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24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원석 검찰총장이 24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검찰의 항고로 ‘감감무소식’인 제주4.3 재심 사건에 대해 이원석 검찰총장이 “절차적으로 완벽을 기해야 역사가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지방검찰청 격려 방문차 제주를 찾은 이 총장은 24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했다. 이 총장은 제주지검과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 소속 검사들과 함께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참배 일정을 소화했다.  

참배가 끝난 뒤 취재진 앞에 선 이 총장은 검찰 항고 논란에 대해 “4.3 피해자의 명예회복이라는 큰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4일 고(故) 한상용의 유족은 재심을 청구했고, 올해 1월19일 제주지법에서 재심 개시가 결정됐다. 검찰이 개시 결정 1주일 뒤인 올해 1월26일 항고하면서 3월 중순 현재까지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고 한상용의 유족은 “평소 말이 없던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 4.3 당시 상황을 얘기했다. 아버지는 함께 끌려간 사람들이 갖은 고문에 시달려 죽는 모습을 목격했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경찰들이 묻는 말에 그저 ‘네’, ‘네’라고 대답했는데, 형무소에 수감됐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4.3 희생자가 아닌 고 한상용의 재심을 위해서는 희생자 결정에 준하는 판단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워 항고했다. 또 유족들의 증언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4.3 피해자의 명예회복이라는 방향성에 대해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올해는 4.3 75주년이다. 절차적으로 완벽을 기해야 앞으로 70여년이 지나도 역사가 잊히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를 적정하게, 충분하게, 신중하게, 진중하게 진행하되 방향성은 달라질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4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원석 검찰총장이 24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 총장은 “제주지검 검사장으로 근무하다 서울로 떠날 때 마지막 일정으로 4.3평화공원을 참배했다. 10개월만에 돌아와 4.3국가념식 열흘 전에 또 참배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 제주지검장 재직 시절 합동수행단이 출범했고, 861명에 대한 재심이 청구돼 510명의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제주도민의 뜻과 같이 앞으로도 꾸준히 명예회복을 위해 검찰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합동수행단이 인력난에 시달린다는 취재진 질문에 이 총장은 “제주에 온 이유도 제주지검과 합동수행단 구성원을 독려·격려하는 차원”이라며 “합동수행단의 업무 숙련도가 높아지고 있다. 합동수행단장도 제주 출신이고, 제주지법 4.3 재심 재판장도 제주 출신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는 좀 더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으며, (인력난 문제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4.3평화공원 참배 후 이 총장은 방명록에 ‘역사를 잊지 않고 깊이 새겨 국민을 섬기는 검찰이 되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현직 검찰총장의 4.3평화공원 참배는 2021년 11월24일 김오수 당시 총장에 이어 이 총장이 역대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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