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제22대 총선 관전 포인트]
③서귀포시-더불어민주당 ‘철옹성’ 공략 나선 국민의힘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 50%가 넘는 득표율을 차지하며 위세를 떨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의 3선이냐, 24년째 자리를 내주지 않은 난공불락 철옹성을 국민의힘이 탈환, 새 깃발을 세우느냐.

거대 양당의 정면승부가 예상되는 서귀포시 선거구가 전면전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귀포시는 현역의 3선 도전과 각축을 벌이는 국민의힘 경선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선거구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고진부 의원이 당선된 이후 24년째 보수 정당에 자리를 내준 적 없다. 

2004년 제17대 총선부터는 故김재윤 의원이 당선돼 내리 3선을 지냈으며, 2016년 제20대 총선부터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8년 동안 의원 생활을 지낸 뒤 3선에 도전하고 있다.

위성곤 의원이 3선 도전에 성공할 경우 ‘민주당 7연속 승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번엔 다르다며 제2공항 찬성 여론을 앞세워 탈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이경용 전 제주도의원, 정은석 전 윤석열 대통령 후보 특별보좌관의 경선 3파전으로 본선에 나설 장수(將帥)를 가린다. 그러나 연이은 패배로 전략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도 떠돈다.

# “지키느냐 깨부수냐” 굳건한 24년 ‘철옹성’ 민주당 아성 이번엔?

지난 6일 공개된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언론 4사 합동 여론조사 결과 국회의원 후보 선호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예비후보가 37%로 선두를 달렸다. 

국민의힘 고기철, 이경용 예비후보도 각각 20%를 기록하며 추격 중인 가운데 위성곤 예비후보와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는 격차를 줄이며 각축전 양상을 나타냈다. 

위성곤 vs 고기철의 경우 43% 대 34%로 위성곤 예비후보가 9%p 차이로 앞섰다. 위성곤 vs 이경용 대결에서는 41% 대 34%로 7%p 차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오차범위 ‘±4.0%p’, 즉 최대 8%p 차이가 오차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9%p 차이 고기철이나 7%p 차이 이경용을 상대하는 위성곤 입장에서는 힘든 싸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 제20대, 제21대 총선에서 위성곤 예비후보는 각각 53.5%, 55.4%를 기록하며 서귀포시 유권자 절반 이상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제22대 총선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24년 민주당 독식’을 강조하거나 ‘제2공항’ 현안을 무기로 위성곤 예비후보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 국민의힘 ‘고기철 vs 이경용’ 본선행 열차표 누가 거머쥐나?

서귀포시는 본선 만큼이나 경선이 뜨거운 곳 중 하나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고기철, 이경용, 정은석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설 연휴 바로 다음 날인 13일 공천 면접을 진행한다.

[제주의소리] 등 언론 4사 여론조사 국회의원 후보 선호도 결과 고기철-이경용 예비후보는 각각 20%로 동률을 기록했다.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면서 각 캠프는 당내 지지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 추석쯤부터 진행된 언론사별 여론조사에서 고기철-이경용 예비후보는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여왔다. 이번 설을 맞아 이뤄진 언론사 의뢰 여론조사에서도 두 예비후보는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언론 4사 합동 여론조사에서도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본선행 열차표를 누가 거머쥘 것인지가 최대 화두다. 그러나 물밑에서 국민의힘이 서귀포시 선거구를 전략공천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면서 긴장감도 맴돌고 있다. 24년간 민주당에 연달아 패배한 탓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여론조사와 도덕성, 당 기여도, 면접심사 결과를 토대로 추천과 경선지역을 나눈다.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서귀포시의 경우 ‘단수추천’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재보궐을 포함한 최근 국회의원 선거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으로 ‘우선추천(전략공천)’ 기준에 포함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이경용 예비후보는 전략공천설은 헛소문이라며 “당원과 시민의 선택권을 보장하라”며 경선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 위성곤-고기철-이경용 지역별 지지도는?

언론 4사 여론조사 국회의원 후보 선호도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여야 후보 지지도는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고기철 예비후보와 이경용 예비후보를 하나의 ‘여권’으로 보고 둘의 선호도를 합쳐보면 여당은 1곳, 야당인 민주당도 1곳에서 우위를 점한다.

위성곤 예비후보의 경우 △서홍동 △송산동 △영천동 △정방동 △중앙동 △천지동 △효돈동이 묶인 ‘1지역’에서 여당을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위성곤은 44%, 고기철+이경용은 34%다.

그러나 △대륜동 △대천동 △동홍동 △예래동 △중문동으로 구성된 ‘2지역’에서는 각각 35% 대 46%로 고기철+이경용이 우세했다. △대정읍 △안덕면 ‘3지역’, △남원읍 △성산읍 △표선면 ‘4지역’은 오차범위 내다. 

양자 가상 대결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이 나왔다. 위성곤과 고기철 간 대결에서 위성곤은 1지역과 3지역에서 우위를 점했다. 2지역과 4지역은 우열이 가려지지 않았다. 

위성곤은 이경용과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열세가 없었다. 1지역과 4지역은 위성곤 우세, 나머지는 오차범위 내 박빙이다. 

특히 제2공항 현안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남원·성산·표선 지역에서 위성곤 예비후보(43%)가 이경용 예비후보(31%)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 눈에 띈다. 

위성곤 예비후보가 출마 기자회견 당시 ‘제2공항 추진’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지금까지 제2공항을 강하게 밀어붙인 건 여당인 국민의힘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에서 위성곤 예비후보는 고기철 예비후보와의 대결에서도 각각 40%, 38%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뤘다. 제20~21대 총선에서 남원읍은 ‘민주당’, 성산읍-표선면은 ‘국민의힘’ 후보를 더 지지한 바 있다.

# 국힘-민주당 지지 역대 추이 변화 ‘반반→민주당→?’

과거 제20대와 제21대 총선을 살펴보면, 제20대 총선에서는 1~2지역은 민주당이 우세했고, 3~4지역은 새누리당이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제21대 총선에서는 1~4지역 모두 민주당이 앞섰다. 

서귀포시 유권자들은 박근혜가 대통령이었던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보수 정당에 힘을 실어줬다.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3만276표, 더불어민주당은 2만3417표를 얻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 치러진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했다.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3만1586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2만7362표를 받았다. 

이번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여당인 국민의힘 39%, 더불어민주당 36%로 오차범위 내 박빙이었다.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이나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견제론’도 각각 44% 대 43%로 비슷했다.

기사에 인용된 언론 4사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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