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아무개 교사의 사망 49재를 맞아 제주도 검정색 추모의 물결로 물들었다. 이들은 염치없다고 하더라도 아무개 교사의 죽음을 지렛대 삼아 다시는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무개 교사 사망 49재인 4일은 ‘공교육 멈춤의 날’이 됐다. 6개 교원단체는 병가·연가를 통해 출근하지 않았고, 이날 저녁 전국은 멈춰버린 공교육에 대해 항의했다. 

제주에서도 공교육은 멈췄다. 오후 6시가 가까워지자 제주도교육청에는 검정색 옷을 입은 교사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제주 6개 교원단체는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도교육청 주차장에서 ‘9.4 추모문화제’를 예고해 왔다. 추모문화제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시작된 이후에도 부랴부랴 추모 물결에 동참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주최 측은 공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면서 손 피켓 1000장을 제작했지만, 이는 순식간에 동났다. 주최 측이 미리 준비한 공간에 다 앉지 못한 사람만으로도 행사장 주변을 모두 둘러쌀 정도였다. 

한 자리에 모인 ‘선생님’들은 사망한 서이초 아무개 교사와 관련된 언론 보도 등을 함께 시청했다. 젊은 생명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막지 못한 슬픔으로 눈물을 훔치는 선생님들도 더러 있었다. 

교육청 잔디밭 한쪽에는 3송이 꽃과 함께 ‘잊지 않겠습니다’, ‘힘내세요’ 등 손글씨의 추모 리본이 휘날렸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억울한 교사 죽음,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아무개 교사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추락해버린 공교육의 문제로, 아무개 교사의 죽음을 지렛대 삼아서라도 더 이상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 개정 등 행동에 나서겠다는 목소리다.  

제주 한 초등학교 교사는 추모 발언을 통해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을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다. 학부모를 대하는 교사와 학교의 태도가 바뀌고, 교사가 교사를 대하는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법적으로 정서적 학대에서 교사들이 보호 받기를, 악성 민원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16년째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이기적인 교사로 살아온 제가 서이초 아무개 교사를 위로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선배 교사로서 조금 더 나은 교직을 만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광수 도교육감도 추모문화제에 함께 했다. 

김 교육감은 “선배 교사로서 이 자리에 섰다. 서이초 아무개 교사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미어진다. 선생님들의 외침이 교사가 존중받고, 학부모가 존경받는 밝고 힘찬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감으로서 일선 현장 선생님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