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사망-감염 확산일로' 수도권으로 2박3일 여행...일부 학부모 항의에도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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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제주지역 일부 학교들이 서울·경기권 수학여행 일정을 무기한 또는 하반기로 연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귀포시의 B초등학교가 서울과 경기도 일원으로 수학여행을 강행해 안일한 결정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수도권은 이번 '메르스 공포'의 진원지나 다름없다.

이 초등학교는 6월2일부터 4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서울과 경기도 파주·용인·성남 등의 관광지와 문화·역사유적지를 돌아보는 수학여행을 떠났다.

6학년 23명과 교사 3명 등 총 26명의 수학여행단은 3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물놀이 등 각종 체험활동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일부 학부모가 수학여행 전날인 1일, 학교 측에 수학여행 연기를 요구하는 항의성 전화를 했는데도 학교 측이 이를 강행했다는 점이다.

6월1일은 경기도 소재 C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50대 여성이 치료를 받다가 숨진 날이다.

문제의 B초등학교와 달리, 송당초등학교와 하귀일초등학교 등은 교내 긴급회의를 거쳐 수학여행을 연기했다.

송당초는 3일부터 5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서울·경기권으로 수학여행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인 2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수학여행 일정을 무기한 연기시켰다.

하귀일초등학교의 경우에도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경기권으로 수학여행이 예정됐지만 2일 관련회의를 통해 모든 일정을 9월로 연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제주도교육청은 현재 '주의' 단계인 감염병 위기경보에 따라 일선 학교에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등 단체 활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자제’이지 ‘금지’는 아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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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초등학교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학사일정 안내표. 2일부터 4일까지 수학여행 일정(빨간 선)이 표시돼있다.

현재 B초등학교 수학여행단을 인솔하고 있는 대표 교사는 3일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메르스 확산과 관련, 수학여행 출발을 하루 앞두고 수학여행을 연기하느냐 마느냐 고심이 많았다”며 “학교와 학부모 대표 회의를 거쳤지만 일정이 코앞이고 연기하기에는 여행사 계약취소 등 많은 문제가 있어 그대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어려움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이 교사는 “다만, 예정됐던 방문지 중에 다중집합장소를 가능하면 피하고 있고, 마스크 착용과 수시로 손을 씻게 하는 등 최대한 안전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강히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메르스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감염확산 차단과 예방차원에서 휴업을 결정한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전국에서 200여곳을 넘고 있다. 2일까지 메르스 사망자가 나온 경기도에는 183곳이 휴업, 확진환자와 접촉한 의심환자가 나온 충북은 16곳 휴업, 충남은 9곳, 세종시 1곳이 휴업을 결정했다. 대학중에는 평택대 1곳이 유일하게 휴업을 결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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