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면서 들판이나 숲 속에는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작은 야생화들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깊은 숲 속 가장자리에는 이미 소개해 드린 변산바람꽃과 세복수초가 꽃을 피웠고, 오늘 소개해 드릴 귀화식물인 들개미자리도 양지바른 밭둑 근처에서 손톱만한 크기의 꽃을 피워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개미자리라는 이름은 에서 처음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개미가 있는 자리라는 뜻이며 밭둑이나 길가 등 개미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이 들개미자리는 들판에서 자라는 특성을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들개미자
제주 여자들의 운반 관습은 옛 문헌에서도 기록되었을 만큼 제주도 이외 육지부 지역과 썩 달랐다. 김정(金淨, 1486∼1521)도 (濟州風土錄)에서, ‘부이부대’(負而不載)라고 기록하였으니 말이다. 부이부대란 제주 여자들은 운반 대상의 물건을 등에 질지언정 결코 머리에 이어 나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주도 이외의 육지부 남자들이나 제주도 남자들의 운반 관습은 어떠한 물건을 지게 또는 바지게에 올려놓고 등에 지어 날랐으니, 김정은 부이부대라 하여 제주 여자들의 운반 관습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원초 경제사회 때 제주 여자들
유퀴즈에 나온 3000원 김치찌개 식당 가봤습니다...신부님이 사장님?3000원 김치찌개의 시작은 한 청년의 죽음이었다.“2015년 여름에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한 청년이 굶주림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요, 뉴스를 보시던 (글라렛선교수도회)한 수녀님께서 청년들 중에서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처음 자각하신 거예요. 그렇게 청년들을 위한 식당을 만들어서 운영해달라고 말씀을 하셨던 것이 계기였습니다. 당시 저희가 청년들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청년들에게 필요하다면
짝사랑 러브스토리 이번 주 토요일엔 꽃 한 송이 만나러 간다백사장 살짝 비켜 곱게 지은 도서관에엎디어 시어를 줍는 순비기 꽃밭을 지나,야트막 언덕바지 반쯤 마른 소나무 가지그 가지 끄트머리 하얀 면사포를 쓰고고요히 나를 향하던 그 달꽃을 만나러./ 2011년 고정국 詩#시작노트백사장에 인접한 표선도서관에, 매주 토요일 글쓰기 강의 일정이 잡혔습니다. 2011년 11월 셋째 토요일 저물녘, 강의 시간 조금 앞당겨 도서관 마당에 도착했습니다. 도서관 서쪽으로 야트막한 언덕이 있었으며, 그 언덕에는 오래 전에 이미 고사한 것 같은, 소나
차고술금(借古述今), 옛것을 빌려 지금을 말한다. 과거가 없으면 현재가 없고, 현재가 없으면 미래 또한 없지 않은가. 옛 선조들의 차고술금의 지혜를 제주어와 제주속담에서 찾는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들도 고개를 절로 끄덕일 지혜가 담겼다. 교육자 출신의 문필가 동보 김길웅 선생의 글을 통해 평범한 일상에 깃든 차고술금과 촌철살인을 제주어로 함께 느껴보시기 바란다. / 편집자 글* 의 : 의, 의리, 사이* 혼골로 : 한곳으로사람 사이란 게 다들 경우만큼, 형편만큼 하게 돼 있다. 인간관계는 미묘한 것, 그래서 다른 동물하고
유해동물 지정으로 급감한 제주노루 개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고영만) 한라산연구부는 2022년 제주노루 개체수 모니터링 전수조사 결과 4300여마리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제주도는 매년 구좌, 조천, 애월, 남원, 표선, 안덕 등 6개 읍면지역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5년 단위로 도 전역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중이다.이번 전수 조사 결과, 지난 2021년 진행한 표본 조사에서 집계된 개체수 4200여마리에 비해 100여마리가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노
하늘이 허락하신 높이로 자란 벼 포기들붉은 지평선 – 그리운 나주평야 1몰랐네, 만종소리에 지평선이 운다는 것을몰랐네, 밥 먹고 살아도 벼에 귀가 있다는 것을몰랐네, 땅 딛고 살아도 저 논밭의 평등평화를 2벼가 고개 숙일 쯤엔 주인 발소릴 알아듣고오늘은 어느 구절 시 한 점을 바칠까 하고골똘히 아주 골똘히 귀를 열고 있을 때땅에 바짝 귀를 대면 우렁우렁 하늘의 소리하늘과 땅 사이에 울음 우는 모든 것들이저마다 각을 지우고 만종 결에 실리던,추수를 열흘 앞둔 ... 나주평야 저만 같아라하늘이 허락하신 그 높이로 키를 낮춘칠천만 벼 포
벌써 2년이 흘렀다. 2021년 10월에 섬사랑수의사회, 제주동물권행동NOW와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마라도 고양이 76마리에 대한 중성화(TNR)를 진행했다. 당시 섬사랑수의사회가 마라도에서 고양이를 돌보던 한 주민이 사비를 들여 마라도와 제주도를 오가며 고양이를 한 마리씩 중성화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2019년 서울대 연구팀에서 마라도 고양이는 130마리로 추정하였다. 그 후 2022년 타 지역 동물단체가 두 차례 추가 중성화(TNR)를 진행하였고 지난 2월 9일에서 12일, 나흘 동안 제주대학교 과학교육학부 오홍식 교
차고술금(借古述今), 옛것을 빌려 지금을 말한다. 과거가 없으면 현재가 없고, 현재가 없으면 미래 또한 없지 않은가. 옛 선조들의 차고술금의 지혜를 제주어와 제주속담에서 찾는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들도 고개를 절로 끄덕일 지혜가 담겼다. 교육자 출신의 문필가 동보 김길웅 선생의 글을 통해 평범한 일상에 깃든 차고술금과 촌철살인을 제주어로 함께 느껴보시기 바란다. / 편집자 글* 웬 도깨 : 왼쪽으로 하는 도리깨(질)모든 일에는 보편성이 있고 순리(順理)라는 게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이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면 눈총을
입춘이 지나고 내일(2.19.)이면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입니다. 추운 겨울이 가고 대지에 봄기운이 도는 시기입니다. 들판에는 벌써 세복수초가 올라오고 오늘 소개해 드릴 변산바람꽃도 하나 둘 피어나고 있습니다.이 변산바람꽃은 11편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변산바람꽃의 구조와 제주에서 만날 수 있는 바람꽃 종류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변산바람꽃을 사진으로는 많이 담아 보았으나 꽃이 너무 고와, 제가 직접 일러스트로 변산바람꽃을 그려 보았습니다.지난주에 찾아가 만난 변
“어르신, 몇 년도에 태어나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나? 상대방이 마흔이면 나는 마흔 한 살, 쉰이면 쉰 한 살.”2:8로 넘긴 말끔한 백발머리, 172cm 정도의 늘씬하고 다부진 체격, 깊은 주름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독수리 같은 예리한 안광, 신발까지 올 블랙으로 단정하고 정갈하게 갖춰 입으신 착장. 댁에서 멀지 않은 인터뷰 장소에서 약배전(Light Roast)으로 볶은 게이샤원두로 내린 커피를 드시며 인터뷰를 시작한 어르신. 나는 하도리의 고홍임 어르신(출생년도 미상)이 내뿜는 아우라에 오늘의 인터뷰가 이제껏 내가 만
‘촌물내기’는 여름 동안에 불어오는 남동풍에 따른 해수 피해로 여름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밭을 말한다. ‘촌물내기’에서 ‘촌물’은 짠물을 말하고, ‘-내기’는 ‘신출내기’, ‘서울내기’의 그것처럼 짠물이 끼치는 바람에 농사를 그르치는 밭을 낮잡아 이르며 붙이는 말이다. 지역에 따라 ‘여름밧(여름밭)’이라고도 한다. ‘촌물내기’와 ‘여름밧’은 남동풍이 짠물을 끼얹는 우도와 제주도 남동부지역 해안지대에 분포한다. 우도와 제주도에서 남동풍은 청명(4월 5일경)부터 추분(9월 23일경) 사이 부는 여름 계절풍이고, 북서풍은 추분부터 청명
뼈뿐인 잡목 숲은 그대 영혼의 사원이었네 이월의 숲빙점을 치르고서도 제자리를 지키는 저들부채꼴 탑을 쌓는 나목들 관습에 따라제 몫의 하늘을 섬기는 잔뼈들이 보인다한곳에 이르기 위해 길 아홉을 버려야 하는뼈뿐인 잡목 숲은 그대 영혼의 사원이었네선채로 참선을 마친 팔다리가 하얗듯눈을 뜨지 않았어도 이월은 참 귀가 밝아겨울과 봄 사이 뽀오얀 빛이 감도는…,“바스락” 은밀한 처소에 한 쌍 새를 앉힌다./ 2010년 고정국 詩#시작노트우리가 그냥 평범하게 사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건 단지 ‘구경’일 뿐입니다. 예술이란 단순히, 제목을 설명
차고술금(借古述今), 옛것을 빌려 지금을 말한다. 과거가 없으면 현재가 없고, 현재가 없으면 미래 또한 없지 않은가. 옛 선조들의 차고술금의 지혜를 제주어와 제주속담에서 찾는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들도 고개를 절로 끄덕일 지혜가 담겼다. 교육자 출신의 문필가 동보 김길웅 선생의 글을 통해 평범한 일상에 깃든 차고술금과 촌철살인을 제주어로 함께 느껴보시기 바란다. / 편집자 글* 용덱이 : 용덕이 (철 모르는 아이)* 어멍 : 어머니 * 언주아 먹듯 : 쓸어 담아가난한 시절,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상상해 보라. 배가
당신의 깊이와 너비를 다시금 헤아려봅니다 뼈 깎는 아픔에도- 관탈섬수족 다 잘린 몸으로 버텨야 하는 세상바다에입히고 벗기고, 벗기고 입히면서도당신과 나는 하나가 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의관衣冠을 내리고서야 나만의 고유명사를 얻고비로소 쓸모 있는 존재가 됐다는 것내 가슴 열길 물속에 자리 펴고 날마다 담금질 멈추지 않으시는당신의 깊이와 너비를 다시금 헤아려봅니다숱한 화물선들이 나를 싣고 나르다가도밤이면 꼭 이 자리에 내려놓고 간답니다더 깊이 품어줄 수는 없는지요?어쩌다 보얗게 달빛 내리는 밤이면당신만이 더듬을 수 있도록전신에 실오라기
아직도 차가운 기운이 도는 겨울이지만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봄소식을 알려 주려는 듯, 작은 꽃이 피어있는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큰개불알풀이라는 식물입니다.우리가 흔히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개불알풀속의 식물이 바로 이 큰개불알풀입니다. 이름이 조금 상스러워 이름에서 오는 불편함 때문에 ‘봄까치꽃’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표준 식물명은 아직 이렇게 불리고 있습니다.열매가 달리면 열매 모양이 마치 개의 수컷의 생식기를 닮아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그 특징을
차고술금(借古述今), 옛것을 빌려 지금을 말한다. 과거가 없으면 현재가 없고, 현재가 없으면 미래 또한 없지 않은가. 옛 선조들의 차고술금의 지혜를 제주어와 제주속담에서 찾는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들도 고개를 절로 끄덕일 지혜가 담겼다. 교육자 출신의 문필가 동보 김길웅 선생의 글을 통해 평범한 일상에 깃든 차고술금과 촌철살인을 제주어로 함께 느껴보시기 바란다. / 편집자 글* 웨손지 : 외손자* 궤느니 : 사랑하느니, 아끼느니* 마께 ; 방망이같은 손주인데도 외손주와 친손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외손주는 성(性)이 다르
길을 걷는다는 것은 한권의 인문학 서적을 읽는 재미와 닮았다. 역시 걷기를 좋아하는 것은 그 속도가 느리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속도가 너무 빠르니 삶의 속도를 늦추는 걷기야 말로 우리를 치유하고 성찰하게 한다. 유년시절 불가의 출가자로, 환속해 문화재 전문 공직자로, 세 권의 시집을 낸 시인으로, 공직 퇴임 후에는 다시 명상 간경하는 불가의 시자로 돌아가 끊임없는 자기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윤봉택 시인이 제주올레 1~26코스를 따라 그 길과 마을에 깃든 흥미로운 제주(탐라) 이야기를 격주로 집필한다. 탐라에서 제주에 이르는 설화
도구는 일할 때 쓰는 연장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 글에서 다루려는 도구는 기계에서 가공하여 만든 공산품(工産品)은 아니고, 원초 경제사회 때의 것들이다. 원초 경제사회란 백성들이 삶에 필요한 자원을 자연에서 마련하며 살았던 시대이다.나는 최근에 라는 책을 내놓았다. 는 1982년부터 내 삶의 대부분을 박물관 연구원으로 보내는 동안, 부끄럽지 않으려고 제주도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면서 어르신들에게 도구에 대해 가르침 받았던 내용으로 채워졌다. 제주도 도구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제주도 이외
깜빡 잊고 두고 떠난 보따리 노란 손폐농의 텃밭 구석 겨울 넘긴 호박덩이 치매노파 저승길에 두고 떠난 보따리를 샛노란 봄볕이 내려와 헤쳐보고 있었다./2017년 고정국 詩 젊은이는 도시로 가고 늙은이는 하늘로 떠난, 다도해 작은 섬에는 빈집들이 많습니다. 지난 4월 소안도 작업실 근처 폐가(廢家) 한 곳을 둘러보았습니다. 벌겋게 녹이 슨 양철지붕은 반쯤 내려와 있었고, 흩어진 멍석이나 가재도구들로 봐서 어쩌면 한 노파가 살았음직한 집이었습니다. 텃밭인지 마당인지 구분이 가지 않은 빈터에는 방초들이 사람 키 높이로 자라 앞을 가로막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