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21일 공식개막…원희룡 지사 “제주, 작지만 강력한 평화의 발신지 될 것”

신뢰와 화합의 새로운 아시아를 디자인하기 위한 한국판 다보스포럼, 제10회 제주포럼이 전 세계인들의 기대를 모으며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이번 제주포럼은 지난해 50개국 3665명보다 많은 50여개 국가에서 4000명 넘게 참가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먼저 이번 포럼의 주제인 ‘신뢰와 화합의 새로운 아시아를 향하여’에 대해 “아시아는 지금 격변의 정세로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아시아의 긴장은 어느 국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새로운 아시아를 위해서는 한반도와 중국, 일본과 동남아를 아우르는 평화의 기운이 강물처럼 흘러야 한다”고 풀어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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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무한한 번영을 위한 새로운 평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아픔을 이겨내고 화해와 상생을 이뤄낸 제주는 새롭게 확장된 평화의 개념을 잉태하고, 전 세계로 발신시킬 수 있는 최적지”라며 평화의 개념을 세 가지로 새롭게 확장시켰다.

먼저 ‘치유의 평화’를 제안했다. 원 지사는 “제주의 어머니 청정 대자연은 휴머니즘조차 초월한 생명공동체로, 자연에 대한 약탈을 부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대자연에 순응해온 제주인들 그 자체가 평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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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세계인들이 제주에 와서 공존하고 소통하며 치유와 감동의 힘을 맛보고 있다”며 섬이라는 제주의 개방과 다양성으로 키워낸 ‘관용의 평화’를 제안했다.

원 지사는 또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 전 과정이 평화롭게 실천되는 세상, 제주가 바로 그 시범이 되고자 한다”며 ‘에너지 평화’를 제안했다.

원 지사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평화에서 벗어나 치유의 평화, 관용의 평화, 에너지의 평화로 확산된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며 “세계평화의 섬 제주는 작지만 강렬한 평화의 발신지가 될 것이고, 세계정상들의 평화회담과 국제적인 평화프로그램의 주무대로 부상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이번 10회 제주포럼은 평화 담론의 지적 용광로가 되고, 평화실천의 인큐베이터가 되고, 평화자본을 축적해 가는 평화기업가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제주는 ‘평화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영상 축하메시지를 통해 “최근 아시아는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뤘다. 21세기는 아시아와 태평양의 시대라고 한다.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창의적이고 신뢰와 화합이 있는 아시아, 새로운 세계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보냈다.

슈뢰더 전 독일총리는 “이번 포럼은 동아시아의 다자적 협력을 통해 공동체 평화와 번영을 꾀하는 데 있다고 본다. 역내 국가들은 보다 강력한 다자적 시스템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아시아 역내 국가 간 더 많은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유럽의 협력과 통합 과정을 설명한 뒤 “유럽의 사례가 아시아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지역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배워야 한다”며 “복잡한 아시아의 상황 속에서도 지역통합 논의가 있다고 알고 있다. 이번 포럼이 신뢰와 화합, 새로운 아시아로 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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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정상들의 조언도 이어졌다.

가장 먼저 기조연설에 나선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GGGI 의장)은 “신뢰를 만들어 가는데 마법의 수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로섬 방식이 아닌 윈윈의 접근 방식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윈-윈 접근의 구체적인 방식으로 그는 “전향적인 입장을 취했을 때는 그 어떤 사람도 잃지 않는다. 신뢰와 조화는 당장 일어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서 열린 사고를 갖는 게 중요하다. 이러한 사고와 행동을 취하는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했다.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총리는 “아시아의 문제는 다른 나라에 맡길 게 아니라 아시아 역내에서 해결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역내 협력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신뢰가 반드시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 외교’에 공감하는 바가 크다. 이를 바탕으로 동북아 각국 간 구체적인 협력이 원활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다.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의 교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며 “올해 50주년을 맞아 서로 폭넓게 이해를 증진하고 우호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앞으로 멋진 50년을 열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밝은 미래관계가 계승되도록 한일 양국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는 “세계사적으로 볼 때 2개의 큰 대전환이 있었는데, 하나는 소련 공산주의 체제 붕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시아의 급부상”이라며 아시아 부상을 주목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부상에 대해 “중국의 경제성장은 전 세계 정치·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빈곤탈출 다수가 중국 국민들”이라며 “중국의 경제성장과 확대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중국의 역할을 주시했다.

미국-중국 갈등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필연적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아시아지역의 이익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역내 국가들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불필요한 긴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뢰를 쌓고 화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클라크 전 캐나다 총리 역시 “전 세계의 시선은 패권을 가진 미국과 중국을 향하고 있다”며 “양국에 내재한 야망과 패권, 그들 사이에 공유된 이익, 그리고 긴장감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미국-중국 관계가 아시아에 미칠 여파를 주목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인도네시아, 호주, 말레이시아 등 세계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중견국들의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이들 중견국들은 새로운 회담을 개최하고, 국제공조 체제를 구축하면서 기존 체제에 회의적이거나 봉쇄된 국가들에 다른 방향의 제안을 검토하도록 독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리샤오린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장은 “신뢰와 화해는 인류가 진보할 수 있는 촉진제이자 동시에 전쟁을 잠들게 하는 수면제”라며 이번 제주포럼 주제(신뢰와 화합의 새로운 아시아를 향하여)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특히 그는 민간의 교류와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와 국가가 관용의 정신으로 분쟁과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민간의 교류와 소통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중 양국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은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차이나드림’을 향해 나가고 있고, 한국은 ‘코리안드림’을 향해 나가고 있다”며 “한·중 양국의 강물이 바다에서 만나듯 한국과 중국의 꿈도 연결돼 있다. 신뢰와 화해의 신 아시아를 지향하는 ‘아시아드림’도 있다. 아시아드림 실현을 위해 한·중 양국이 경제무역 환경보호 문화교류 에너지 이용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더욱 협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제주포럼은 22일까지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부터 2015년이후 UN 개발의제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평화, 번영, 지속가능성, 다양성, 경쟁력 등 5개 분야에서 64개 세션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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