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개항 이후 하루에 관광객 5만명을 실어나르는 사상초유의 수송작전이 현실화될지 관심이다.
제주지방항공청은 제주에 체류중인 관광객을 밤새 실어 나르기 위해 김포와 김해공항의 심야운항을 27일 새벽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 해당지역 항공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제주도는 23일 오후 5시50분 제주공항 활주로 폐쇄 결정에 따라 당일 관광객 2만명의 발이 묶이는 등 25일까지 최대 9만7000여명이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활주로 폐쇄 사흘째인 25일 오후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면서 26일 오전 6시 현재까지 약 3만2000명이 제주를 빠져나갔지만 아직 6만여명은 제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공항에서는 25일 오후 2시47분 진에어 항공기의 이륙을 시작으로 밤사이 항공기 164편이 제주를 출발해 관광객 3만1980여명을 김포와 김해공항 등으로 실어 날랐다.
김포와 김해공항 심야운항 연장을 위해서는 해당 지역 항공청장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해당 공항 주변 민간인들의 항공소음 민원도 발생할 수 있어 각 항공청마다 신중한 입장이다.
심야운항이 확정되면 제주에서는 26일 0시부터 24시(자정)까지 국내선 22편, 국제선 30편 등 항공기 276편이 투입돼 5만3820명의 체류관광객을 수송할 수 있다.
이날 계획된 7개 항로 여객선 이용자 5500여명을 포함하면 단 하루에 6만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제주를 떠나게 된다. 이는 제주시 노형 인구 5만4000여명보다 많은 규모다.
제주도는 심야운항에 대비해 25일부터 택시 5300여대의 부제를 전면해제하고, 3개 업체 전세버스 최대 30대를 투입해 공항이용객을 숙소에서 실어나를 계획이다.
운항 재개 이튿날인 26일 제주공항은 밀려드는 승객들로 여전히 붐비고 있다. 적정수용인원이 8600명인 공항 3층 대합실에는 2만여명 이상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혼잡을 빚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항공사의 안내 부족에 항의하며 곳곳에서 마찰도 일어났다. 급한 나머지 질서를 지키지 않은 일부 승객의 행동에 관광객끼리 언성을 높이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대합실 곳곳에서는 나흘째 노숙생활이 이어졌다. 관광객들은 제주도에서 제공한 매트와 이불을 이용해 잠을 청하고 제주관광공사에서 지원한 음료와 간식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관광객 김모(50.여.서울)씨는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다 졸지에 4박5일 여행이 돼 버렸다”며 “한라산에 고립돼 고생하고 공항에서조차 노숙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씨는 “공항 바닥에서 시간을 보내고 옷도 갈아입지 못해 불편이 많다”며 “닷새간 업무처리를 하지 못해 손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야간비행기라도 타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심야운항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다른 항공청과 협의를 진행중”이라며 “체류관광객 규모와 다른 지역 공항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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