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조건부 동의’ 뒤집기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정치적 결정 환경부, 존재 이유 없다”

제주 제2공항 주민투표를 촉구하고 있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 제2공항 주민투표를 촉구하고 있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국토교통부가 보완 제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가 ‘조건부 동의’하면서 제주사회가 또 다시 격랑에 빠진 가운데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도민회의)는 6일 긴급성명을 내고 “진실과 과학을 외면한 환경부의 정치적 결정에 부동의한다. 국토부 2중대를 도맡은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민회의는 이번 환경부의 결정을 ‘노골적인 국토파괴 행보’로 평가, 객관적 진실과 과학적 결론을 부정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한 2021년과 비교할 때 어느 것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판단,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도민회의는 “2021년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한 그때와 2023년 현재 제주의 환경은 무엇이 달라졌는가”되물으며 “조류서식지 보전, 숨골과 용암동굴 보존, 법정보호종 서식지 존치 보전 등 사람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는데 조건부 동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조류 서식지 보호 등을 이유로 보완을 요구해 왔다. 이에 국토부는 2019년 9월 보완, 2021년 6월 재보완에 나섰지만, 환경부는 2021년 7월 이를 최종 반려했다.

도민회의는 “환경부가 반려를 결정한 것은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심각한 환경 가치 훼손을 우려했기 때문이고 인간의 기술과 힘으로는 극복 불가능한 문제였기 때문”이라며 “환경부의 이번 결정은 국가 환경보전이라는 부처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파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환경부가 국토파괴 선봉장인 국토부의 2중대라는 사실을 전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선언한 치욕스럽고 굴욕스러운 날”이라며 “환경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준 권한을 남용, 환경권을 철저히 짓밟은 환경부는 지금 즉시 해체돼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한화진 장관 역시 환경부 수장으로서 최소한의 자존도 지키지 못했다. 자리에 적합하지 않기에 지금이라도 당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설악산 케이블카에 이어 제2공항까지 윤석열 정부의 국토난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토건 기득권과 재벌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으로 나라 곳곳을 파헤쳐 국토를 유린하고 기후재난을 부채질해 국민 건강과 안전,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도민회의는 “제2공항은 도민의 삶과 제주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도 안 되고 결정할 수도 없다”며 “도민들은 일관되게 제주의 미래가 걸린 제2공항 건설 여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8년째 계속되고 있는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도 도민결정뿐”이라며 “도민들은 이미 공론화 과정과 여론조사를 통해 제2공항 건설 반대 의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여론조사만으로 충분치 않다면 남은 유일한 도민 결정 방식은 주민투표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영훈 도지사는 스스로 강조해온 도민결정권을 행사하기 위해 국토부에 제2공항 주민투표를 요구해야 한다”며 “정부가 도민 의사와 다르게 제주도의 환경을 외면하고 파괴하려 한다면 이를 지적하고 막아야 하는 것은 도지사의 당연한 의무”라고 밝혔다. 

[전문] 부동의!! 제주도민은 진실과 과학을 외면한 환경부의 정치적 결정에 부동의한다!

“제주의 난개발과 국토파괴를 조장하는 환경부 존재이유 없어”
“국토부 2중대 자임한 한화진 환경부장관 즉각 사퇴하라”
“오영훈 지사, 도민결정권 행사 위해 주민투표 실시 요구해야”

역시나 환경부의 노골적인 국토파괴 행보는 제2공항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도대체 2021년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한 그때와 2023년 현재 제주의 환경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제2공항 부지의 환경이 달라졌는가? 조류서식지를 보전하면서 새들을 다른 데로 가게 해서 조류충돌 문제를 해소할 마법이라도 발견했는가? 숨골과 용암동굴의 가치가 사라졌는가? 아니면 공항 부지 평탄화를 위해 숨골과 동굴을 메우고서도 숨골의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비법을 새롭게 발명했는가? 맹꽁이, 두견이 등 법정보호종의 서식지는 그대로 존치하고 보전할 수 있는가? 환경부가 두 차례의 보완에도 불구하고 반려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심각한 환경가치 훼손이 인간의 기술과 힘으로는 극복불가능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객관적 진실과 과학적 결론을 부정한 환경부의 정치적 결정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우리 제주도민은 환경부의 결정에 부동의를 선언한다!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킨 결정은 사실상 국가 환경보전이라는 부처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파기한 것과 다름이 없다. 오늘은 환경부가 국토파괴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국토부의 2중대라는 사실을 전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선언한 치욕스럽고 굴욕스러운 날이다. 국민이 환경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환경부에 위임한 권한을 남용하여 국민들의 환경권을 철저히 짓밟은 환경부는 지금 즉시 해체되는 것이 마땅하다! 한화진 장관 역시 자격이 없다. 환경부의 수장으로서 환경부의 최소한의 자존도 지키지 못하는 장관은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 지금이라도 당장 자리에서 내려오라!

설악산 케이블카에 이어 제주 제2공항까지 윤석열 정부의 국토난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토건 기득권과 재벌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이다. 나라 곳곳을 파헤쳐 국토를 유린하고 나아가 기후재난을 부채질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제2의 4대강사업을 곳곳에서 벌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제2공항 건설 강행 시도는 이러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하에서 벌어지는 망국적 패악의 결정판이다.

제주의 주인은 제주도민이다.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삶과 제주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제주의 미래를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도 안 되고 결정할 수도 없다. 우리 도민들은 일관되게 제주의 미래가 걸린 제2공항 건설 여부는 도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왔다. 8년째 계속되고 있는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도 제주도민의 자기결정뿐이다. 사실 제주도민은 이미 2020년에도 2021년까지 이어진 공론화 과정과 여론조사를 통해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반대 의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여론조사만으로 충분치 않다면 남은 유일한 도민결정 방식은 주민투표뿐이다. 이에 우리는 오영훈 도지사에게 요구한다. 오영훈 지사 스스로 수차 강조해온 도민결정권을 행사하기 위해 국토부에 제2공항 주민투표를 요구하라! 정부가 도민의 의사에 반하여 제주도의 환경을 외면하고 파괴하려 한다면 이를 지적하고 막아야 하는 것은 도지사의 당연한 의무이다. 이를 직시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한다. 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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