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제2공항 기본계획 도민 의견 수렴 경청회에서 발언하는 정근효 군.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 6일 제2공항 기본계획 도민 의견 수렴 경청회에서 발언하는 정근효 군.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파행으로 끝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도민 의견 수렴 서귀포시 ‘경청회’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청소년 발언에 딴지를 건 어른들의 행동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내 19개 단체로 구성된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7일 “청소년들이 제2공항 논의의 실질적 주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어제(6일) 제2공항 경청회 자리에서 발언하는 청소년에 대한 어른들의 발언과 인식을 매우 저급했다. 제2공항 찬반을 떠나 미래 삶의 터전에 대한 문제 인식이라면 청소년을 논의에서 제외할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별금지연대는 “논의의 실질적 주체인 청소년에게 ‘감성팔이’ 등 온갖 인격 모독적 발언을 쏟아낸 어른들의 화풀이는 사회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 제주도청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더불어 인권침해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교조 제주지부도 이날 규탄 성명을 내고 “도민 누구나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자리가 경청회다. 청소년은 제2공항 계획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당사자임에도 경청의 대상이 되지 못했고, 차별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고 꼬집었다. 

전교조는 “청소년은 제2공항 문제의 당사자이자, 동료시민이다. 동료시민인 청소년의 자격을 빼앗을 권리는 누구에도 없다. 제2공항 건설 찬반 여부를 떠나 서로의 생각과 가치를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소망한다. 제주도정은 경청회에서 청소년 인권이 짓밟힌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녹색당도 제주도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7일 논평을 낸 녹색당은 “나이, 성별, 출신, 지역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해 의견을 내는 소통과 참여의 자리가 돼야 한다. 이번 경청회는 소통과 참여가 아니라 ‘청소년수련관’이라는 청소년 시설에서 청소년 당사자가 혐오와 차별을 당하면서 인권이 짓밟혔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의 도민경청회 파행으로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주의 깊게 듣는다’는 경청의 의미가 상실됐다. 제주도정은 경청을 위한 아무런 장치 없이 인신공격, 폭언 등이 난무하는 경청회를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 제주도는 경청의 의미를 상실한 경청회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정근효 군이 제2공항 반대 의견을 내면서 “학교에서 배웠던 토론과 의견을 듣는 건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말하자, 일부 참가자들이 “학생 맞냐”, “몇 살이냐”, “애가 왜 여기에 왔느냐”고 딴지를 거는 등의 행위로 경청회가 파행으로 끝났다. 

정군은 오는 8일 오전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하는 청소년들’ 소속으로 제2공항을 반대하는 입장의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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