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이 재밋섬 측으로부터 매입한 옛 아카데미극장 건물.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재밋섬 측으로부터 매입한 옛 아카데미극장 건물.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가칭)제주아트플랫폼 추진을 위한 옛 아카데미극장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민사소송의 최대 쟁점으로 ‘특약 5항’이 떠올랐다. 

15일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노현미 부장)는 주식회사 재밋섬파크(재밋섬)가 재단법인 제주문화예술재단(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지연손해금 청구’ 소송 첫 변론을 가졌다.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옛 아카데미극장은 지하 3층, 지상 8층 높이 건물이다. 아카데미극장과 메가박스 제주점 등 영화관으로 운영됐다. 

원희룡 전임 도정은 2018년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 일환으로 옛 아카데미극장 건물 매입을 추진했다. 공공연습장과 예술인회관 등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건물을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다. 

재단과 재밋섬은 계약금을 ‘1원’으로, 매매대금을 ‘100억원’으로 설정했다. 또 중도계약 해제시 귀책사유가 있는 쪽이 손해배상금 20억원을 지급하는 조항도 넣었다. 

이 과정에서 도민여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반대 여론이 생겼다. 또 실제 건물 가치가 100억원보다 낮다는 등의 주장도 제기돼 제주도의회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감사위원회와 감사원 감사까지 거치면서 계약 이행이 지체됐지만, 매입을 해제할 만한 법적 하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2022년 5월에야 잔금이 치러졌고, 같은 해 6월 소유권 이전 등기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2022년 8월 재밋섬 측이 19억9000만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마무리될 줄 알았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법정에서 원고와 피고 측은 계약 과정의 ‘특약 5항’에 대한 해석을 달리했다. 

특약 5항은 ‘중도금 및 잔금 지급일의 경우 행정절차 및 예산 확보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변동될 수 있으며 매도인은 이를 수용하기로 한다’고 명시된 조항이다. 

피고 재단 측은 특약 5항에 따른 ‘행정절차 및 예산 확보’ 과정의 불가피한 계약 지체라는 입장이다. 

반대로 원고 재밋섬 측은 행정절차의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기에는 지체된 기간이 너무 길어 재단에 귀책사유가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재판부가 특약 5항 ‘행정절차 및 예산 확보 과정’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따라 이번 소송의 승패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