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전기차엑스포] 국내 최초 양문형 버스-교통약자 배려 마을버스 전시 눈길

기후위기 최전선이라고 불리는 제주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버스를 대체하는 동시에 대중교통 문제까지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전기버스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중앙버스차로제(BRT) 사업의 단점을 보완할 ‘양문형’ 전기버스와 교통약자가 마을 곳곳을 편하게 누빌 수 있게 돕는 ‘중형 저상’ 전기버스가 주인공이다. 

지난 2일부터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중문관광단지 일원에서 개최 중인 ‘제10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는 전시 중인 전기버스들이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제10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전시된 국내 최초 양문형 전기버스. (주)우진산전이 제작한 해당 버스는 버스중앙차로제(BRT) 사업에 적용할 수 있어 주목된다. 기존처럼 일반 정류장에서는 오른쪽, BRT 정류장에서는 왼쪽 출입문을 이용하면 된다. ⓒ제주의소리
제10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전시된 국내 최초 양문형 전기버스. (주)우진산전이 제작한 해당 버스는 버스중앙차로제(BRT) 사업에 적용할 수 있어 주목된다. 기존처럼 일반 정류장에서는 오른쪽, BRT 정류장에서는 왼쪽 출입문을 이용하면 된다. ⓒ제주의소리

# BRT 단점 보완할 국내 최초 ‘양문형’ 전기버스

제주도는 기존 가로변 버스차로제로 운영 중인 도로를 BRT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로수 훼손과 보행로 축소라는 암초를 만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로 가운데 2개의 정류장을 설치하기 위해 가로수를 뽑고 양쪽 보행로 폭을 줄이는 계획이 공개된 이후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시점에서 가로수 제거공사가 즉각 진행되면서다.

기존 도로의 양 끝 차선을 이용토록 하는 가로변 버스차로제와 달리 BRT는 도로 가운데 승객이 타고 내릴 버스정류장을 설치해야 해 가로수를 없애고 보행로 폭을 좁힐 수밖에 없다. 제주시청부터 아라동까지 이어지는 BRT 노선이 대표적인 사례다. 

관련해 가로수를 뽑거나 보행로를 좁히지 않고 BRT 사업을 추진할 방안으로 지하철처럼 양쪽 출입문으로 타고 내리는 ‘양문형’ 버스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버스를 양쪽으로 타고 내릴 수 있게 된다면 도로 가운데 버스정류장은 상하 노선이 공유할 정류장 1개만 있어도 된다. 기존처럼 일반 정류장에서는 오른쪽, BRT 정류장에서는 왼쪽 출입문을 이용하면 된다. 

관련해 국내 전기버스 생산 분야 강자로 주목받는 ㈜우진산전은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국내 최초 ‘양문형 전기버스’를 공개했다. 고효율 배터리를 탑재, 300km 이상 주행 가능하다.

정진홍 ㈜우진산전 남부권역 본부장은 “제주도 정책에 맞춰 올해 1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생산에 성공, 이번 전시회에 맞춰 공개하게 됐다”면서 “양문형 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하중 분산이나 각종 배선, 유압 라인 등 고려할 부분이 많아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문형 전기버스는 제주도가 추진하는 대중교통 체계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존 도로 가운데 정류장 2개를 신설하게 되면 확보해야 할 도로 폭이 넓지만, 양문형 버스가 다닐 정류장 1개만 설치할 경우 그보다 적어도 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또 “확보해야 하는 도로 폭이 줄어들면서 기존 도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보행로 축소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며 “지하철처럼 정류장에 따라 출입문이 바뀌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 지자체도 관심은 있었지만, 실제로 정책에 맞춰 시범 제작한 것은 제주도가 처음”이라며 “회사도 제주도 환경에 맞는 버스를 만들기 위해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제작, 염분 부식에 대비했다. 모든 제작은 국내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국내 전기버스 생산 분야 강자로 주목받는 ㈜우진산전은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국내 최초 ‘양문형 전기버스’를 공개했다. 이 버스는 고효율 배터리를 탑재, 약 3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사양을 갖췄다. ⓒ제주의소리
국내 전기버스 생산 분야 강자로 주목받는 ㈜우진산전은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국내 최초 ‘양문형 전기버스’를 공개했다. 이 버스는 고효율 배터리를 탑재, 약 3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사양을 갖췄다. ⓒ제주의소리
리텍(RETECH) 주식회사는 이번 엑스포에서 도민 누구나 제약 없이 탑승할 수 있는 교통약자 배려 중형 저상 전기버스를 공개했다. 튀르키예에서 제작된 이 버스는 한번 충전으로 200km 이상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사양을 갖췄다. ⓒ제주의소리
리텍(RETECH) 주식회사는 이번 엑스포에서 도민 누구나 제약 없이 탑승할 수 있는 교통약자 배려 중형 저상 전기버스를 공개했다. 튀르키예에서 제작된 이 버스는 한번 충전으로 200km 이상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사양을 갖췄다. ⓒ제주의소리

# 휠체어-유아차 등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하는 ‘마을버스’

리텍(RETECH) 주식회사는 이번 엑스포에서 도민 누구나 제약 없이 탑승할 수 있는 교통약자 배려 중형 저상 전기버스를 공개했다. 튀르키예에서 제작된 이 버스는 한번 충전으로 200km 이상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사양을 갖췄다. 

주목할만한 것은 대형버스와 달리 기존 마을버스에는 없던 교통약자 이동권을 보장하는 구조와 시설이 갖춰진 친환경 이동수단이라는 점이다.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이 적용됐으며, 튀르키예에서는 이미 상용화가 이뤄졌다.

국내 최대 특장차 제조기업이자 튀르키예 버스 제조업체인 오토카르(Otokar)사의 공식 수입판매사인 리텍은 이번 엑스포를 위해 한국형 7m급 전기 저상버스를 국내에 들여와 첫선을 보였다. 

해당 버스는 휠체어와 유아차를 동반한 교통약자 승객이 쉽게 타고내릴 수 있도록 차체 높낮이를 조절하는 서스펜션과 자체 발판을 갖추고 있다. 입석을 포함해 최대 32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유럽 기준을 만족할 만큼 안정성 평가도 확보했다.

해당 버스가 제주도에 투입될 경우 간선과 지선을 이어주며 상대적 대중교통 소외지역 도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마을버스가 교통약자의 이동권까지 보장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더불어 전기버스 특성상 연료비 절감과 환경오염물질 배출 감소 등 효과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텍 e-모빌리티 사업부 박용현 선임은 “지선과 간선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게 될 이 버스는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소외지역 도민들과 교통약자를 배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전기버스면서 교통약자 배려 시설이 갖춰진 마을버스는 지금까지 국내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약자나 유아차를 동반한 승객,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며 “또 내부 좌석 구조를 언제든 개조할 수 있어 어린이 통학용 차량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자체 발판이 내장돼 교통약자 승객들이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으며, 에어서스펜션이 달려있어 승하차 지점에 맞춰 버스 기울기를 조절, 높낮이를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엑스포가 끝나는 대로 국토부 인증 등 국내에서 운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에서 공식 판매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이야기는 오가고 있지 않지만, 제주도가 도입을 추진한다면 정책에 맞춰 공급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제10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는 전기버스뿐만 아니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제설장비 및 다목적 도로관리차량, 친환경 노면청소차 등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전기선박관에서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빈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이 친환경 선박 모형을 전시,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춰 세우고 있다. 

중형 저상 전기버스 내부 모습. 기존 마을버스에는 없었던 휠체어와 유아차를 고정할 수 있는 장치와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제주의소리
중형 저상 전기버스 내부 모습. 기존 마을버스에는 없었던 휠체어와 유아차를 고정할 수 있는 장치와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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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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