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5개월만에 중국 단체관광객 허용
제주도 '내국인관광객 감소' 위기 상쇄 기대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함에 따라 제주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때 300만명을 넘어섰던 중국 관광객을 제주관광 위기의 타개책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한 것은 코로나19 유행 시작 3년여 만이고,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을 푼 것은 2017년 3월 본격화된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 5개월만이다.

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의 일환으로 여행사를 통한 한국관광을 사실상 금지했다.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2011년 100만명을 넘어선 이래 2016년 306만1522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사드 보복 조치가 취해진 2017년에는 74만7315명, 2018년 66만6120명으로 뚝 떨어졌다.

그나마 개별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으며 2019년 107만9133명으로 선방하는가 싶더니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에는 10만3288명으로 급감했고, 2021년에는 6381명, 2022년 9891명으로 급전직하했다. 한 해에 300만명을 넘어섰던 중국관광객의 수가 채 1만명도 채우지 못하면서 제주관광 전반이 휘청여야 했다.

이 기간 중 제주도 자체적으로 관광 다변화 차원의 노력을 경주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관광객 등의 유치에 사활을 걸었지만,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제주 관광시장이 그간 중국 단체관광의 빗장이 풀리기만 오매불망 기다려왔던 이유다.

제주도는 그간 중국 정부에 단체관광 재개를 줄곧 요청해왔다. 7월 한중미래발전 제주국제교류 주간에 참석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의 면담에서도 중국 방한관광 재개를 요청했고, 앞선 1월과 2월에도 차례로 중국 언론매체와 중국대사관 등과의 만남을 통해 단체관광 회복을 요청했다.

제주관광은 내국인관광객의 증가세에 힘입어 2022년 관광수입이 7조6055억원을 달성,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내국인 관광객도 감소하며 올해는 전년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전년도에 비해 7%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중국 단체관광이 회복될 시 내국인관광객의 감소세를 충분히 상쇄할만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중국인 단체관광 전면 개방에 선제적응로 대응하고 제주와 중국 간 관광교류 활성화를 위한 수용태세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관광객의 수가 급증하지는 않을지라도 미리 토양을 갖춰놓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11일 오영훈 제주도지사 주재로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 출입국외국인청, 제주도자치경찰단, 제주컨벤션뷰로, 제주크루즈산업협회 등 관계기관 공동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중국인 단체관광객 입도 재개에 대비한 수용태세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이어 오 지사는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6박7일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제주관광 유치 활동을 전개키로 했다. 루잉촨 중국 문화여유부 부부장을 면담하고, 베이징에서 현지 여행업계, 항공사, 언론매체를 초청해 제주관광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제주-중국 간 관광뿐만 아니라 문화 및 인적교류 확대를 논의하고, 단체관광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중국 정부의 방한 단체관광 재개 발표 후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베이징에서 제주관광설명회를 열게 된다.

빗장이 풀리면서 당장 급해진 것은 항공편 확보다. 현재 제주와 중국 본토를 연결하는 직항노선은 6개 지역에 주 70여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창 중국 단체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졌을 당시 중국과 연결된 노선이 18개 노선에 이르렀다는 점과 비교하면 아직 넘어서야 할 과제다. 제주도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중국계 항공사의 항공편 운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중국 정부의 방한 단체관광 전면개방 발표는 6년 넘게 기다려온 반가운 소식"이라며 "제주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고 아름다운  휴양지, 즐길거리가 많은 관광 콘텐츠 등 다양한 매력으로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고 했다.

김 부지사는 "중국 단체관광 재개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각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중국 관광시장이 개선될 수 있도록 민관협동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니 도민 여러분도 손님을 맞이한다는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여행사가 이미 상품을 준비하고 정부의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전과 달리 단체관광 상품도 쇼핑 중심이 아니라 웰니스나 올레길 투어 등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세일즈와 홍보가 이뤄지는 등 중국 현지에서도 제주관광 메리트는 뛰어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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