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31일 기자회견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31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4.3 왜곡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제주의소리​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31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4.3 왜곡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제주의소리​

최근 극우 세력의 4.3 흔들기가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희생자 유족들이 울분을 토하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31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극우단체의 만행을 더 이상 두고 볼수 없으며 ‘그들의 폭력에는 폭력으로, 주장에는 주장으로 답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우리공화당과 자유당, 자유민주당, 자유통일당, 자유논객연합 등은 지난 21일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해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는 현수막 80개를 제주도 전역에 내걸었다.

또 4.3 당시 민간인 학살을 주도했던 서북청년단을 계승한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는 4.3 희생자 추념식 당일 제주에서 집회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정권이 바뀌자마자 벌어지기 시작하는 극우세력들의 망동에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4.3이 중앙남로당이나 김일성의 지시가 아니라는 진실은 정부나 학계에서도 이미 인정한 지 오래됐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기 태영호 국회의원의 망언을 새로운 진실인양 떠받드는 극우단체는 지구촌에 살고 있는 외계인들인가”라며 “제주도 어느 지역을 가서 4.3을 경험한 삼촌들에게 물어보라. 서북청년단, 서청이 어떤 자들이었는지, 어떤 짓을 벌였는지”라고 울분을 토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31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4.3 왜곡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제주의소리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31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4.3 왜곡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제주의소리

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4.3 당시 서북청년단이 저질렀던 만행을 낱낱이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서북청년회 제주도본부가 1947년 11월 2일 제주극장에서 결성된 이후 제주도 서청은 4.3이 끝날 때까지 차마 인간이랄 수 없는 온갖 잔혹한 짓을 민간단체원으로, 또는 경찰복이나 군복을 입고 자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양지서주임 서청경찰 정용철은 입버릇처럼 ‘하루에 한 명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밥맛이 나지 않는다’고 뇌까렸다. 그는 1949년 2월24일 산으로 피신한 남편을 찾아내라며 임신한 젊은 여자를 잡아다 지서에서 총구를 불에 달구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행동을 했다 한다”고 쏘아붙였다.

또 “외도지서 서청경찰 이윤도는 주민들을 무차별하게 칼로 찔러 죽여 주민들을 악몽에 떨게했다. 함덕국민학교에는 별칭이 서북대대인 2연대, 3연대가 주둔했다. 이 서북대대는 1948년 12월29일 9연대와 교체해 이곳에 주둔한 이후 다음해 8월 본토로 철수할 때까지 1949년 1월17일 300명 이상의 북촌주민을 학살하는 북촌리 대학살사건을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성산동국민학교에는 서청특별중대가 1948년 11월께부터 3개월 여 주둔했는데 이들 서청은 학교 운동장 옆 감저창고에 붙잡아온 관내 주민들을 수감하고 고문·취조한 후 터진목으로 끌고가 212명을 학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날을 세웠다.

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4.3에 대한 평가는 정권의 향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한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가 그 답”이라고 강조했다.

또 “역사를 왜곡하고 4.3을 폄훼하는 극우단체의 만행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4.3평화공원 앞 집회를 신고한 극우세력에 대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 대응할 것을 결의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회는 제주4.3사건의 진상조사 결과를 부인 또는 왜곡하거나 4.3희생자, 유족 또는 유족회 등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강력히 처벌할 수 있도록 4.3특별법을 조속히 개정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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