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 김성언 "소통-의회 가교역할"...행정경험없고, 제2공항에 대해선 '답변 못해'

김성언 정무부지사 예정자가 답변하고 있는 모습
김성언 정무부지사 예정자가 답변하고 있는 모습

 

김성언 정무부지사 예정자가 1차산업 전문가로 낙점 받았지만 준비 안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감귤을 제외하고는 가장 최근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WTO 농업 개도국 지위 제외에 대한 현실도 제대로 모르고 있어 의원들이 우려했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강철남)는 30일 오전 10시부터 김성언 정무부지사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했다.

김성언 예정자는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은 '경청'하겠다"며 "여러사람에게 묻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소통가 집단지성을 중시하고, 도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언론과 시민단체의 쓴소리를 새겨듣고, 도민행복을 위한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예정자는 "도의회와 행정의 가교역할을 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진정성있는 부지사가 되겠다"며 "청정제주, 1차산업 가치가 오래되록 빛나고, 더 큰 제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인사청문에서 청문위원들은 행정경험이 없고, 김 예정자의 준비안된 모습에 우려스런 시선을 보냈다.

게다가 제주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제2공항에 대해 '답변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오영희 의원은 "제2공항 문제가 찬반 갈등으로 심각하다"며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김 예정자는 "크고 작은 일에는 항상 이해관계가 있고, 찬반도 있다"며 "명확한 답변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민 의원은 "누가 정무부지사로 추천했고, 원희룡 지사와 인연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김 예정자는 "누가 추천했는 지 전혀 모른다. 지난 2일 태풍 오기 전에 원희룡 지사와 잠깐 만나서 제안을 받았다"며 "그 전에는 원 지사와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본인은 정무부지사가 적합하다고 하는데 행정경험이 전혀 없다는 우려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 김 예정자는 "제가 행정경험이 없어서 우려가 많은 것 같다"며 "남북통일은 돼도 효돈마을은 통일이 안된다는 하효.신효로 나뉜 효돈에서 조합장을 13년4개월이나 했다. 소통하는 데는 자신있다"고 답변했다.

문종태 의원은 "정무부지사는 소통능력과 정무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대의회, 언론은 물론 지사와의 소통도 중요하다"며 "도지사와 잠깐 만나서 협의없이 정무부지사를 수락했는데 도정현안은 제대로 아느냐"고 따졌다.

김 예정자는 "원 지사와 만난 후 5일 후에 확답을 드린다고 했고, 막바로 수락한 것은 아니"라며 "도정에 대해서는 그제(28일) 5분 동안 지사님과 의견을 나눈 적은 있다"고 답변했다.

문 의원은 "전임 안동우 정무부지사의 경우 1차산업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아서 소신대로 이끌었는데 예정자께서는 전권을 부여 받으셨느냐"고 물었다.

김 예정자는 "위임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전권을 주지 않으면 그 뒷날 그만두겠다"고 답변했다. 김 예정자는 나중에 "비서실에서 연락을 받았다. 1차산업 분야에 전권을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문 의원은 "행정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정무능력도 행정경험이 필요하다"며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김 예정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모르는 것은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송악산개발, 애월국제복합단지, 동물테마파크 등 난개발사업을 열거하면서 이에 대한 김 예정자의 의견을 물었다.

김 예정자는 "모든 정책이 도민을 위한 정책이 돼야 한다"며 "도민이 싫어하는 것을 하면 안된다. 동물테마파크는 확정된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강철남 위원장은 "1차산업 감귤 전문가이기 때문에 현안에 대해 질의하겠다"며 "우리 정부가 WTO 농업 개도국 지위를 잃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정책질의를 했다.

김 예정자는 "WTO 협상에는 개도국에 포함되려면 1인당 GDP가 1만5000불 이하, OECD 가입국 돼서는 안되는 등 4개항에 포함되면 안된다"고 동떨어진 답변을 했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개도국 지위를 잃게 됐는데 우리 제주농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김 예정자는 "가장 큰 문제는 1차산업의 경우 관세가 낮아서서 육지부 논농사가 밭농사로 전환될 수 있다"며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귤이나 월동채소가 홍수출하되는데 저온저장고를 만들어야 하고 새로운 대체작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1차산업 전문가라고 하는데 전혀 학습된 게 없다"며 "다른 분야는 공부하겠다고 하는데 1차산업은 철학이나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 위원장은 "농업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우리 정부에선 어떤 식의 내용을 갖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느냐"고 묻자 김 예정자는 "농식품부가 발표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는 김 예정자가 잘못된 발언이었다. 농식품부는 지난 25일 1차산업 경쟁력 확보방안을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이렇게 다른 얘기를 하면 어떻게 도민들이 판단하겠느냐"고 김 예정자의 준비안된 모습을 질타하기도 했다.

문경운 의원은 "제2공항 공론조사에 대해 찬반으로 갈등하고 있다"며 "어떻게 접근하고, 해소하려고 하느냐"고 질의했다.

김 예정자는 "만일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단 도의원 의견도 듣고, 가장 먼저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장을 만나겠다"며 "지사께 올바르게 도민여론을 소신껏 전하겠다"고 답변했다.

홍명환 의원은 "후보자는 공론조사에 대해 서면답변을 통해 30년 숙원사업이라고 답변했고, 설명회와 공청회를 거쳐서 공론화를 거쳤다고 했다"며 "이게 소신이냐. 이 답변은 본인 생각이냐, 아니면 누가 써준 것이냐"고 따졌다.

김 예정자는 "옆에서 도와줬다"고 본인 생각이 아닌 것으로 솔직하게 토로했다.

홍 의원은 "주변에서 들은 얘기로는 예정자의 생각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론화가 다 됐느냐"고 직접 답변을 요구했다.

김 예정자는 "도에서는 공론화가 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지사가 저를 지명해 줬는데 솔직히 말해서 답변을 못하겠다"고 두리뭉술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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