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제주 동쪽해상 빠르게 북상...소방 피해 신고만 240여건 접수

22일 제17호 태풍 '타파'가 제주를 덮친 가운데, 서귀포시 서귀동의 한 식당 지붕이 바람에 뜯겼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7호 태풍 '타파(TAPAH)'가 제주를 할퀴고 지나가면서 곳곳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태풍 타파는 서귀포 남동쪽 약 110km 부근 해상을 시속 35km의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태풍의 북상 속도가 빨라 오후 5시 현재 제주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분위기지만, 이날 밤까지는 많은 비가 내리는 등 직간접적인 영향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중심기압 970hPa, 최대풍속 초속 35m의, 강풍반경 350km인 태풍 타파는 강도 '강'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태풍 타파는 오늘 오후 9시께는 부산 남쪽 약 80km 부근 해상을 거쳐 23일 오전 3시께는 독도 남남서쪽 약 120km까지 북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제17호 태풍 '타파'가 제주를 덮친 가운데, 제주시 평화로 인근 갓길에서 SUV차량이 폭우에 잠겨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22일 제17호 태풍 '타파'가 제주를 덮친 가운데, 제주시 노형동 도로의 갓길에 빗물이 넘치고 있다. ⓒ제주의소리<br><br>출처 : 제주의소리(http://www.jejusori.net)<br>
22일 제17호 태풍 '타파'가 제주를 덮친 가운데, 제주시 노형동 도로의 갓길에 빗물이 넘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17호 태풍 '타파'가 덮친 제주지역에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제주시 화북동 삼화LH단지 내 신호등이 꺾여 안전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공=제주소방안전본부]

제주에는 기록적인 폭우와 강풍 피해가 발생했다.

20일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한라산 어리목에는 686.5mm, 윗세오름 624mm, 성판악 513.5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중산간 외에도 제주시 338mm, 표선면 299mm, 애월읍 245.5mm, 구좌읍 213mm, 성산읍 213.5mm, 서귀포 136.2mm의 누적강수량을 기록했다. 

주요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은 지귀도 40.6m/s, 태풍센터 31.6m/s, 윗세오름 31.0m/s, 성산 30.4m/s, 구좌 28.3m/s, 제주공항 25.5m/s 등을 기록했다.

이날 저녁까지 비 날씨가 이어지고, 아직 접수되지 않은 신고가 추가로 확인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제17호 태풍 '타파'가 덮친 제주지역에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시 건입동의 전신주가 기운 현장. [사진제공=제주소방안전본부]
22일 제17호 태풍 '타파'가 덮친 제주지역에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상창교차로의 신호등이 부러져 도로를 덮쳤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제주가 태풍 '타파'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22일 도내 대부분 하천에 폭우로 인해 무섭게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다. 산록남로 제9산록교 아래로 집어삼킬듯한 물줄기가 폭포를 만들어냈다. 이번 태풍으로 제주에 많은 곳은 700mm가 넘는 비가 예보됐다. ⓒ제주의소리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접수된 신고는 총 242건이다. 태풍이 초근접한 오후 2~4시 사이에 피해신고가 급증했다.

주택의 처마·유리창이 떨어져나가거나 건물 간판이 뜯기는 등 사유시설의 피해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가로수가 꺾여 도로를 덮치거나 도로가 잠기는 등 공공시설의 피해도 집계중에 있다.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21일 밤 11시23분께는 화북동 삼화단지 LH아파트 입구 사거리에서는 신호등이 꺾여 도로를 덮쳤고, 22일 새벽 5시40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에서는 도로의 전신주가 끊기며 스파크가 발생했다. 

오전 8시47분께는 건입동의 전신주가 크게 기울어 소방당국과 한국전력 제주지사의 합동 조치가 이뤄졌다. 서귀포시 법환동 서귀포월드컵경기장 맞은편에 설치된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외벽이 뜯겨나갔다.

오후 2시께는 서귀포시 강정동과 표선면 등에서 옥상의 물건이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아라동에서는 철재대문이 쓰러지고, 동홍동 학생문화원 인근에서는 공사장 펜스가 날아다니기도 했다. 

오후 2시 20분께는 평화로 옆 갓길을 달리던 SUV차량이 완전히 침수됐다. 운전자들은 다행히 자력으로 탈출했지만, 119의 배수작업이 이뤄진 후에야 차량을 빼낼 수 있었다.

제주가 태풍 '타파'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22일 지붕과 문짝이 뜯겨나간 제주시 우도면 해안가의 가건물.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22일 제17호 태풍 '타파'가 덮친 제주지역에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제주시 삼양동의 전선주에서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22일 제17호 태풍 '타파'가 덮친 제주지역에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이도동 상가의 떨어져나간 간판 정비 현장. [사진제공=제주소방안전본부]

출처 : 제주의소리(http://www.jejusori.net)

제주를 기점으로 하는 하늘길과 바닷길은 아직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태풍경보와 윈드시어 특보 등이 발효된 제주국제공항에는 이날 총 478편 중 400여편 이상이 결항됐다. 여객선 8개 항로도 전면 통제됐다.

태풍이 부산 방면으로 이동함에 따라 제주-김해 노선은 전면 결항될 예정이지만, 제주-김포 노선은 늦은 밤부터 부분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에는 어제부터 6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린 곳이 있는 가운데, 오늘 밤까지 20~60mm의 비가 추가로 예상되면서 총 누적강수량이 700mm 이상 나타나는 곳도 있겠으니 산사태나 저지대 침수, 하천 범람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겠다"고 당부했다.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하면서 22일 제주공항 항공기 300여편이 결항됐다. 이날 오전 공항 대합실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후들어 운항 재개를 기대하는 승객들이 서서히 몰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하면서 22일 제주공항 항공기 300여편이 결항됐다. 이날 오전 공항 대합실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후들어 운항 재개를 기대하는 승객들이 서서히 몰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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