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수만명 제주공항으로 몰려 ‘아수라장’...항공기 190편 투입 ‘3만명 이송’

기록적 한파로 고립된 제주도의 하늘길과 뱃길이 나흘만에 열렸다. 제주공항은 운항재개 소식에 관광객 수만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개항이후 최대 혼잡을 빚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국토교통부가 제주공항의 항공기 운항 재개 시점을 오후 8시에서 낮 12시로 앞당기자, 활주로 폐쇄를 중단하고 오후 1시를 전후해 수속을 시작했다.

운항 재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주공항은 오전부터 관광객 수만여명이 몰려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승객들이 각 항공사마다 길게 줄을 서면서 3층 대합실은 이동이 힘든 상황이다.

각 항공사 직원들은 운항 정보를 안내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운항 재개에 따른 정보 제공과 대기 순서 등에 항의하며 항공사 관계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티켓을 먼저 구한 승객들은 웃는 모습으로 수속 절차를 밟았다. 80대 아버지를 모시고 한라산 정상을 밟았다 졸지에 4박5일 여행을 하게된 김경화(52.여.서울)씨도 그 중 한명이다.

▲ 사흘째 폐쇄된 제주공항 운항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주공항에 한꺼번에 많은 승객이 몰려 대혼잡을 빚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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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째 폐쇄된 제주공항 운항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주공항에 한꺼번에 많은 승객이 몰려 대혼잡을 빚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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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째 폐쇄된 제주공항 운항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주공항에 한꺼번에 많은 승객이 몰려 대혼잡을 빚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이들 가족은 지난 21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다. 당초 주말인 23일 서울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결항 사태로 2박3일 제주공항 대합실에서 노숙하는 처지가 됐다.

김씨는 “80대 아버지를 모시고 함께 한라산 정상을 밟았다. 이후 결항으로 뜻하지 않게 노숙자 신세가 됐지만 2박3일 공항 생활을 추억으로 간직해 떠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는 밤사이 제설작업에 나서 제주공항 활주로의 눈을 모두 제거했다. 이착륙항공기의 이동경로인 유도로와 계류장에 대한 제설작업도 마쳤다.

항공사에서는 제주공항에 계류중인 항공기 34대의 눈을 제거하는 디아이싱(deicing.방빙) 작업을 진행했다. 때문에 실질적인 운항재개는 오후 3시 이후에 가능할 전망이다.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되면 각 항공사는 정기편 143편, 임시편 47편 등 이날 하루에만 190편을 투입해 승객 3만9053명을 실어나르게 된다. 26일에도 215편(3만8700석)을 띄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에 체류객이 많아 김포공항은 내일(26일) 오전 6시까지 야간운항을 허용하기로 했다”며 “최대 3만명의 체류객을 실어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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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째 폐쇄된 제주공항 운항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주공항에 한꺼번에 많은 승객이 몰려 대혼잡을 빚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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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째 폐쇄된 제주공항 운항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주공항에 한꺼번에 많은 승객이 몰려 대혼잡을 빚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높은 파도로 굳게 닫혔던 바닷길도 나흘만에 열렸다. 이날 운항이 결정된 여객선은 3개 노선에 4척이다.

제주~완도 노선은 오후 3시 2878t급 한일레드펄호, 오후 5시30분에는 한일고속 블루나래호가 투입돼 관광객 920여명을 실어 나르게 된다.

오후 4시50분에는 1만5000t급 한일골드스텔라호가 승객 820명을 태우고 여수로 출항한다. 오후 5시에는 씨월드고속훼리의 2만4000t급 산타루치노호가 1425명을 목포로 수송한다.

제주에는 23일부터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관광객 8만여명이 사흘째 발이 묶여 있다. 다른 지역을 방문한 도민 수만명도 제주로 돌아오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항공기 이용객 중 1700여명은 숙소를 얻지 못해 24일부터 제주공항 대합실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나머지 관광객들은 공항 주변 사우나와 모텔 등에서 잠을 청했다.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더라도 체류 관광객이 많아 완전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형 항공사마다 특별기를 투입하기로 했지만 체류객이 많아 애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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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째 폐쇄된 제주공항 운항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주공항에 한꺼번에 많은 승객이 몰려 대혼잡을 빚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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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째 폐쇄된 제주공항 운항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주공항에 한꺼번에 많은 승객이 몰려 대혼잡을 빚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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