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중국관광객 유치 수용태세' 유관기관 합동회의 "고부가가치 모색"

11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중국 단체 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태세 대책회의.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11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중국 단체 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태세 대책회의.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빗장이 풀리면서 한 자리에 모인 제주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모처럼 전해진 희소식에 반색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저가관광에 따른 이미지 훼손, 코로나 당시 이탈한 인력난 등 갑작스레 당면한 과제에 있어서는 우려를 표출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1일 오전 제주도청 4층 탐라홀에서 '중국 관광객 유치 수용태세' 준비를 위한 유관기관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주재한 이날 회의는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 유관기관을 비롯해 제주도문화관광해설사협회,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제주지부, 카지노업관광협회제주지부, 대한숙박업중앙회제주도지회, 한국외식업중앙회제주도지회, 제주크루즈산업협회 등 단체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전날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함에 따라 수용태세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열렸다.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을 푼 것은 2017년 3월 이른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 6년 5개월만이다.

2016년 306만21522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중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친 2021년 6381명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개별관광객의 상승세로 7월까지 13만1638명의 중국 관광객이 제주를 찾긴 했지만, 이전의 방문 규모를 생각하면 턱없이 아쉬운 성과였다.

회의에 모인 각 주체들은 중국 관광시장의 체질 개선으로 제주 관광산업의 고품질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현 시점에서 중국 관광 유치를 위한 주요 문제점 및 대응과제는 △저가 단체관광으로 인한 제주관광 이미제 훼손사례 재발 우려 △코로나 기간 중국어 가이드-전세버스 기사 등 이직으로 인한 인력난 △중국관광객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안정적 시장성장 제약 △외교문제 발생 시 관광금지 등으로 제주경제 타격 △중국인 무단횡단, 오물투기 등 기초질서 미준수로 인한 도민불편 등이 꼽혔다.

&nbsp;11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중국 단체 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태세 대책회의.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br>
 11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중국 단체 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태세 대책회의.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김병효 외식업중앙회 제주도지회장은 "중국 관광객이 많이 오더라도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 제주 사람들은 골프장이나 호텔 같은 곳에서 일하려 하다보니 식당에서는 일하려하지 않는다"며 "결국 식당업주들은 외국인 직원을 써야 하는데, 고용 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회장은 "1년 매출 1억원 이상, 30평 이상이면 고용할 수 있는 인원이 무조건 1명이다. 2명을 고용하려면 50~60평이어야 하는데, 그런 식당이 몇이나 되겠나"라며 "출입국외국인청과 협의해 현실적인 외국인 고용 기준을 조정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영순 중국어관광통역안내사협회장은 "중국 단체관광 재개가 반갑지만 그만큼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무자격 가이드 문제나 안내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굉장히 중요한데 크게 다뤄지지 않는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강 회장은 "이미 여행트렌드가 바뀌었다. 지금도 단체로 관광객이 들어와도 휴대폰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며 개별적으로 여행을 다니는데, 우리는 우리에게 기준을 두고 수용태세를 준비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관광객이 우너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한다"며 중국 가이드와 관련한 문제 해결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연모 카지노협회 제주지부장은 "도내 카지노업장은 모두 외국인 전용 카지노라 외국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6년여만에 유입되는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크다"며 "다만 외국 정세나 외교 정책에 따라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한계를 벗어나려면 도움이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서는 또 어떤 악재가 닥칠지 알 수 없으니 추가적인 준비나 투자가 이뤄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11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중국 단체 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태세 대책회의.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br>
11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중국 단체 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태세 대책회의.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제주도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고부가가치 상품개발 및 관광객 유치 집중 △제주관광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네트워크 활성화 △제주관광 환대 캠페인 전개 △제주관광 서비스 아카데미 운영 △여름 성수기 미신고 불법숙박업 합동단속 △중국 단체관광객 중점 이용시설 사전점검 강화 △카지노 관광객 유치 활성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오영훈 지사는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것이 중국 단체관광객의 재개였다"며 "지난달에 있었던 한중 교류행사에서 싱하이밍 중국 대사와 면담을 하며 8월중 중국 단체관광이 재개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었고, 매우 의미있는 결과를 받아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제주관광이 다소 위축됐던게 사실이다. 특히 내국인관광객이 일본과 동남아 중심으로 해외로 나가며 제주가 많은 타격을 입었는데, 다시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관광객이 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 지사는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무비자 관광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점, 전통적으로 중국 관광객들이 제주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관련해서도 상당한 진전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오 지사는 "우리가 마냥 좋아하기만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저비용 관광으로는 도민들에게 박수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이를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제주도당국 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어떻게 하면 부가가치를 높이는 관광으로 바뀔 것인지,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제주도정 미래비전 신산업과 관련된 부분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까지 제주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제주 관광인들은 '제주관광 글로벌 수용태세 개선을 위한 10만 관광인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친절하고 신뢰받는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한 수용태세 정착, 저가 관광을 지양하고 고품격 관광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 기초질서 확립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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