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촉발된 ‘김포공항 통폐합-제주 해저터널 건설’ 논란이 전국 이슈로 부각되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사전논의가 없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28일 오후 2시30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오영훈 도지사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관광 말살 정책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며 반격에 나섰다.

현장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와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 도당 상임선대위원장인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 등 도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국민의힘 여론전에 대응했다.

송 위원장은 “해저터널과 김포공항은 대선에서 당차원의 검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당시 시기상조이고 공론화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폐기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발언이 왜 나왔는지 진의는 알 수 없다. 이는 중앙당 당론도 아니고 더더욱 제주도당 입장은 아니다. 단순히 후보 차원에서 언급한 내용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위 의원은 “해저터널은 우리와 상의를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우리의 반대 입장은 확고하다”며 “다만 이를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향해서는 “나이는 젊고 청춘인데 하는 행동은 낡은 정치인의 권모술수”라며 “프레임 씌우기로 이득을 보려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별 담화문을 발표한 오 후보 역시 김포공항 이전과 해저터널 건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도내 현안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결정한다며 도민들의 자기결정권을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 비서실장 시절에도 해저터널에 반대 입장을 전했다. 이 사업 자체는 제주도의 반대가 있다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준석 당대표가 제주관광 말살을 주장하고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는 한술 더 떠 제주경제 파탄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역공에 나섰다.

오 후보는 “악의적 갈등 조장 프레임 씌우기는 없어져야 할 정치적 병폐이자 나쁜 정치 모략이고 잘못된 선동”이라며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도민들이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현안은 제주의 이익과 도민의 자기결정권에 부합하는지가 최우선돼야 한다”며 “지금 제주에 필요한 것은 갈등 조장이 아니라 갈등 회복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이재명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앞선 27일 경인아라뱃길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포공항을 인천공항과 통폐합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김포공항이 사라지면 국내선이 축소돼 제주노선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진다. 제주~김포 노선은 하루 평균 200편 이상의 항공기가 운행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붐비는 노선에 해당한다.

국내선이 축소되면 도민은 물론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에 송 후보가 전남 해남과 제주를 잇는 해저터널을 대안으로 언급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 시절인 올해 1월 해저터널을 뚫어 서울과 제주에 고속철도를 두겠다고 공약했지만 제주에서 부정적 여론이 일자, 2월 대선 공약에서 공식적으로 제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오늘(28일) 오후 6시30분 제주국제공항을 방문해 김포공항 이전과 해저터널 건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