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수’ 사건 하나만 터져도 난리가 났던 시절이 있었다. 맞다. ‘살인’ 사건을 말하는게 아니다. 내 기억으로는 90년대 중반까지도 그랬다. ‘어쩌다’ 강력 사건이 발생하면 기자들은 ‘모처럼’ 부산을 떨어야 했다. 그만큼 과거 제주는 강력 범죄와 거리가 멀었다. 이를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결부하는 해석이 많았다. 도둑·대문·거지가 없는 이른바 삼무(三無) 전통의 발현이라는 그럴싸한 분석도 존재했다.그러더니 언제부턴가 범죄 피해를 우려하는 일이 일상화됐다. 주변에 범죄가 너무 자주 일어나서다. 흉흉해졌다고나 할까. 어느덧 ‘범
혹자는 여론조사를 ‘일상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자’라고 했다. 정치 선거 뿐만 아니라 내가 마실 커피 한잔, 옷 한 벌을 고를 때도 여론조사가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민의를 통계로 검증하는 여론조사가 정치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그러한 예측가능성이 오히려 정치문화의 수준과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자칫 인기 영합으로 흐를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네 삶 속에 깊이 파고든 여론조사의 영향력과 순기능, 그리고 부작용을 설명해주는 말들이다. 중시하되, 너무 연연하지도 말라는 경구 쯤으로 새겨두면 좋을 듯 싶다.
쪼그려앉은 한 무리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표정했다. 하지만 난 그들의 얼굴에서 불안해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한가지는 분명했다. 고향에 간다는 설렘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사학자는 다시 사지(死地)로 내몰린 난민을 떠올렸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처연했다. 올초 공개된 영상( 70년전, 강제 추방된 제주인들 ‘불법체류자’ )은 4.3의 광풍을 피해 일본으로 피신했던 제주인들의 행적을 엿보게 한다. 흐릿한 흑백 영상에는 1949년 3월4일 일본 사세보항을 출발한 여객선 귤환(橘丸·다치바나 마루)호가
“차로를 줄여 자동차 진입수요를 물리적으로 억제하겠다. 공해차량의 한양도성(漢陽都城) 내 진입 제한도 추진하겠다”(2018년 8월7일 서울시)“도지사님! 정신 차리세요. 그 아름다운 삼나무 길을 훼손하다니. 붐비면 좀 어떻습니까. 천천히 가면서 주위의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성 싶은데...”(8월8일 네티즌 ‘바당’)지난해 여름 서울과 제주(?)에서 펼쳐진 두 광경은 너무 대조적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때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여름 휴가 기간(8월3~10일). 한마디로 서울은 도심 진입 차량을 줄이겠다고 하고, 반대로 제주
4월23일 제주도의회에서 카지노 관련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는 ‘카지노 대형화 이대로 좋은가?’. 갈수록 몸집을 불려가는 제주도내 카지노에 문제의식을 느낀 도의회가 마련한 자리였다. 찬반 격론이 벌어지는 와중에 찬성 쪽에서 대형화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에서 복합리조트 법안(카지노 법안)이 통과된 것도 이러한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카지노에 관한 한 난 문외한에 가깝다. 어쭙잖은 식견으로 ‘전문가’들의 주장을 반박할 입장이 못된다. 하나 합리적 의심까지 떨쳐버릴 수는 없
빨갱이로 몰려 끌려간 경찰서에서 세 살배기 둘째딸은 엄마가 매질을 당할 때 함께 다리를 난타당했다. 엄마 등에 업혀 있었던게 화근이었다. 살이 뜯기고 하얀 뼈가 훤히 드러났다. 전주형무소에 입소한지 20일 후 딸은 결국 세상을 떠났다. 안동형무소에서 태어난 세째딸 역시 7개월만에 하늘나라로 갔다. 엄마 뱃속에서 고문과 폭행을 함께 견뎌내기가 힘들었으리라. 4.3의 광풍 속에 남편은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중산간 마을을 모조리 불태우는 이른바 초토화작전 당시 할머니에게 맡겨졌던 큰 딸은 나중에 보니 남의 집 수양 딸이 돼 있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지역을 강정마을 해안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배제되고 절차 위반이 있었다.”“해군기지 반대 측 주민과 활동가에 대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극심한 찬반 양론으로 인하여 유구하게 지켜왔던 강정마을 공동체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으로 양분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가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사건 심사결과’보고서를 토대로 내린 결정은 격세지감(隔世之感)과 만시지탄(晩時之歎)을 동시에 들게 한다. 세상이 바뀌긴 바뀌었나 보다. 이른바 권력기관이 총 동원돼 지방정부와
제주도를 상대로 ‘렌터카 운행제한 공고처분 등 취소소송’을 제기한 일부 업체들의 행태는 이기적이다 못해 이율배반적이다. 더구나 대기업 계열사들이 소송을 주도하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도대체 그들에게 공존, 상생이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심하게 말해 ‘고통 분담’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소송에는 129개 업체(영업소 포함) 가운데 5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총대를 멘 모양새다. 사유재산권 침해, 다른 지방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난 이곳을 오를 때마다 일종의 부채의식을 느낀다. 어느덧 근 20년이나 흘렀다. 당시 기자로서 왜 더 치열하지 못했었나 하는 자책감 때문이다. 그래선지 가끔씩은 뭔가에 홀린 듯 이곳으로 이끌리게 된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고나 할까. 제주에 몇 안되는 산(山), 송악산 얘기다. 이곳에선 두 가지 감상에 젖곤 한다. 황홀경과 아찔함이다. 전자는 부시도록 아름다운 풍광, 후자는 “그 때 파헤쳐졌다면...” 하는 몸서리 때문이다. 당시 나는 사이비 기자였다. 아니 그렇게 매도당했다. 펜으로 개발의 부당성을 알린 게 죄라면 죄였다. 상상이나
오늘 아침 다소 허황한 꿈을 꿔 봤다. 제주가 통일의 오작교를 놓는 꿈이다. 제6회 국제전기차엑스포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세계전기차협의회가 평양 국제전기차엑스포(평양 엑스포) 추진을 의결했다. 이번 엑스포에선 남북 전기차 정책포럼도 열린다. 물론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여선지 북측 인사의 참석은 성사되지 못했다.평양 엑스포는 현실화 가능성이 없지 않다. 북측의 반응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말 세계전기차협의회 회장이 북한을 방문, 평양 개최를 제안하자 "직접 만나 의논하자"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양측이 조만간 중국에서
관제집회가 횡행한 적이 있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극에 달했다. ‘어버이연합’이 대표적이다. 나중에 대표가 기소까지 된 이 단체는 국정원 등의 지원을 받아가며 정치집회를 자주 열었다. 보수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에게 뭇매를 가했다. 효과는 작지 않았다. 보수언론을 타고 그들의 주장이 건전한 여론의 한 축인 양 둔갑했다. 촛불정국이 아니었으면 그대로 묻혀버렸을지 모를 보수 정부의 치부였다. 남의 일로 여겨졌던 관제집회의 그림자가 최근 제주에서도 아른거린다. 5월1일 예정된 ‘교통약
원희룡 제주지사가 결국 영리병원(녹지국제병원) 허가를 취소했다. 시각차는 있겠으나, 겉으로만 보면 결자해지를 택한 모양새다. 애초 개설을 불허했다면 간단했을 문제가 다소 복잡하게 꼬였다는 지적도 있지만, 뒤늦게나마 민심을 받든 셈이 됐다. 원 지사는 취소 사유로 녹지 측의 진정성 부족을 꼽았다. 도통 개원 준비 노력이 안보였다는 것이다. 주장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태도의 모순도 꼬집었다. 무엇보다 주어진 3개월 동안 병원 문을 열지 않은게 결정적이었다. 절차와 규정을 앞세우는 행정기관의 생리상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조건부 허가를
창간 15주년을 맞은 [제주의소리]가 제 '소리'를 내는데 한발 더 다가섭니다. 이름하여 '소리 시선(視線)' 입니다. '소리 시선'에는 일종의 사시(社是)가 담기게 됩니다. 금기의 영역은 없습니다. 다른 언론이 다루길 꺼려하거나 민감한 현안에도 어김없이 '소리 시선'이 향하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도민만 바라보겠다.”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전후해 가장 애용한 말 중의 하나다. 출마를 선언할 때도, 선거사무소를 열 때도 이 말을 썼다. 원군이 없는 무소속으로서 납작 엎드렸을 때였다.취임사에서도 이 말은
창간 15주년을 맞은 [제주의소리]가 제 '소리'를 내는데 한발 더 다가섭니다. 이름하여 '소리 시선(視線)' 입니다. '소리 시선'에는 일종의 사시(社是)가 담기게 됩니다. 금기의 영역은 없습니다. 다른 언론이 다루길 꺼려하거나 민감한 현안에도 어김없이 '소리 시선'이 향하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2003년 10월 노무
창간 15주년을 맞은 [제주의소리]가 제 '소리'를 내는데 한발 더 다가섭니다. 이름하여 '소리 시선(視線)' 입니다. '소리 시선'에는 일종의 사시(社是)가 담기게 됩니다. 금기의 영역은 없습니다. 다른 언론이 다루길 꺼려하거나 민감한 현안에도 어김없이 '소리 시선'이 향하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지방의회의 핵심 기능은 자치입법이다. 여기서 ‘법’은 조례를 의미한다. 자치입법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조례를 만들고, 반대로 그것을 저해하는 조례는 없애거나 뜯어고치는 일이다. 개별 의원의 의정활동 평가에 있어서
UN이 정한 세계물의날(3월22일)을 하루 앞둔 21일 제주참여환경연대(공동대표 이정훈·최 현·홍영철)가 성명을 내 제주도의 물 위기 상황을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하고 제주도에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의 장 마련을 촉구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016년 제주하수처리장 하수 방류사태(하수대란), 2017년 중산간지역 35일 제한급수(상수대란), 지하수위 최저치 하강과 염분검출(지하수대란), 그리고 2018년 신화월드의 하수역류사태 등을 총체적 난국의 근거로 들었다.제주참여환경연대는 이러한 물위기의 근본 원인은 난개발이라고 진단했다.
제주4·3의 역사적 진실에 대한 부인·비방·왜곡·날조·허위사실 유포 등의 행위를 강력히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이 추진된다.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은 이같은 내용의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1일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제주4.3은 2003년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 등을 통해 ‘국가권력의 잘못’임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아직까지 일부 극우세력에 의해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는 행위가 끊이지 않았다.이에 20대 국회에서 제주4·3의 진실을 부정·왜곡하여 희생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가 1년전 보다 9.7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것은 물론 17개 광역 시.도 중 4번째로 높았다. 국토교통부가 12일 발표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9.42%였다. 작년 6.02% 대비 3.40% 올랐다. 2008년 9.63% 이후 11년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시.도별로는 서울(13.87%)이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광주(10.71%), 부산(10.26%), 제주(9.74%)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나머지 13개 시.도는 전국 평균...
25일 오전 5시4분쯤 제주시 삼도1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택 내부가 전소됐다. 불은 18분만에 꺼졌으나, 자력으로 탈출한 두 사람 중 A씨(78)는 안면부와 양쪽 팔에 화상을 입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이들을 상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7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에 이호유원지 조성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유원지의 본래 목적인 주민 복리를 외면하고, 숙박.카지노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11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제주분마이호랜드(주)가 제출한 ‘이호유원지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조건부 통과시켰다. 이 사업은 그동안 공유수면 매립으로 인한 해양환경 파괴와 해수욕장 사유화 논란이 일었지만, 이번 도시계획위 통과로 환경영향평가 재협의와 도의회 동의절차를 남겨두게 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사업계획 변경안을 보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