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의 숨, 쉼] 때로는 필요한 싸움도 있다 나는 싸움을 할 줄 모른다. 학교 다닐 때 가정통신문에 늘 소심하다는 표현이 따라 붙은 사람이 어떻게 감히 싸우겠는가. 나는 큰 딸이고 동생이 세 명이나 있다. 형제들은 보통 싸우며 큰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동생들과도 한번 제대로 싸워보지 못했다. 일단 시비가 붙으면 나는 100전 100패이기 때문이다. 눈물
[김정숙의 제주신화 이야기] (46) 가믄장아기 원형 5 발 막아 누울 아들이나 하나 보내 주시오 가믄장아기 원형은 실용적이면서도 호기심 많고, 습관이나 타성에 젖어 있지 않은 진취적인 기질의 여성 원형이다. 당돌한 호기심과 관심은 자신과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다.이 재 넘고 저 재 넘고 신산만산 굴미굴산을 넘고, 달빛도 없이 미여지벵뒤 만여지벵뒤 허허벌판
[바람섬의 숨, 쉼] 새해, '일념돈탕진'이라는 요술봉을 쥐기 위해선 새해다. 새로운 해, 새해를 맞아 장한 결심을 해야 되겠다고 잠깐 잠깐 비장해하는 사이에 새해가 와버렸다. 사실 새해라야 별로 다를 바 없는 어제와 오늘의 반복인데 왜 새해라는 말에 커다란 기대감을 갖게 되는 것일까. 가볍게 생각하니 단순한 결론이 나왔다. 언제부턴가 삶의 나날들이 행여 오늘과 다른 내일이 될까봐 두려워
[길을 걸으며 길을 묻다] (13) 생명(生命)과 정령(精靈)의 섬 야쿠시마를 가다 일본 큐슈의 남단 가고시마에서 남쪽으로 60km 떨어진 보석 같은 섬, 야쿠시마. 일본 최초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을 다녀오면, ‘당신의 인생관이 달라질 것이다’라는 누군가의 말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는 곳. 야쿠시마 섬의 면적은 504.88 k
[걸으멍 들으멍 보멍] (28) 한라산에서 띄운 새해 소망 ‘함께’ / 정신지 겨울 한라산에 올랐다. 보이는 것이 온통 하얗게 덮여서일까, 잡상이 보이지 않으니 잡념 또한 없다. 하얀 능선을 날아다니는 시꺼먼 까마귀와 군데군데 보이는 노루 발자국이 반가울 정도로 세상은 단조롭다. 머리 위의 파란 하늘과 눈앞의 푸른 바다가 위아래 없이
[신재경의 일본야구 A to Z] 일본 프로야구에 닛뽄 햄 화이터즈(日本ハムファイターズ, Nippon-Ham Fighters)라는 프로야구 구단이 있다. 2012년 퍼시픽 리그를 우승, 일본 시리즈에서 요미우리 巨人에게 져서 일본 챔피언은 못 되었다.최근 팀 성적도 상당히 좋다. 또 좋은 선수도 많이 만들어내는 팀이기도 하다. '일본의 국보' 라는 칭호를 받아가며 2012년
날씨가 추워지고 사람의 체온에도 변화가 생기듯, 마음의 온도 역시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날이 추우면 난롯불...
[김정숙의 제주신화 이야기] 45 가믄장아기 원형4가믄장아기 원형은 여성해방의, 인간해방의 선구자다. 자청비와 달리 그녀는 머리띠를 두른 모습이다. 머리띠를 두른 그녀는 체제유지의 이데올로기로 작동하는 삼종지도의 가치관 맹목적인 효도주의 가족주의 장유유서의 질서와 같은 지배계급의 논리에 저항한다. 자청비의 여성해방, 인간해방에 대한 동기는 사랑 때문이었다.
[양기혁의 중국횡단기] 20 충칭 시내 한 바퀴가볍게 숙소 주변 시내모습을 구경할 요량으로 길을 나섰다. 얼마안가 큰길 옆 골목길 계단에 몇몇 사람이 좌판을 벌여놓은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런 좌판이 안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호기심에 점점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안쪽에 골목길이 교차하는 지점에 이르러 사방으로 뻗어 있는 좁은
[양기혁의 중국횡단기] 19 충칭에서의 하룻밤19세기까지 충칭은 인구 이삼십만의 중소규모 도시였으나 중일 전쟁 당시 난징에 있던 국민당 정부가 이곳을 임시수도로 정하여 옮겨오면서 사람들이 유입되기 시작하였고 지금은 3,0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모여 사는 중국 최대의 도시로 탈바꿈하였다.충칭은 장강(長江)과 가릉강(嘉陵江)이 합류하는 지점의 반도처럼 튀어나
해 질 무렵 부슬부슬 비까지 내린다. 춥고 어두운 바깥세상과는 달리, 시장 안은 저녁거리를 마련하러 온 사람들과 일과를 정리하는 상인들로 북적...
[JDC대학생아카데미] 26주 여정 마무리...수강생 "꿈 키워준 강의" 호평제주지역 청년들의 리더십과 글로벌마인드를 키우기 위한 ‘JDC대학생 아카데미’가 2012년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변정일·JDC)는 4일 이종범 한화 이글스 코치의 ‘바람의 아들, 전설로
[JDC대학생아카데미] (13) 이종범 한화 이글스 코치숱한 기록을 깨부쉈지만 그에겐 별 의미 없었다. 그는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으로 설명될 뿐. 포털사이트에 그의 이름을 치면 ‘이종범이 갖고 있지 않은 기록’이 연관검색어에 뜬다. 기록을 위한 야구가 아니라 본능이었기 때문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야구스타에서 한화 이글스 코치로 변신
[JDC대학생아카데미] (13) 이종범 한화 이글스 코치사람들은 그를 '바람의 아들'이라 불렀다. 숫자의 조합은 그의 앞에선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 제주지역 청년들의 리더십과 글로벌마인드를 키우기 위한 ‘JDC대학생 아카데미’ 열세 번째 강사로 이종범 한화 이글스 코치가 나선다.4일 오후 4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바람의
[걸으멍 보멍 들으멍] ‘귓것 하르방’이 남긴 ‘오늘’이라는 유산 쌩쌩 차가 달리는 큰길 한 귀퉁이에 꼬부랑 할머니. 핸드카트에 몸을 의지한 채 조금 가다 앉아서 쉬고, 또 일어나 걷는 할망 모습이 꼭 달팽이 같다. 신호등 없는 건널목을 건너려는데, 차들은 그녀를 보고도 좀처럼 세울 기색이 없다. 불안한 마음에 보
[JDC대학생아카데미] (12) 양원찬 제주도민회 회장“젊었을 때는 큰 꿈을 가져야 한다. 좌절하면 안 된다. 젊었을 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여러분 스스로 여러 과정을 거쳐야 성공의 비결을 터득할 수 있다. 두려워하지 말라”제주지역 청년들의 리더십과 글로벌마인드를 키우기 위한 ‘JDC대학생 아카데미’가 27일
[김정숙의 제주신화 이야기] 44 ‘지 까짓게, 요 정도쯤이야’차별화의 지배구조는 남녀의 활동, 신체나 성행위의 인식을 구조화하는 표상들, 언어 행위에도 곧바로 나타난다. 여성들의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감추고 닫아야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성행위는 윗부분은 움직이며 땅에 고정되어 부동적인 하체를 지니는 맷돌과 비교되거나 또는 왔다갔
[JDC대학생아카데미] (12) 양원찬 제주도민회 회장유엔이 정한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인 지난 2009년 10월 17일,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난데없는 1만 섬의 쌀이 쌓였다. 제주의 의녀 수반 김만덕의 이름으로 쌓인 쌀이다.김만덕의 '나눔과 봉사' 정신을 기리기 위해 (사)김만덕기념사업회가 마련한 행사다. 이날 거둬들인 수익으로 베트남에 학교 두 개를
[걸으멍 보멍 들으멍](24) 못 다한 이야기, 끝나지 않은 아픔 / 정신지 아픔은 경험이다. 그것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몸과 마음의 고통, 그 밖의 증세들로 아파하는 것의 경험이다. 그리고 그 경험들은 늘, 우리의 시대와 생활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아픔의 경험을 알아 가는 것일까? 의사에게 듣는
[산길의 숨, 쉼] 흔히들 제주의 곶자왈을 제주의 허파라고 부른다. 곶자왈이 물리적 의미의 허파라면 동문시장은 정신적 의미의 허파라고나 할까?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거르지 않고 하루에 한번 동문 시장에 간다. 제대로 숨을 쉬기 위해서다. 동문시장에 가면 언제나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물건을 파는 사람도 물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