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평화의 섬입니다. 항쟁과 학살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은 더욱 간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4.3이 그렇듯이 비극적 전쟁을 겪은 오키나와, 2.28 이래 40년간 독재체제를 겪어온 타이완도, 우산혁명으로 알려진 홍콩도 예술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평화예술’이 역사와 함께 현실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 네 지역 예술가들이 연대해 평화예술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평화예술운동에 대한 창작과 비평, 이론과 실천의 공진화(共進化)도 매우 중요합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네 나라 예술가들의
광주 은암미술관에서 전정호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5월 27일~6월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하의3도 7.7 농민항쟁 연작판화: 바다를 건넌 사람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전정호는 1980년대의 현장미술을 시작으로 오늘날의 목판화 연작에 이르기까지 30여년간 화업을 이어온 예술가이다. 평화와 인권, 생명 등의 문제에 천착해온 그는 시각매체연구소를 비롯하여 다양한 미술단체 활동을 이어왔는데, 이번 개인전은 오롯이 하나의 주제를 다른 작업들로만 채워진 전시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하다. 그는 이번 연작을 발표함으로서 자신의 고향
1972년 5월 15일 미국은 1945년 이래 27년간 점령해 온 오키나와의 시정권을 일본에 반환했다. 이날은 일본 측에서 보면 패전으로 잃은 섬들을 전쟁의 승자로부터 평화롭게 되돌려 자국으로 복귀시키는 데 성공한 반가운 기념일인 셈이다. 2022년 5월 15일, 일본 정부와 오키나와현은 공동으로 「오키나와 복귀 50주년 기념식」을 오키나와와 도쿄에서 동시 개최했는데, 기시다 수상은 오키나와 기념식장에 참석했다.그러나 식장 정면 앞 교차로에서는 기시다 총리에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집결해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키나와현경찰 외에 규
2022년은 오키나와 반환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한 이후 동아시아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체제에 포섭되었다. 제주 4·3항쟁과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 전쟁으로 이어지는 동아시아의 시간은 오키나와라는 지역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될 수밖에 없었다. 패권국가 미국의 등장은 공산주의와의 대결을 전면에 내세운 대결의 시작이었다. 제주 4·3의 대규모 학살도 따지고 보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부터 1972년 오키나와 반환에 이르기까지 일본, 미국, 오키나와, 그
대만 × 우크라이나 예술가국제교류전 @VT 아트살롱"익숙한 슈퍼마켓이 폭격으로 파편처럼 변해 하루아침에 노숙자가 된 사람들, 해외여행을 간다고 믿는 아이들을 우리는 보았다.... 전 세계 어느 누구도 이런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 율리아 코스텔리에바(우크라이나 큐레이터)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우크라이나어: російсько-українська війна 러시아어: российско-украинская война)은 2014년 2월 20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발발한 전쟁이다. 당초에는 저강도 대리전쟁이었다. 2022년 2월
4.3미술제가 올해로 29회차를 맞았다. 예술공간이아와 산지천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전시 《제29회 4.3미술제: 봉인된 풍경》에는 제주도와 한반도 수도권과 광주, 여수의 작가들을 비롯해 하와이, 홍콩, 오키나와, 타이완 등의 국외 작가들까지 총 57인(팀)이 참여했다. 광주 5.18과 여수와 순천의 여순 10.19 등 이번 전시의 주제인 저항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도시의 작가들이 함께 한 것은 근 몇 년동안 정립한 항쟁 연대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북서 태평양의 섬들에서도 항쟁의 역사를 공유하는 예술가들이 함께하여 제주4.3
2022년 3월 2일 수도 키예프의 TV탑에 로켓이 명중해 인근 보행자 5명이 숨지고 일부 방송을 할 수 없게 됐다.2022년 2월 24일 새벽,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정식으로 발발했다. 이미 양측의 상황이 긴박했다고 하지만 본격적인 전쟁을 치른 것은 국제사회가 깜짝 놀랄 일이었다. 이 글 집필 시점에서 전쟁은 약 한 달간 계속되고 있으며 무수한 사상자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전 후 러시아를 포함한 곳곳에서 휴전 요청과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반전 시
우크라이나 시내와 사람들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파괴되는 모습을 각종 언론에서 목격하는 날들이 이어진다. 많은 오키나와인에 있어서, 그 광경은 1945년에 오키나와의 섬들이 일·미의 전쟁터가 된 지옥화를 상기시키는 것인 것 같다. 나는 오키나와전 체험자는 아니지만 미군이 전투 상황을 기록한 사진과 동영상을 봐왔고 무엇보다 수많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듣거나 읽어왔다. 땅을 기어가는 전차, 폭발의 섬광과 불꽃, 폐허와 잔해 더미가 된 시가지, 안전한 땅을 찾아 줄지어 선 피난민들, 노상에 나뒹구는 시체들,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가만히 집
ㅡ 개발이라는 또 다른 폭력에 주목하자1. 오키나와 부흥과 보이지 않는 목소리최근 오키나와 미군 점령기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서가 나왔다. 오키나와 전투와 전후사 전공자인 자하미 나오미(謝花直美)의《전후 오키나와와 부흥의 또 다른 소리-미군 점령하 부흥을 요구한 사람들의 생존과 희망(戰後沖繩と復興の異音)》이다. 자신의 박사논문을 바탕으로 한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그동안 오키나와 역사에서 소외되어왔던 오키나와 여성의 삶을 ‘부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 혹은 부흥의 역사에서 그동안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이
2월 23일 홍콩의 우이차오 감독 작품 《시대혁명》이 비가오는 가운데 타이페이에서 프리미어 상영되면서 일주일치 좌석이 매진됐다. 상영 후에는 박수가 그치지 않았고, 관객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지난해 《시대혁명》이 제58회 금마상(Golden Horse Awards)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았을 때,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이 작품을 찬양했다. 키위 차우 감독은 수상 인사에서 이렇게 말했다.“대만에 감사드립니다. 금마상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영화 마지막에 있는 크레딧에 홍콩인이라고 넣었어요. 이 작품이 양심과 정의감을 갖고 홍콩을 위해
한국 가수 싸이의 을 패러디하여 신나게 말춤을 추는 행위예술가 아이웨이웨이. 그는 말고삐를 잡은 손모양을 수갑을 차고 묶인 손으로 바꿔서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자신의 상황을 전세계 유튜버들에게 알렸다. 아이웨이웨이는 동시대 최전선의 전위예술가이다. 예술가에게까지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며 엄격하게 관리하는 중국 정부로서는 자금성에 대해 손가락 욕을 날리며, 지진 후 대책이 미비한 쓰촨성 학교 사태를 비판하는 예술가의 활동을 용납할 수 없었는지 지속적으로 탄압해왔다. 수개월간 감금 당하고 막대한 벌금을 매기기도 했다.
1950년대 중국 공산당이 집권하고 국민당이 대만으로 철수하자 친중 좌파와 친국민당 우파 세력은 각각 홍콩이라는 예외 지역에 일정한 정치력을 갖고 노동조합, 교육기관, 문화 신문 매체 등에서 두 갈래 계파가 병존 대립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한편 1949년 이후 대량 난민이 홍콩에 유입되면서 전후 50만명 수준이던 인구가 50년대 초 220만명 가까이 증가하면서 취업난, 주거 및 생활물자 부족 등 민생문제와 치안악화와 경찰부패 문제가 심각해졌고, 사회적 불만은 언제든 식민지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바뀔 수 있는 시한폭탄처럼 변해갔다.
1970년 12월 20일 새벽 오키나와 섬 중부에 위치한 코자(현 오키나와시) 번화가에서 미군이 오키나와인을 친 교통사고를 계기로 대규모 화공사건이 발생했다. 미군 유흥지구로 자리잡은 코자의 중심가는 크리스마스 시즌 주말이라 지역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미 25년 된 미국의 점령 통치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여 누가 선동하지도 않았는데, 우발적으로 미군 차량에 불이 나면서 80여대가 연이어 불길에 휩싸였다. 미군 관계자의 차량 노란 번호판은 표적 식별을 용이하게 했다. 평소 미군이 떨어트리는 달러로 사는 장사치들도 가세했다.미
1. 부드러운 평등과 곧은 분노대나무는 평등하다. 각자의 높이로 자라면서도 땅 속 줄기로 얽혀 숲을 이룬다. 평등한 삼투압의 힘으로 대나무는 서로의 어깨를 부빈다. 대나무는 저마다의 목소리를 힘껏 모아 바람을 만든다. 바람이 대숲을 흔드는 것이 아니다. 대숲이 바람을 만든다. 스스스, 사사사, 흔들리면서도 지치지 않는 소리들 앞에서 못난 놈도 잘난 놈도 없다. 대나무는 대나무로 살고 대나무로 죽는다. 대꽃이 피면 대숲 하나가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각자의 힘으로 하늘을 향해 나아가되 모두의 힘이 다하면 함께의 시간으로 죽는다.플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