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분석하자면, 오영훈 제주도정이 애창해온 ‘도민의 자기결정권’은 개인의 헌법상 권리인 자기결정권의 확장판이다. 국가권력의 간섭을 배제하되 그 범위를 사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영역으로 넓힌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제주도의 미래를 도민 스스로 일궈가겠다는 주체적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최초의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에 딱 맞는 구호가 아닐 수 없다. 뭔가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읊는 순간 모종의 전율을 느끼기도 한다. 설사 정치적 수사일지라도 그 자체를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래야 한다는 구호이지 않은가. 물론 실천적 노력이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뜬금없다.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 말이다. 갑작스럽고도 생뚱맞다. 어려운 형편의 미래 세대에게 배움을 독려하겠다는 취지를 지적하는 게 아니다. 양국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장학금을 만들겠다는 발상이 뜬금포다. 사회생활의 전부나 다름없는 시간을 월급쟁이 검사로 살아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정치사상가인 맹자(孟子)가 남긴 말이다. 지금 볼 때 그 말이 갖는 의미가 그리 놀랍거나 새삼스럽지 않다. 하지만 맹자가 그 말을 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2000년도 전인 중국 전국시대다. 왕이라는 절대 권력이 있고 신분제가 사람을 옭아매던 시절이다.그런 그 때 그는 백성이 군주보다 귀하다고 했다. 나아가 왕이 누리는 권력은 백성을 위해 일하도록 준 것이며 부당한 권력을 휘두르는 군주에는 저항하고 바꿔야 한다고 했다. 시대를 뛰어넘는 진보적 주장이다.
“절대로 한양의 사대문 안을 떠나지 말라”다산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두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 이렇게 당부했다고 한다. 누구보다 청렴했던 그가 자녀에게 ‘핫 플레이스’를 고수하라는, 일종의 재테크 비법을 일러줬을리는 만무하다. 서학(천주교)을 믿었다는 이유로 집안이 풍비박산날 위기에 처했던 다산이 가장 크게 걱정했던 건 폐족(廢族)이었다. 대 유학자인들 별 수 있었겠는가. 폐족을 면할 길은 두 아들의 면학정진 밖에 없었다.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들, 이른바 하피첩(霞帔帖)에는 근면과 수양, 학문을 독려하는 내용이 가득했다. 이런 대목도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 여러 번 경험하건대, 깃털처럼 가벼운 것이 정치인의 입이다. 눈앞에 닥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문제로, 국민은 또 한 번 정치인들의 가벼운 입에 분을 삭인다. 정치가 실종되고 정쟁에 익숙한 우리 국회의 여·야 현실에서 단일대오한 ‘여야 합
최근 초지조성을 이유로 곶자왈을 비롯한 임야를 갈아엎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축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초지법이 법률 근거가 되고 있다.지난 4월 열린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한경면 저지리에서 발생한 대규모 초지조성과 이로 인한 곶자왈 훼손 문제가 제기됐다. 도정 질문에서 고의숙 의원은 26만여㎡에 이르는 곶자왈이 최근 수년 사이 초지조성을 이유로 사라진 사실을 지적하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고 의원이 지적한 곶자왈 지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개가시나무를 포함해 다양한 동식물 서식지로 생태계 보전등급 1,2등급이 대부분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풀어야 할 현안들이 많은 편이지만 그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환경문제이다. 이는 최근 뜨거운 난제인 제2공항건설, 동부하수처리장증설, 송악산일대사유지매입, 제주동물테마파크사업, 오등봉도시공원아파트건설, 탐라해상풍력단지확장, 후쿠시마핵오염수
4월이 벌써 저문다. 눈부시게 아름다워야 할 제주의 사월을 어지럽힌 건 황사나 미세먼지만이 아니다. 김재원과 태영호, 그리고 서북청년단…. 슬픔을 아름다움으로, 분노를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켜야 할 제주의 사월을 오염시킨 부끄러운 이름들이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 뒤편엔 민초들을 피로 물들였던 슬픈 역사가 우겨 넣어져 있다. 전체 제주도민 최소 10%가 희생된,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가장 인명 피해가 컸던 4·3이다. 국가의 폭력으로 자행한 양민학살의 역사다. ‘악의와 무지’는 역사를 대할 때 철저히 배격해야 할 태도다
태우지 못한 제주들불축제를 알리는 파란 색 글자가 새별 오름에 오래 남아있다. 아마 마지막 들불축제 이름으로 기억될 듯하다.1997년 정월대보름들불축제로 시작한 제주들불축제는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축제로 이름을 날렸다.첫 정월대보름들불축제를 기억한다. 오름 곳곳에서 활활 타오르는 강렬한 불길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었다. 마을마다 깃발을 들고 행사장을 찾았고 점차 관광객들에게도 알려져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 우수 축제라는 평가도 받았다.그랬던 축제가 달라진 환경속에서 존폐를 고민하고 있다. 여러 움직임을 보니 축제는 끝났다고 말하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지난 4.3추모일, 75년 전 제주를 피바람과 울부짖음으로 물들였던 서북청년단(이하 서청)의 ‘후예’를 자처한 단 3명이 도대체 무슨 심산인지 제주를 찾았다. “4.3의 역사가 왜곡됐다”고 주장하며, “오늘 무조건 이 자리에 서북청년단의 깃발을 꽂겠다”고 주장했다고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입니다. 좁은 수조에 갇혀 냉동 생선만 먹으며 휴일도 없이 일 년 내내 쇼를 해야 하는 노예제도예요. 평균수명 40년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서는 4년밖에 살지 못합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가면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가 아기돌고래들과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수족관에서 돌고래쇼를 하다가 대법원 판결에 의해 제주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들입니다. 언젠가는 꼭 보러 갈 겁니다.”모 방송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이 대사는 시청자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고, 그 이후로 대중들도 남방큰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봄이다. 보이지 않던 온갖 생명들이 쏟아져 나온다. 죽었거나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시 세상을 채운다. 자연계는 그렇게 풍성해진다.그런데 우리 사회는 온갖 상상 밖 일들이 윤석열 정부 아래 봄 바람을 타고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봄이 빚은 생동감과 풍성함이 아
“제주4.3사건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 “북한 개입설은 역사적 사실이다”,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태영호 의원의 확신에 찬 이 발언은 참으로 황망하기 짝이 없다. 역사적 사실에도 반하기 때문이며, 무지와 거짓말이 배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적인 용어를 빌린다면, 이는 무책임한 궤변이요 선동에 가깝다. 해방을 전후하여 두드러진 제주인의 특질은 독자성 혹은 자주성이며, 이 발언은 이런 제주인의 존엄과 긍지를 유린한다
서귀포시 토평 네거리를 지나다 보면 제주학의 선구자 나비박사 석주명(1908~1950) 기념비가 있다. 제주에서 석주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제주전통문화연구소가 주최한 ‘제주학 연구의 선구자 고 석주명 선생 재조명’ 학술 세미나부터였다. 이후 여러 차례의 학술 세미나와 관련 용역사업이 이뤄지면서 지금은 제주가 석주명 연구의 중심이 되고, 서귀포가 석주명 기념사업의 메카임을 자임하고 있다.석주명은 민족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던 대한제국 말기에 태어나 일제강점기에 배우고 가르치며 세계적인 나비학자가 되었고, 해방 이후
명재상(名宰相)으로 이름을 날린 황희에게도 씻을 수 없는 오점이 하나 있었다. 청렴 강직한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킨 하나의 사건에 연루된 것이다. 조선시대 최악의 권력형 비리, 이른바 ‘서달 사건’이다.서달은 황희의 사위. 개차반이라고 할까. 전형적인 금수저였던 서달은, 영화 ‘베테랑’의 재벌3세 조태오(유아인 분)를 떠올릴법한 갑질 사태의 장본인이다. 길을 가다가 아전이 자신을 몰라봤다고 하인들을 시켜 잡아오게 했고, 그 과정에서 항의하는 또다른 아전에게 매질을 가하게 해 죽게 만들었다. 악질적이긴 하나, 여기까지는 단순 폭행치사로
“2022 대선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2024 총선은 벌써 시작됐다.” 지난 설 명절 연휴에 과세(過歲)하러 여기저기 오가다 보니 제주 곳곳에 세배 인사를 기회 삼아 나붙은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줄을 이었다. 그것들을 보면서 느낀 한 줄 촌평이다. 그리곤 이런 단어가 떠올랐다. ‘깜냥’, ‘어중이떠중이’ 싹을 보면 뿌리를 알 수 있고, 가지를 보면 맺게 될 열매가 보인다. 익지 않아 단박에 흩어져버릴 선떡부스러기 같은 이름과 얼굴들이 제주 동서남북 거리에서 철면(鐵面)을 쓴 것인지 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평가가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딱 20년이 흘렀다.쓸모없는 땅으로 삶과 기억 속에서 멀어졌던 용암 숲 제주 곶자왈이 다시 도민사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한라산에 버금가는 생태계 보고이자 자연환경으로 돌아왔다.곶자왈은 제주에서 종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곳이자 탄소를 저장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허파와 같은
최남단 제주가 느닷없는 핵 배치 문제로 한 며칠 발칵 뒤집혔다. 다름아닌 핵이다. 그런데도 논란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 자체로 메가톤급 위력을 지닌 사안이지만, 진원지인 여권이 관련 보도를 오보 혹은 가짜뉴스로 몰아가자 논란은 점차 수그러드는 양상이다. 핵은, 오영훈 지사의 말마따나 제주와 도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존재다. 있을 수도 없고, 검토조차 없어야 한다. 국책사업의 소통 부재를 나무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핵 문제 앞에서 ‘세계평화의 섬’과의 부조화는 어쩌면 한가한 소리다. 제주가 전략적인 핵 배치 요충지가
어느덧 세밑이다. 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이 출범한 지도 6개월이다. 그사이 오영훈호(號)가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세평은 들어보지 못했다. 진영과 무관하게 밋밋하다 못해 ‘무색무취’하다는 평가가 대세다. 무색무취는 무능과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다. 안타깝다. 지난 7월 1일 취임사를 떠올린다. 도백이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첫걸음을 내디디며 외친 일성은 ‘도민이 주인 되는 도민 정부 시대’다. 현실은 어떤가. 지사는 취임 초기부터 잇단 ‘불통·보은인사’로 도민여론과 대척점에 섰다. 한두 사례가 아니니 열거할 필요도 없다. 오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마침내 제주환경자원총량관리계획이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제주특별자치도는 9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제주환경자원총량관리계획 수립용역 3차년도 최종보고회를 열고 막바지 의견수렴에 나섰다. 제주환경자원총량관리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2023년부터 제주특별법 개정과 조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