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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동생 행세, 술도 안 마시고 '야밤 산책' 왜?  CCTV영상 공개 여론 일듯

[기사수정 2014.08.16] 김수창 제주지검장이 공연음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검찰과 경찰마저 관련 내용에 대해 사실상 입을 다물면서 각종 의혹만 커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12일 밤 11시58분쯤 여고생의 전화 한 통이었다. 신고는 모 식당 앞에서 한 남성이 바지를 벗고 신체 중요부위를 노출하는 음란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10여분만인 13일 0시5분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탐색하다 빠른 걸음으로 10m 가량 이동중인 김수창(52.사법연수원 19기) 제주지검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지구대로 끌려간 김 지검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신분도 밝히지 않았다. 결국 김 지검장은 이날 오전 3시20분쯤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8시간을 보내고 오전 11시30분에야 풀려났다.

경찰은 이튿날인 14일 김 지검장을 서면조사하고 현장에서 확인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고자가 지목한 남성을 확인했지만 지검장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의 핵심은 CCTV 속 남성의 신원이다. 김 지검장은 “신고자가 다른 사람을 나로 착각한 것 같다. 산책을 위해 현장을 지나고 있었다”며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CCTV와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사건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관련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김 지검장이 17일 직접 서울고검 기자실을 찾아 억울함을 주장한 점에 비춰 경찰이 CCTV 속 남성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의 'CCTV 신원 확인불가' 등을 이유로 무혐의 결정을 내릴 경우 영상 공개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영상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져 정밀분석중이다.

혐의를 극구 부인하는 김 지검장이 체포 당시 당당히 신분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8시간 남짓 유치장 신세를 질 때도 김 지검장은 신분을 숨겼다.

검찰 간부가 아니라 일반 시민이라도 억울한 누명을  썼다면 유치장에서 하루밤을 묵어가며 가만히 있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입감되기 전 동생 행세를 한 것은 의혹을 넘어 공무집행 방해죄에 해당되는 범죄다. 입감 과정에서 지문확인 등 신원확인이 이뤄지는 기본적인 절차를 몰랐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김 지검장은 이에 “조직에 누가 될 것을 염려해 신분을 감췄다. 때문에 상상도 못할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검찰의 생명과도 같은 명예가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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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지검장이 연행된 지점에서 관사로 향하는 도로. ⓒ제주의소리 이동건 기자.
중앙 언론의 최초 보도(15일 밤)로 혼선을 빚은 음주 의혹도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이튿날 경찰은 연행 당시 김 지검장이 술을 마신 상태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지검장이 연행된 곳은 제주시 이도지구에 위치한 지검장 관사에서 약 100m 떨어진 지점이다. 목격자에 따르면 김 지검장은 중앙여고 버스정류장에서 길을 건너 사택으로 이동중이었다.

술도 마시지 않았다는 김 지검장이 야심한 시각에 사택으로 향한 점도 의문이다. 김 지검장은 중앙언론과의 통화에서 “산책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도 했다.

17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김 지검장은 “술을 안드신 거냐”는 질문에 “안들었죠(안마셨죠). 물어보세요. 제 주량이 얼마인지”라며 음주 의혹을 부인했다.

김 지검장이 목격자의 신고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서 실체적 진실은 CCTV 최종 분석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결과 발표에 따라 영상 공개 요구가 커질 수도 있다.

다른 목격자 또는 차량용 블랙박스의 존재 여부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음란행위 장소로 지목된 현장은 물론 당시 주변에 주차됐던 차량의 블랙박스도 샅샅이 훑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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