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제주포럼] 30일 전체세션 '미중관계 미래 대응방안' 논의

제14회 제주포럼 둘째날인 30일 오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열린 '미중관계의 미래를 묻다: 투키디데스의 함정과 한반도의 운명' 세션.  ⓒ제주의소리
제14회 제주포럼 둘째날인 30일 오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열린 '미중관계의 미래를 묻다: 투키디데스의 함정과 한반도의 운명' 세션. ⓒ제주의소리

세계 패권을 양분한 미국과 중국 건 외교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양 국의 야욕을 자제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이 공유됐다.

제14회 제주포럼 둘째 날인 30일 오전 9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는 '미·중 관계의 미래를 묻다: 투키디데스의 함정과 한반도의 운명(Destined for War?: The Future of US-China Relations and its Implications for the Korean Peninsula)'을 주제로 제주평화연구원 주관 세션이 진행됐다.

이 세션은 신흥강국의 부상이 대부분 패권전쟁으로 귀결됐다는 역사적 기록에 비춰, 세계 양대 패권으로 분류되는 미국과 중국 간 관계를 정립하고 한반도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중관계에 대한 국제적 권위자들은 중국의 부상에 따라 전개될 국제질서의 변화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좌장으로 나선 가운데, 그레이엄 엘리슨(Graham Allison) 미국 하버드대학교 석좌교수, 리자오싱(Li Zhaoxing) 전 중국 외교장관, 마틴 자크(Martin Jacques)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선임연구원이 발표자로 참석했다.

세션 주제인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급부상한 신흥 강대국이 기존의 세력 판도를 흔들어 결국 양 측의 무력충돌로 이어진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기원전 5세기 맹주였던 스파르타가 급격히 성장한 아테네에 대해 불안감을 느꼈고, 결국 아테네의 장군 '투키디데스'를 필두로 지중해 패권을 놓고 전쟁이 벌어진데서 차용된 용어다.

엘리슨 교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미국이 패권적 야욕(hegemony ambition)을 자제하고, 화해 협력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우리는 국가 간 서열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5000년의 인류 역사 상 지배세력이 외부세력에 의해 압도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16번 있었지만, 이럴 때마다 전쟁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극단적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리슨 교수는 "현재 미국의 정체성은 근 100년간 패권을 지켜왔고 모든 부분에 있어 넘버원(No.1)인 시기에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다시 비상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미국에 비춰서 얘기할 이유는 없다"며 "미국은 미국대로 위대함을 유지할 수 있고, 시진핑 주석의 꿈은 그대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입장이나 위상을 위협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리 전 장관은 "시진핑 주석이 천안문 광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말을 했다. 중국은 인민을 위주로, 인민을 위해, 인민이 원하는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핵심 멘트였다"며 "중국은 과거 서구의 침략 전쟁의 피해자였다. 중국은 민주적인 입장에서 항상 독재를 반대해 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전 장관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진 국가다. 2000년 전에도 실크로드를 개척하며 중국의 외교가가 서구와 교류를 했던 역사가 있다"며 "당시 서역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도 중국은 어떠한 침략도 하지 않았다. 우리의 우수한 문화와 도자기, 실크 등의 물품을 서역에 전달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오랜 역사를 통해 봤을때 중국은 서역을 존중해 왔고, 지금도 그렇다. 시진핑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 역시 주변 국가와 상호 간 평등하게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크 교수는 "서구의 중국사에 대한 인식 정정이 필요하다. 중국이 전형적으로 한국 등 주변국을 통치했다고 생각치 않는다. 그건 조공 체계를 잘못 읽은 것으로, 이 시기 동아시아는 500년간 전쟁이 3번 밖에 일어나지 않을 만큼 대단히 평화로운 기간이었다"며 "중국이 세계전쟁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것은 베트남을 침공했던 사례 한 번 뿐"이라고 주장했다.

자크 교수는 "우리가 감안해야 할 것은 굉장히 큰 변화가 전 세계속에서 일어남에 따라 더 위험한 시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변화보다 훨씬 큰 사례로, 우리는 더 폭 넓은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반드시 세계적인 작동방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미국이 영원한 '세계 넘버1'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 양 국의 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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