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비상도민회의 집행부 긴급회의, "제주도 대응" 요구 공문 발송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도민경청회 자리가 결국 물리적 충돌로 번졌다. ⓒ제주의소리<br>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도민경청회 자리가 결국 물리적 충돌로 번졌다.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참여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도민경청회'와 관련, 파행 사태를 방치한 제주도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기로 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0일 오후 집행부 회의를 갖고 제주 제2공항 도민경청회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제주도 주최로 지난달 29일 서귀포시 성산읍 국민체육센터와 지난 6일 서귀포시 강정동 청소년수련관에서 진행된 제2공항 도민경청회가 찬반 갈등 속에 파행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찬반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도민경청회는 제2공항 입지 예정지인 성산읍을 비롯해 서귀포시와 제주시, 제주 서부지역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현재 경청회는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설명 이후, 찬반 양 측 대표자가 각각 의견을 피력하고 참석한 플로어에 발언권을 부여하는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대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발언 시간을 철저하게 배분하고, 플로어 발언권도 찬반 측에 번갈아가며 부여하는 식으로 진행중이다.

찬반 단체들도 이번 경청회만큼은 불필요한 충돌은 피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제주도 주재로 마련된 자리인만큼 도민들을 설득하는데 치중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상대 진영을 자극할만한 현수막이나 피켓 등도 일절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진 도민들이 마치 '세 싸움'을 하는 흐름으로 번졌고,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파행을 빚기까지 했다. 찬반 측이 서로를 자극하는 상황에서 경청회의 방식에 있어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이유다.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은 이 같은 형식의 경청회는 참여할 의미가 퇴색된다는 판단 하에 행사 보이콧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제2공항 사업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제주도에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돌발적인 상황에서 대응을 미숙하게 한 제주도에 사과를 요구하고, 관련된 룰 변경을 요구하기로 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문을 제주도에 보낼 방침이다.

비상도민회의 관계자는 "보이콧을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사실이지만, 경청회에 의미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향후 도민의견 수렴을 통해 진행될 로드맵을 제주도정에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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