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성산읍 신산리 마을회관 삼삼오오 집결 "일언반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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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신산리사무소에서 주민 현경숙씨(왼쪽)과 강원보씨가 제2공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들 뒤로 TV에서 신산리가 제2공항 예정지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제주의소리

국토교통부가 10일 오전 10시 제주 공항 인프라확충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를 통해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에 제2공항을 짓는 것으로 결론을 낸 데 대해 해당 마을 주민들은 썩 개운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찬반을 떠나 사전설명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이날 신산리가 제2공항 예정지로 낙점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공식 발표 1시간 전 쯤 언론 보도를 통해서다.

후보지 4곳 중 한 곳으로 이미 거론이 된 바 있으나, 당국으로부터 소통의 노력이 없었다는 게 이날 리사무소에 삼삼오오 모여있던 주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게다가 대규모 개발사업인 만큼 우려를 제기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이날 리사무소에서 만난 강원보(52)씨는 “소통이 전혀 없었다”며 “이런 식의 국책사업 진행이라면 강정 꼴이 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무조건 반대를 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기본계획 등에 대한 정보가 주민들이 전무한 상태”라며 “아무런 문제없이 평화롭게 지내던 마을에 공항이 들어섬으로 인해 자칫 갈등이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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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신산리사무소의 모습. ⓒ제주의소리

청년회장 한진규(45)씨는 “당황스럽다.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불투명하게 된 셈”이라며 “최소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정지 주민들에게는 설명을 해줘야 했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조영우(47)씨도 “후보지로 지정되고 최종 예정지로 확정될 때까지, 오늘 아침에 방송을 통해 사실이 흘러나올 때까지 마을 주민들에게 그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전 주민자치위원장 현경숙(60)씨는 “아침에 언론보도를 보고야 알았다. 사전에 행정에서는 이와 관련된 어떤 설명도 없었다”며 “후보지로 선정된 후 지금까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거나 의견을 묻는 등의 절차가 전무했다. 사전에 갈등요인을 없애려는 노력이 없었던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직접 성산읍사무소를 찾아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현장 특별취재팀 = 문준영, 이동건 기자, 박재홍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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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신산리사무소에 모인 주민들이 TV를 통해 제주 공항 인프라확충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발표를 듣고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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