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기초단체-제2공항 정책연구 ‘관심’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예정자가 4일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예정자가 4일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기관통합형 제주 기초자치단체 모델을 제시하며 가이드라인 논란을 일으킨 양덕순 제주연구원 원장 예정자에 대해 제주도의회가 적격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4일 오후 4시30분 제409회 정례회 회기 중 회의를 속개해 양 예정자가 제주연구원을 이끌 기관장으로 적합하다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의원들은 “양 예정자는 선거공신에 대한 보은성 인사와 연구원의 정치적 중립성 우려, 폴리페서(polifessor), 기초자치단체 관련 정책 철학의 일관성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7년간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한 경험이 있고 현안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구원과 도정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적격 의견을 냈다.

1997년 설립된 제주연구원은 지역 발전과 경제 진흥, 제도개선 등 도정 운영에 필요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 정책을 제안하는 도내 유일의 핵심 정책연구기관이다.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예정자가 4일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예정자가 4일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양 예정자는 민선 8기 제주도정의 핵심 공약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정책을 구상하고 국내 최초의 기관 통합형 기초자치단체 모델 도입을 제안했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시점에는 제주대학교 교수 자격으로 기초자치단체를 폐지하는 행정체제개편 관련 연구용역 총괄 간사를 맡은 바 있다.

이날 의원들은 16년 전과 현재의 풀뿌리 민주주의와 행정체제 구조에 대한 소신을 캐물었다. 기관통합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전했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는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핵심 공약이다. 오 지사는 후보시절 기관통합형과 5~6개 기초자치단체 도입 모델에 대해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기관통합형은 현재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는 기관대립형과 달리,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 지방의원들이 기초자치단체장 자격으로 집행부 업무까지 처리하는 형태를 말한다.

4일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양덕순 제주연구원 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이 열리고 있다.
4일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양덕순 제주연구원 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이 열리고 있다.

각종 의혹에 제기에 대해 양 예정자는 기관통합형 모델 제시는 학자적 견해일 뿐이라며 오 지사의 사전 개입설을 경계했다. 이와 관련한 요청과 협의도 없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현재의 행정체제로는 민주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과 메가시티 추진 등 외부 흐름 속에서 정책도 시대적 변화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초자치단체 모델과 관련해 발표만 했을 뿐,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발언하면서 양용만 의원(한림읍)으로부터 책임 회피성 발언이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한권(일도1동·이도1동·건입동) 의원은 기관통합형 언급으로 제주가 다시 테스트 베드(Test Bed) 대상이 되며 재차 지역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의 뜻을 전했다.

양 예정자는 이에 “지방자치의 역할 중에 테스트배드도 포함된다. 도민 역량을 분산시키지 않기 위해 주민투표를 하자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예정자가 4일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예정자가 4일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제2공항 문제도 등장했다. 양 예정자는 그동안 주요 정책 결정과정에서 여론조사(설문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문가 영역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현길호 의원(조천읍)은 도민들의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갈리는 제2공항에 대한 제주연구원장 예정자의 찬반 의견을 요구했다.

양 예정자는 이에 고민없이 “제2공항에 대해서는 찬성쪽에 가깝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은 세계와 열린 공간으로 보기에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제2공항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선 김상협 전임 제주연구원장은 정치활동 논란 속에 민선 8기 제주도정 출범에 맞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8월부터 후임 원장 공모 절차가 이뤄졌다.

제주연구원은 도의회의 ‘적격’ 의견에 따라 6~7일 쯤 이사회를 열어 원장 선임안을 의결하기로 했다. 안건이 통과되면 이사장인 도지사가 최종 임용한다. 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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