동차도시에서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보행)도시로, 둘째는 노후저층주거지 정비 방안, 셋째는 제주형BRT(간선급행버스체계)를 통한 대중교통 활성화, 넷째는 컴팩트 네트워크 도시재생, 다섯째는 post 제주형 도시재생방안입니다. 

도시도 사람처럼 성장도 하고 새로 생기기도 하고 기존 도시는 노후화되어 쇠퇴하기도 합니다. 신도심이나 외곽 개발은 기존 시가지에서 유출되다보니 도시 쇠퇴로 직결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2013년 국가도시재생방침이 마련되고 도시재생특별법도 만들어지고 도시재생뉴딜 같은 마중물 사업도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도시가 개발을 통한 돈벌이 목적보다는 삶의 터전으로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재생 법칙이 제대로 작동하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초 도시재생 뉴딜이 국가적 사업으로 거론됐던 시점과 지금을 비교하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도 같습니다. 재개발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습니다. 도민들에게 지금 제주에 도시재생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주신다면요?

7년이 경과하니 각종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같은데에서는 재생보다는 재개발 선호 목소리도 많습니다. 바로 수익성이라는 경제논리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을 겪고 있는 지방도시에서는 수익성이나 민간참여 경제논리가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공공이 노후 도시정비를 방치하거나 기존 도시를 포기하며 새로운 신도시만 만들어 나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재개발이 작동하기 힘든 지방 소도시에서는 도시재생만이 거의 유일한 도시정비방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통거점이나 중심지역에는 압축재생을 하고 이러한 시/읍/면 압축도시들간에 다핵연결망을 통한 연합도시같은 개념으로 등장한 것이 컴팩트-네트워크 도시재생 방안인데요, 해안가를 빙둘러 주거상업지역이 형성된 제주같은 곳에서는 중용한 도시재생 방침으로 검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어떤 계획과 구상을 갖고 있습니까

기존 도시재생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국토부의 도시재생 마중물사업 응모와 집행과 사후관리 지원 역할을 계속유지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이 잘 되려면 적절한 계획수립과 전문도시재생인력 그리고 도시재생특별회계같은 재원확보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도시재생 개념도 마중물 사업에 한정될 것이 아니라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변화도 절실한데요, 특히 핵심적인 두가지는 가로주택정비사업 같은 소규모 주거정비사업과 도민의 이동권 개선을 위한 공공교통망 정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15분 도시나 컴팩트네트워크 등 유럽이나 일본 등의 도시재생 경험이나 법칙들도 제주에 맞게 수용해 나간다면 제주의 시/읍/면 각 도시가 지속가능한 도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민 여러분들께서 제주형 도시재생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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