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플러스 제주 2020] 장대익 서울대 교수, “팬대믹 교육의 핵심은 적응력, 창의성, 공감·협력”

10일 테크플러스 제주에서 ‘코로나 시대의 교육과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 장대익 자유전공학부 교수. ⓒ제주의소리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초유의 팬데믹[Pandamic, (감염병)세계적 유행] 상황,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팬데믹은 우리의 세상을 이해하고 우리의 행동을 새롭게 보는 데 굉장히 중요한 교육적 도구”로, “이 시대에 팬대믹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태성길)와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신개념 지식융합 콘서트 '테크플러스(tech+) 제주 2020'가 10일 오후 무관객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의 랜선 지식콘서트로 진행됐다.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크로스 테크놀로지와 제주'.

홀로 온라인 수업을 듣는 어린 초등학생, 책상 삼면을 아크릴판으로 가리고 수업을 듣는 고3 학생들까지 안타까움 속에서 꿋꿋이 교육을 이어가는 가운데, 장 교수는 코로나 시대 무엇을 가르쳐야 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조언을 던졌다.

장 교수는 “등교수업이 중지되고 고3 학생이 먼저 재등교를 하게 됐다. 사실 다른 국가에서는 대학 입시에 해당하는 학생들 먼저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 집에서 온라인 학습이 어려운 초1 학생을 먼저 보냈다”며 먼저 입시 중심의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꼽았다.

또 “팬데믹 상황에 정말 많은 사람들과 사회 전체가 앞으로의 국제관계와 비즈니스,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궁금한 게 많다. 근데 사실 학교에 가보면 이 중요한 시기에 팬데믹 자체를 가르치지 않거나 상관없는 교육을 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팬데믹 상황에서 뭘 가르쳐야 할까. 장 교수는 △전염병이 문명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왜 흑사병이 중세 봉건제도에 영향을 주었나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는 바이러스의 창궐은 인구 폭발을 막기 위한 자연의 섭리인가 등 팬데믹 교육에서 던질 수 있는 질문 예시를 들었다. 

10일 테크플러스 제주에서 ‘코로나 시대의 교육과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 장대익 자유전공학부 교수. ⓒ제주의소리
10일 테크플러스 제주에서 ‘코로나 시대의 교육과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 장대익 자유전공학부 교수. ⓒ제주의소리

팬데믹 교육의 핵심은 빠른 적응력, 창의성, 공감, 협력이다.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이 상황에 적응하고, 헤쳐 나갈 수 있는 창의성을 기르며, 혐오와 배제의 심리를 막기 위해 혼자 할 수 없음을 깨닫고 공감, 협력의 자세를 길러야 한다.

장 교수는 “인류는 굉장히 정교한 모방력을 바탕으로 문명을 쌓아왔다. 문명은 개인의 작업이 아니다. ‘어떤 집단의 지식과 기술의 총체’를 문명이라 하는데 인간은 내가 잘 모르는 걸 남이 먼저 알고 가르쳐주고, 집단 학습으로 표준을 상승시킨다. 그게 바로 학교의 기원”이라며 집단 학습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러면서 “온라인으로 지금 수능, 고시 공부가 이뤄지는데 상호작용이 없다. ‘자기고립학습’이다. 우린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학습의 효과를 높인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기에 온라인 학습을 안 할 수는 없다. 온라인 학습이 오프라인보다 불편한 부분과 상호작용이 충분한지에 대한 고민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 강의는 시공간적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면 소통처럼 완전한 쌍방향적 소통에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장 교수는 우리가 그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동료학습이 안 된다는 편견을 버리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5~6년 전 만들어진 하버드 경영대학원 온라인 교육은 실제와 같은 케이스 스터디와 질문, 토론이 활발한 성공사례”라며 “촛불을 아무리 개량해도 전구를 만들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홀로그램을 적용하자고 생각하고 저도 눈을 맞출 수 있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런 노력이 계속 되면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못지않은, 더 능가하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코로나 시대 교육,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가. 이 시대 우리는 모두가 어디에서든, 언제나, 무엇이든 배울 수 있게끔 교육은 진화해야한다”고 제언했다.

2013년 시작된 '테크플러스 제주’는 매년 개최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생각이나 지식을 공유하고 창의융합 패러다임을 제주에 확산시키는데 기여해왔다.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문화(Culture), 인간(Human) 4가지 키워드(T·E·C·H)의 융합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테크플러스 제주'는 제주도 홈페이지, 제주의소리TV, 제주의소리 페이스북, 제주테크노파크 홈페이지, 제주테크노파크 페이스북 등 비대면 5개 채널로 송출됐으며, 강연 VOD는 제주의소리TV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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