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어촌계 해녀들이 지난해 10월 18일 아침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20일로 예정된 동부하수처리장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어촌계 해녀들이 지난해 10월 18일 아침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20일로 예정된 동부하수처리장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월정주민들이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에 19일 항의 서한을 전달한다. TV토론에서 ‘동부하수처리장’과 관련해 주민 여론을 왜곡했다는 이유다. 

항의 서한은 ‘월정주민 일동’으로 작성됐다. 월정 주민들은 “김한규 후보는 18일 KBS제주에서 방송한 토론에서의 망언에 대해 20일 KCTV 토론회를 통해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김한규 후보는 (TV토론에서) 월정주민들이 보상을 더 받기 위해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을 반대하는 것으로 월정주민들을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한규 후보는 ‘어차피 이것은 제주도에서 처리하는 문제니까...’라며 자신과 무관하다는 듯 국회의원으로서 지역구 주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는 망언도 망설임 없이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하수처리장을 증설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비가 많이 오면 하수를 처리할 수 없어 하수와 빗물을 바다로 방류하고 있는 실정에서 하수처리장을 증설한다면, 비가 많이 올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피해가 올 것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지금 제주도의 하수처리문제는 단순히 월정에 있는 동부하수처리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주도 8개의 하수처리장 대부분이 포화된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도 타운하우스 허가를 남발하고, 숙박시설 허가를 남발한 원희룡 전 지사의 실정으로 인해 제주 바다 곳곳이 하수로 인해 썩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김한규 후보는 진심으로 월정주민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하라. 기존에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한 성찰을 통해 진정 도민과 제주도를 위해 헌신하시는 국회의원 후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 월정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앞으로 우리의 삶터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김한규 후보에 맞설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밝혔다.

월정주민들은 이날 오후 7시 김한규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1인 시위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김한규 후보 측은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주민들이 방문해서 서한을 주면 잘 받아서 확인하고 답변 드리겠다. 오해하는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김한규 제주시을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의 망언에 대한 월정주민 항의서한 전문]

1. 김한규 제주시을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는 5월 18일, KBS제주에서 방송한 제주시을 국회의원 후보 토론에서의 망언에 대해, 5월 20일 KCTV토론회를 통해 공개 사과하라.

제주도정은 과거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시, 추가 증설은 없을 것이라고 확약한 바 있습니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로 인해, 월정 해녀들은 풍부했던 해산물이 썩어가고, 해녀들의 온몸이 피부병으로 고통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제주도는 다시 하수처리장을 증설하기 위해 주민들을 겁박하면서, 다른 지역의 하수와 동복매립장 침출수까지 동부하수처리장으로 연계해서 처리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도 너무나 억울하고 힘든데, 월정주민들이 더 많은 보상금을 위해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듯한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하수처리장을 증설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여전히 비가 많이 오면 하수를 처리할 수 없어 하수와 빗물을 바다로 방류하고 있는 실정에서 하수처리장을 증설한다면, 비가 많이 올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피해가 올 것이 명확합니다. 우리 월정주민들은 지금도 하루하루의 삶이 힘겹고 피눈물 마를 날이 없는데, 하수처리장을 증설한다는 것은 더이상 월정마을에서 살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고, 평생 월정바다에 의지해 온 주민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김한규 후보는 월정주민들이 보상을 더 받기 위해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을 반대하는 것으로 월정주민들을 모욕하였습니다. 현장에서 주민들의 고통의 목소리를 들어보지도 않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어찌 이렇게 모질게 주민들의 고통과 상처를 헤집을 수 있습니까.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망언을 한 것이니만큼, 반드시 방송토론을 통하여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합니다. 만약, 요구를 무시한다면, 월정주민들의 더욱 거센 항의를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을 경고합니다.

2. 제주의 하수처리문제는 지역구 도의원이나 제주도지사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하수처리문제를 외면한다면 왜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습니까? 사퇴하고, 비례후보로 출마하십시오.

지금 제주도의 하수처리문제는 단순히 월정에 있는 동부하수처리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주도 8개의 하수처리장 대부분이 포화된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도 타운하우스 허가를 남발하고, 숙박시설 허가를 남발한 원희룡 전지사의 실정으로 인해 제주 바다 곳곳이 하수로 인해 썩어가고 있습니다. 하수처리장을 더 짓고 늘린다고 이 문제가 해결됩니까? 필리핀의 보라카이 섬은 하수처리가 되지 않아 바다로 똥물이 흘러들자 아예 섬에 관광객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정화한 다음 적정한 수의 관광객만을 받고 있습니다. 필리핀보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 거기에 유네스코 3관왕이라 자랑하는 제주도에서 관광객을 더 받겠다고 주민을 고통으로 밀어 넣으면서 하수처리장을 더 짓겠다고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습니까.

현재의 하수처리문제는 공급확대 정책이 아니라, 수요관리 정책으로 전환하여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김현규 후보는 현재의 제주 상황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 없이, ‘어차피 이것은 제주도에서 처리하는 문제니까..’자신과 무관하다는 듯 국회의원으로서 지역구 주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는 망언도 망설임 없이 발언했습니다. 도대체 지역구 국회의원이 돼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현안에 대해 모두 외면하면서 남 탓만 하겠다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에서 입법만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임무입니까. 입법은 문제해결을 위해서 하는 것인데, 문제해결에 눈감는 입법이 무슨 소용입니까. 자신을 돌아보고 철학이 바뀌지 않는다면 다른 길을 가십시오.

3. 행정절차가 마무리되어 할 것이 없다는 국회의원을 정치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지금은 공무원도 그런 말 않습니다. 지역주민은 처절하게 길에서 자면서 반대하고 있는데, 제주도정을 대변하는 국회의원 하실 겁니까.

제주도는 난개발로 인해 제주의 소중한 미래자산이 급격히 훼손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주도정은 난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 ‘법적·절차적으로 문제없다’라는 말로 도민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도민과 반대 방향의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된다’라고 한다면, 모든 것을 사법부에 맡기면 되지 왜 의회를 두고 민원을 받고, 국회의원을 둡니까. 행정의 절차는 마땅히 갈등을 최소화하고 주민의 편의와 건강을 증진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어야 할 것입니다. 여전히 김한규 후보는 권위주의 시대의 국가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성찰하시기 바랍니다. 행정이 제대로 된 대도민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바로 잡아야 할 자리가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하는데, 제주도정의 목소리를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주민을 만나지도 않는 국회의원은 제주도정의 대변인일 뿐입니다. 

김한규 국회의원 후보께서는 진심으로 월정주민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하시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한 성찰을 통해 진정 도민과 제주도를 위해 헌신하시는 국회의원 후보가 되시길 바랍니다. 만약 우리 월정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앞으로 우리의 삶터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김한규 후보에 맞설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2022. 5. 19.
월정주민 일동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