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국민의힘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허용진 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 ⓒ제주의소리
7일 오후 국민의힘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허용진 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 ⓒ제주의소리

국민의힘 제주시갑 선거구 단수공천 방침에 반발해 탈당한 허용진 전 제주도당 위원장이 무소속 서귀포시 선거구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허 전 위원장은 7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탈당의 변을 밝혔다.

허 전 위원장은 급작스럽게 발표된 제주시갑 공천이 탈당의 주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단독 후보로 면접을 마친 김영진 전 당협위원장의 후보 선출을 20여일간 보류하다 뒤늦게 고광철 국회의원 보좌관을 우선추천(전약공천) 했다.

이를 두고 허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함께 의기투합해 제주도당을 위해, 보수의 승리를 위해 활동하던 당협위원장이 총선 후보로 신청했으나 납득할만한 설명 없이 제주도 당원들에게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총선 경쟁력이 있다고 믿기 어려운 사람을 전략 공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어도 단수 후보로 면접까지 마친 직전 당협위원장이 있는 상태에서 전략공천을 하려면 사전에 해당 위원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정을 설명해야 할 정치적 의무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아무런 설명 없이 전략 공천이 이뤄지고, 도당위원장이 언론 등을 통해 그 사실을 인지해야 하는 비정한 현실이 너무나 아팠다"고 토로했다.

허 전 위원장은 "중앙당은 제주가 험지이고, 지역구가 3석이라 덜 중요한 지역이라는 이유로 제주도당을 버리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도 들고, 이런 상황에 처해 저의 능력으로는 총선 과정에서 승리를 이루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제주도당 발전의 희망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탈당의 변을 밝힌 직후 진행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서귀포시 출신인 허 전 위원장은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상황이 전환된만큼 국민의힘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선택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 전 위원장은 "탈당의 이유가 무소속 출마에 있지는 않다. 당원들을 대신해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서도 "다만, 탈당 이후에는 서귀포시 선거구에 허용진만큼 경쟁력이 있는 보수 후보가 없다는 당원과 유권자들의 의견을 꾸준히 전해듣고 있다"고 했다.

허 전 위원장은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자칫 사적 감정으로 출마해 선거를 훼방놓는다는 오해를 받지 않는 상황이 되고, 제가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와 겨뤄서 이길만한 상황이 된다고 판단이 설 때 결심하고 따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보다 명확한 입장을 전해달라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허 전 위원장은 "유권자의 뜻을 수렴해야 판단이 설 것"이라며 "출마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고 피력했다.

국민의힘 서귀포시 선거구 후보로 확정된 고기철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며 "경쟁력이 보다 뛰어나고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후보가 나서면 표는 한 곳으로 모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