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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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이 최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제주 제2공항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농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성산읍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 서귀포시 여성농민회 성산읍지회,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 대책위원회 등은 13일 성명을 내고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도민 결정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주장했다. 

위 의원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제2공항에 대해 군사공항 활용 배제, 도민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 등이 전제된다면 찬성한다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들 단체는 “위 의원은 제2공항 추진 반대 여론이 높았던 도민 결정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2021년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 컨소시엄이 도민 각 2000명씩, 총 400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갤럽,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실시한 도민 여론조사에서는 제2공항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1.1%로, 찬성 43.8%에 오차범위를 벗어나 7.3%p 높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반대 47.0%, 찬성 44.1%로 반대 의견이 2.9%p 높았다. 

참고용으로 진행된 성산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엠브레인퍼블릭의 조사에서는 찬성이 65.6%에 반대 33.0%, 한국갤럽 조사는 찬성 64.9%, 반대 31.4%로 각각 집계됐다.

이들 단체는 “위 의원의 조건부 찬성 입장은 도민 결정을 잊고 2024년 총선을 염두에 둔 서귀포시민 표심잡기를 위한 행보”라면서 “위 의원은 2021년 도민공론화 과정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제2공항은 이미 2021년 2월 추진 반대로 결정됐다. 이를 기억한다면 지금부터 위 의원은 제2공항 추진 반대로 결정된 도민 결정을 수렴하고 제2공항 추진을 전면 백지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5일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무시한 채 마치 비밀군사작전을 펼치듯 기습적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제출한 국토부의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 의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에 대한 공개검증의 장에 국토부가 당장 나서도록 촉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2024년 총선에서 다시 대한민국 국회의원 뱃지를 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농 제주도연맹 역시 성명을 통해 “8년여의 기나긴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그 싸움의 신호탄을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위 의원이 쏘아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어떻게 도민 뜻을 역행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2021년 정당한 절차로 진행된 도민여론조사 결과는 반대였다”며 “도민이 결정한 사항이고 국토부는 이에 따라 제2공항 건설을 백지화하는 게 절차적 정당성”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회 농해수위 활동도 한 위 의원은 과연 제2공항 건설로 인한 농민 피해는 생각해 보았는가”라고 되물으며 “지금까지 이 긴 8년 동안의 싸움에 제주도 국회의원 단 한 명도 제2공항으로 인한 농민 피해를 얘기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 예정지에는 농민들이 삶을 영위하는 농지가 50만 평가량 포함됐다. 농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기본이 농지인데 지금 제주는 농지를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더군다나 공항 건설 이야기 때문에 농지는 이미 투기 세력에게 거의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전농 제주도연맹은 “우리 농민들은 그 투기세력의 농지를 울며 겨자 먹기로 지켜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제2공항 건설은 농민 말살이며 농업 포기이고 농촌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어 “위 의원은 제2공항 문제는 조속히 해결되는 게 맞다며 전제로 도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이미 2021년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로 해결됐어야 했고 그것이 도민적 합의였다. 지금 위 의원의 언행은 차기 총선을 위해 상황을 이용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등 2개 여론조사 기관이 제2공항 건설 찬·반 의견 등을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국갤럽은 만 19세 이상 남녀 도민 2019명(표본오차 ±2.2%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4명(표본오차 ±4.4%, 신뢰수준 95%)을 대상으로, 엠브레인퍼블릭은 도민 2000명(표본오차 ±2.19%,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0명(표본오차 ±4.38%, 신뢰수준 95%)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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