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SBA 최근 보고서 “줌월트급 구축함 한국 군항배치로 북한·중국 견제 도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제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미 해군 줌월트 구축함의 제주해군기지 배치설에 이어 줌월트급 구축함 전력 일부의 한국 배치가 필요하다는 미국내 보고서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 초당파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최근 발간한 138쪽 분량의 연구 보고서를 통해 미 해군이 지난해 10월 실전 배치한 1호함 줌월트(DDG-1000)와 내년 중 새로 취역할 마이클 몬수르 함(DDG-1001) 및 린든 B 존슨 함(DDG-1002) 등 모두 세 척의 줌월트급 구축함의 한국내 배치 필요성을 지적했다고 8일 보도했다. 

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텍 등도 CSBA가 미래형 미 해군 조직과 관련한 이 연구 보고서에서 줌월트급 구축함을 현재 모항으로 지정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진해 등 한국의 군항으로 전진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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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최신 스텔스구축함이자 ‘꿈의 전투함’으로도 불리는 ‘줌월트(Zumwalt)’ 구축함의 한국내 배치 필요성을 강조하는 미국내 보고서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사드 한반도 배치에 이어 또다시 중국과의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 연구원 등 보고서 집필진은 한국 전진 배치 구상이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줌월트 구축함의 다양한 성능에도 적합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라크 선임 연구원은 조너선 그리너트 미 해군 참모총장 특별보좌관을 지낸 군사 전문가로, 지난 2013년 5월 그러너트 총장과 함께 미 해군이 운영하는 소규모 군항 시설이 있는 진해 등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 보고서에서 클라크 선임 연구원은 "한국에는 대규모 투자 없이도 줌월트 구축함을 정박시킬 수 있는 진해 등 여러 항구가 있다"고 했고, "줌월트급 구축함 전력이 모두 한국에 전진 배치되면 중국과의 첨예한 마찰을 빚어온 남중국해에 대한 지휘통제 역량 확보는 물론이고 북한 연안에 대한 타격 능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줌월트 구축함의 전진 배치 항구로 ‘제주해군기지’를 직접 언급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줌월트 구축함을 정박시킬 수 있는 항구가 한국내 여러곳 있다”고 한 점과, “중국과 마찰을 빚어온 남중국해에 대한 지휘통제 역량 확보” 등을 강조한 점으로 미뤄 제주해군기지 배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줌월트 구축함은 49세의 나이로 미 해군 사상 최연소 참모총장을 역임한 엘모 줌월트 제독의 이름을 딴 것으로, 기존 구축함 중에서 최대인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만재배수량 9천톤급)보다 길이가 30m 더 길다. 

이 구축함은 장거리 표적에 '엑스칼리버(Excalibur) 155㎜ 스마트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함포체계(AGS), 57㎜ 함포, SM-6 함대공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을 갖췄다. 또 MH-60 중형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드론(무인기) 이착륙도 가능하다. 웬만한 중순양함과 배수량에도 시속 최고 30노트(55.5㎞)를 자랑하고 광역수색레이더와 사격통제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줌월트 구축함은 레이더 등에 소형 어선으로 표시될 정도의 스텔스 능력을 갖춰 레이더와 소나(음파탐지기)에도 탐지가 잘 되지 않는 등 첨단 시스템을 갖춰 한반도 연안 환경에서 화력 지원 작전도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열린 한ㆍ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선 양국 실무자들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방안 등 안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줌월트가 논의됐고, 우리 측도 줌월트가 진해나 제주해군기지에 배치될 경우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동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무회의는 사드배치를 둘러싼 국내 찬반의견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섣부른 줌월트 배치 논의가 자칫 장관회담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실제 줌월트 한반도 배치 문제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선 지난 1월 하와이 태평양사령부 본부를 방문한 국회 국방위원들에게도 줌월트의 한반도 배치 여부를 거론한 바 있다. 

줌월트급 구축함 전력의 한반도 배치가 현실화 될 경우 북한 연안에 대한 타격능력을 높이는 것 외에도, 유사시 남중국해 인공섬에 배치된 중국군의 각종 무기와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까지 가능한 상황이라 중국이 사드에 이어 또다시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7일 정례브리핑에서 줌월트 한반도배치에 대해 "어떤 국가 간 협력이 만약 지역의 평화, 안보 및 안정에 방해 요소가 된다면 중국은 이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중국의 안보 이익에 방해 요소가 된다면 이를 결사 반대할 것"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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