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사고 김모 학생 중태 안타까운 사연에 지정 헌혈 줄이어
피해 학생 아버지 “당분간 쓸 혈액 모여…감당 못할 도움에 너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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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사고를 당한 제주대 학생 김 모(21) 씨가 수혈이 필요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반나절 만에 107명이 지정 헌혈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의소리

불의의 사고로 사경을 헤매는 한 생명을 살리려는 소중한 걸음과 마음이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6일 오후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로 하굣길 집으로 돌아가다 참변을 당한 대학생 김모(21, 여) 씨가 긴급 수혈이 필요하다는 소식이 [제주의소리] 등 언론 보도와 SNS로 확산되면서 반나절 만에 107명이 지정 헌혈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에 따르면 8일 도내 헌혈의 집을 찾아 피해 학생을 위해 지정 헌혈에 참여한 인원은 총 107명이다. 성인 남성 채혈 기준인 400ml를 기준으로 할때 약 40L가 모였다. 

피해 학생 가족이 긴급헌혈을 호소하는 글을 SNS에 올린 8일 오후 1시 이후 헌혈의 집 한라센터 마감 시간 기준인 오후 7시까지 약 5시간 만에 107명이 기꺼이 헌혈에 참여한 것. 

피해 학생은 8일 오전부터 긴급 수술을 받고 출혈이 지속되고 있어 AB형 혈액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수술 당시 병원이 비축한 AB형 혈액이 다 떨어져 급하게 다른 병원에서 구해오는 등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언했다.

통상 지정 헌혈과 같은 전혈은 채혈에 5~10분이 소요되며, 검사·휴식 시간을 포함해 총 20~30여 분이 걸린다. 체중 등을 고려해 성인 한 사람당 최소 320ml에서 최대 400ml가 채혈된다. 

헌혈의 집에는 이번 사고와 무관한 일반·예약 헌혈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단 5시간 만에 피해학생을 위한 지정헌혈에만 107명이 참여했다는 기록은 그만큼 참여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의미한다. 미리 예약돼 헌혈 자리를 불가피하게 일부 채웠던 일반·예약 헌혈자들이 도리어 미안해 했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정성과 진심이 이어진 도민 헌혈 열기 덕분에 현재 모인 혈액은 피해 학생의 치료에 당분간 쓰일 만큼은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혈된 혈액은 오늘 오전 중 수혈 적격 여부를 가르는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피해 학생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피해 학생 아버지는 SNS를 통해 “가까운 지인들에게 부탁한다는 게 일이 커져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도움을 받았다. 이 은혜는 앞으로 어떻게 갚아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정말 고맙다”고 도민들께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어 “현재 딸은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경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당분간 쓸 혈액은 모였다. 앞으로 1주일이 고비이기는 하지만 많은 분이 걱정하고 계셔서 금방 일어날 것 같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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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학생 아버지가 올린 SNS 게시물. 사진출처=페이스북 갈무리. ⓒ제주의소리

제주혈액원과 한라병원 등에 따르면 피해 학생을 위해 사용되고 남은 혈액은 피해 학생 부모님과 병원, 혈액원 등이 상의한 뒤 부모님이 양도해도 괜찮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다른 환자를 위해 사용된다. 

AB형 혈액은 해당 혈액형을 가진 사람이 적어 도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양이 전체 혈액의 10%에 불과할 정도다. 10일분이 있더라도 중환자가 발생하는 순간 사라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제주혈액원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어제 끝난 지정 헌혈 혈액은 검체를 육지로 보내 검사 중이다. 수혈에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내려오는 대로 피해 학생에게 전달된다. 늦어도 오늘 오후까진 전달될 것”이라며 “많은 분이 헌혈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고 피해 학생도 쾌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혈은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AB형 혈액은 항상 비율이 적은데 지금처럼 너무 몰릴 경우 2달이라는 공백기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며 “지정 헌혈을 하게 되는 급박한 일이 없도록 평소에도 꾸준히 헌혈에 관심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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