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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창 제주지검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경찰에 붙잡힌후 유치장서 풀려나...지검장 “오인 신고다” 혐의 부인

현직 제주지검장이 공연 음란행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정작 당사자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사건이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15일 수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12일 밤 11시58분쯤 제주시 이도2동 제주소방서 옆 골목길에서 김수창(52.사법연수원 19기) 제주지검장이 공연음란 행위를 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곧바로 현장에 지구대 경찰관을 출동시켜 13일 오전 0시5분쯤 최초 신고자가 지목한 지검장을 현행범으로 붙잡았다.

조사를 받은 지검장은 오전 3시20분쯤 동부경찰서로 옮겨져 유치장에서 밤을 새고 오전 11시30분쯤 풀려났다. 경찰 조사에서 지검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연락을 받고 지구대로 향한 지검장의 운전기사가 경찰에 항의하며 한바탕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때까지도 지검장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지검장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검찰청은 15일 오후 이준호 감찰본부장 등 감찰팀을 급히 제주도로 보내 진위 여부를 확인중이다.

감찰팀은 112신고 내역과 신고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언론 보도가 나가자 지검장은 최초 보도를 한 언론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관련 내용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등 경찰의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검장은 해당 매체와의 통화에서 “원래 산책을 즐긴다. 그날도 산책중이었다. 갑자기 경찰이 플래시를 비추고 인상착의가 비슷하다는 신고자의 말만 믿고 체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술에 취하지도 않았고 음란행위도 하지 않았다. 지검장 입건소식이 알려지면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망신을 당할 수 있어 신분을 숨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출동한 장소는 지검장의 관사인 제주소방서 서쪽 개인주택에서 가까운 곳이다. 지검 관계자들조차 지검장이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말해 의혹만 점점 커지고 있다.

지검장의 해명과 달리 혐의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제주지검은 물론 검찰 조직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최대수위의 지검장 징계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반대로 오인신고로 밝혀질 경우 경찰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경찰 역시 긴급체포가 아닌 현행범 체포로 지검장을 연행한 만큼 여지를 남겼다.

긴급체포는 수사기관에서 혐의가 어느정도 인정되면 진행하는 절차인 반면 현행범 체포는 용의자로 지목되면 곧바로 체포가 가능하다.

경찰은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신고자들이 지검장을 지목하자 현행범으로 붙잡아 지구대로 향했다.

제주지검 관계자는 “지검장이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검에서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지검 차원의 조사는 없다. 결과를 지켜봐야할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지검장은 서울 출신으로 사법연구원 19기다. 2013년 4월 지검장으로 승진후 그해 12월 대구고검에서 제주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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