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조카 장유진씨가 제주에 고급빌라를 구입해 거주하며 사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소리
2012년 매입한 서귀포시 6~7억 고급빌라 매물로 내놔...외제차·명품 등 재력 과시

[특별취재팀 = 김봉현, 김정호, 이동건 기자]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관련 의혹이 증폭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장유진(38·장시호로 개명)씨가 제주에 있는 자택과 회사 사무실을 서둘러 정리하는 등 '흔적' 지우기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28일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한 결과 장씨는 2012년 7월 서귀포시 대포동의 한 고급 빌라를 4억8000만원에 구입해 아들 등 가족들과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를 목격한 사람들은 그가 평소 명품 치장을 즐겨하고 수입차를 몰고 다니며 아들을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에 보낸 것으로 증언했다. 최순실씨의 언니인 장씨의 어머니도 인근 모 빌라에 거주하며 딸과 자주 왕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시 대포동에 위치한 장 씨 소유 빌라는 6억~7억원을 호가한다고 부동산업계는 전했다. 장씨는 빌라 1층에 거주했으며, 다른 집과 다르게 폐쇄회로(CC)TV까지 별도로 설치해 운영했다.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장씨는 제주에서 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했고, 자신의 아버지도 산남지역에 대규모 토지를 이용해 개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최순실씨 의혹이 불거지기 전 장씨는 자신의 빌라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에서 제주에서 자취를 감췄다. 휴대전화도 두절된 상태다. 

장씨는 제주에 생활하며 자택에서 차량으로 5분 정도 거리에 사무실을 차리고, 제3자 명의로 회사를 운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무실은 현재 장씨와는 관련없는 제3의 업체가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무실을 썼던 장씨의 업체는 이미 작년에 폐업했다. 

현재 장씨는 주택과 사무실 관리인 등과도 연락이 닿지 않아 제주에 있는 관련자들도 그의 행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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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의 조카 장유진씨가 2012년 매입한 서귀포시 대포동의 한 고급빌라. 장씨는 이 집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아직 매매되지 않았다. ⓒ제주의소리
장씨는 이모인 최순실씨에게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CF감독 차은택씨를 소개해준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

최순실씨 친언니 최순득씨의 딸이 바로 장씨다. 장씨의 어머니는 박근혜 대통령의 고교 동창이다. 이화여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유라씨와는 사촌지간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2006년 명동성당에서 열린 장씨의 결혼식에 경호원들을 대동해 참석했다고 이날 <시사인>이 보도했다.  

장씨는 1997년 대통령배 전국승마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성악공부를 하던 정유라씨가 승마선수가 된 것도 사촌언니인 장씨의 영향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장씨를 겨냥해 “최순실씨와 가장 긴밀히 연락하는 사람이다.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 긴급체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씨는 이모인 최순실씨를 통해 여러개의 마케팅 회사를 설립해 운영해온 의혹을 받고 있다. 전국에 유령 회사를 두고 774억원을 모금한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국정 개입 비밀모임을 주도하고,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고영태, 차은택씨를 장씨가 최순실씨에게 소개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의혹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제3의 인물로 부각되는 장씨가 제주에서도 수년간 머물며 사업 등을 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향후 수사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관심이다.

장씨는 제주에 머무르던 2015년 2월16일 자신의 이름을 장유진에서 ‘장시호’로 바꿨다. 최순실씨의 원래 이름은 최필녀였고, 딸 정유라씨도 원래 이름이 정유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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