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직전 활주로 폐쇄
대만 항공기는 한라산 7바퀴 돌다 ‘회항’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폐쇄로 착륙 직전 항공기가 회항하며 해당 승객들이 난생처음 겪어보는 국내선 3시간 비행의 희생양이 됐다.

22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공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오전 8시 20분부터 활주로 운영을 폐쇄하고 제설작업에 돌입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제주공항 북쪽 공역에서는 김포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911편이 동서 활주로 착륙을 위해 해안으로 접근하던 중이었다.

제주지방항공청 관제사로부터 활주로 폐쇄 소식을 전해 들은 기장은 제주시 조천읍 앞바다에서 기수를 돌려 추자도 해역으로 향했다.

제설작업 이후 착륙을 시도하기 위해 비행 속도를 500km/h 밑으로 낮췄다. 고도도 3000m로 하강해 운항했다. 시간을 벌기 위해 추자도 하늘을 무려 7바퀴나 돌았다.

그 사이 제주공항에 눈이 더 내리면서 오전 9시50분 종료 예정이던 제설작업이 오후 1시까지 연장됐다. 이후 3시까지 재연장되면서 제주공항은 사실상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에 기장은 회항을 결정하고 기수를 북쪽으로 돌렸다. 항공기는 고도를 6000m로 올리고 비행 속도를 800km/h 끌어 올려 김포공항으로 되돌아갔다.

항공기는 오전 10시 김포공항에 착륙해 오전 10시29분 게이트에 도착했다. 오전 7시26분 게이트 출발 이후 꼬박 3시간3분이 걸렸다. 순수 비행시간은 2시50분 가량이다.

비슷한 시각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에서 출발한 타이거에어 IT654편도 제주 공역에 들어선 직후 직전 활주로 폐쇄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에 기장은 비행 속도를 400m/h까지 낮추고 한라산을 맴돌기 시작했다. 고도까지 떨어뜨리며 한라산국립공원 일대를 7바퀴를 돌다 결국 회항을 결정했다.

오전 7시8분 타오위안공항을 출발한 항공기는 당초 10시37분 제주공항 도착 예정이었다. 느닷없는 회항으로 항공기는 낮 12시쯤 출발 시점인 타오위안공항으로 되돌아갔다.

제주공항은 현재도 대설특보와 강풍특보, 급변풍(윈드시어)특보가 동시 발효 중이다. 제설작업으로 활주로가 닫히면서 항공기는 무더기 결항되고 있다.

당초 각 항공사는 임시편 16편을 포함해 오늘 하루 총 481편을 제주노선에 투입하기로 했다. 반면 기상 악화로 오후 2시 기준 261편이 운항을 취소했다. 5편은 착륙 실패로 회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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