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서 8월로 향하는 시기에 피어나는 제주의 꽃 중에 [제주의소리] 독자 분들도 잘 아시는 꽃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하얀색의 커다란 꽃을 피우는 문주란입니다.文珠蘭(문주란). 한자 해석을 빌리면 구슬 무늬가 있는 난초라는 이름입니다. 난초 이름을 차용했지만 문주란은 난초과가 아닌 수선화과의 식물입니다.우리나라의 문주란은 제주 하도리에 있는 토끼섬이 고향입니다. 원산지는 아프리카라고 알려집니다. 씨앗이 해류에 밀려 따뜻한 곳을 좋아하고 온난한 해안의 모래땅에서 자라는 특성으로 천연기념물 제19호인 제주 토끼섬에 정착하게 했다고
한라개승마는 한라산 계곡의 습지에서 자랍니다. 여름이 올 무렵부터 피기 시작해 더운 여름까지 볼 수 있는 야생화입니다. 마치 하얀 실꽃을 펼치듯 피어납니다.‘승마’라는 이름은 잎이 麻(마) 잎사귀와 비슷하고 성질이 상승한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제주에서 자생한다는 의미에서 접두어 ‘한라’가 붙었습니다.승마의 종류로 승마, 개승마, 왜승마, 세잎승마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이지만, 한라개승마는 장미과로 분류돼 있습니다.한라개승마는 원줄기 끝에 황백색꽃이 자잘하게 모여 핍니다. 꽃 안을 들여다보면 미세한 백색털이
여름이 빨리 오는지 날씨가 더워지면서 식물들도 빨리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향기가 백리까지 간다고 해서 붙여진 ‘백리향’을 소개해 드립니다.향이 진한 백리향은 향수나 향유의 원료가 되는 항료식물로 많이 이용됩니다.서양에서도 아주 오랜 옛날부터 백리향을 키웠습니다. 그리스인들은 행동과 용기의 상징으로 생각했다고 하며, 로마인들은 우울증을 치료하는 식물로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얼마 전에 친한 친구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이 백리향이 피어 있는 것을 보고 ‘백리향을 키우네’라고 물으니, 돌아온 답은 '백리향이 아니고 타임이라
여름을 향해 달려가는 요즘 제주도의 바닷가나 산지에는 여러가지 꽃들의 향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땅나리는 백합과 식물입니다. 나리 종류 가운데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식물입니다.6월 초에 바닷가에 잠시 들렀더니 부끄러운 듯 수줍게 피어있는 땅나리를 마주했습니다.나리 종류의 꽃들은 많이 있는 편입니다. 나리 종류들은 꽃이 필 때 꽃잎의 방향에 따라 이름을 붙여 놓았습니다.땅나리가 땅을 향해 꽃을 피우는 반면, 하늘나리나 하늘말나리는 하늘을 향해 꽃을 피웁니다. 또 꽃잎이 옆으로 향하는 중나리도 있고, 털이 있다는 털중나리도 있습니
귀걸이는 귓불에 다는 장식품입니다. 식물 이름에 대한 유래나 해석을 찾다 보면 재미있는 이름들이 많이 나오는데, 5월 중순부터 피어나는 ‘차걸이란’은 차의 장식품이라는 뜻입니다.오늘 소개해 드릴 차걸이란은 제주도 남부에서 자라는 착생난초입니다.차걸이란의 생육환경 도감을 보면, 상대습도가 매우 높고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나뭇가지에서 자란다고 설명을 합니다.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이 마치 차의 장식품을 연상케 합니다.차걸이란은 1969년 이창복 교수에 의해 처음 ‘나도제비란’으로 발표됐습니다. 그러나 나도제비란은 19
신록의 계절이라는 5월이 되면서, 숲 속에는 봄의 야생화들이 지고 난 자리에 초여름의 야생화들이 자리를 잡고 꽃을 피웁니다.이번 주에는 한라산에서 발견되고 뿌리가 새의 둥지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한라새둥지란’을 소개해 드립니다.그동안 한라새둥지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식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다 전남의 일부 지역에서도 발견돼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한라새둥지란은 5월 초순부터 피어납니다. 직접 보면 마치 뒤틀려져 나온 뻥튀기 과자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튀밥을 얹어 놓은 것 같은 아주 특이한 모
도라지는 더덕과 함께 초롱꽃과의 식물입니다. 우리가 먹는 도라지의 이름을 차용한 식물이 있는데, 이번주에 소개해 드릴 도라지는 크기도 아주 작고 습한 지역과 나무 그늘을 좋아하는 ‘홍노도라지’입니다.'도라지' 이름을 차용한 식물이 몇 있는데 이 홍노도라지는 애기도라지와 함께 아주 작은 꽃을 피우는 식물입니다.홍노도라지라는 이름은 어떻게 얻게 되었을까요?홍노도라지의 이름 유래를 검색하면 대부분 서귀포시 동홍동 홍노리에서 발견됐거나, 서귀포시 홍노리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합니다. 서홍동 주민자치센터 홈페이지에서 설촌 유래를 찾아보니, 홍노
멀리서 보면 하나의 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 보면 작은 꽃이 사방을 둘러가며, 한 방향씩 네 송이가 있고 하늘을 향해 다시 한 송이 꽃이 피어 있는 꽃. 이번 주에는 바로 연복초를 소개해 드립니다. 연복초는 모두 다섯 개의 꽃이 모여 전체적으로 꽃 하나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작은 연복초들이 마치 도토리 키재기하듯 올망졸망 피어 있습니다. 따스한 햇살 아래 봄 소풍을 나온 것 같기도 하고 봄바람에 몸을 기대려는 움직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살랑대는 봄바람이 불면 작은 야생화를 담기가 어려워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도 있
봄이 익어가면서 숲 속에서는 작은 야생화들과 일찍 꽃을 피우는 나무들의 협연이 한창입니다.오늘 소개해 드릴 붓순나무는 꽃과 줄기, 잎에서 독특한 향기가 있는 나무로, 제주에서는 이 나무를 팔각낭이라고 부르는데 ‘낭’은 나무를 의미합니다.조선식물향명집 주해서인 에서는 ‘붓순’이라는 이름에 대해 설명합니다. ‘제주 방언을 채록한 것으로 제주 방언에서 붓은 붓(筆)이며 순은 순(筍)으로 그 뜻이 표준어와 일치한다. 즉, 붓순나무라는 이름은 새싹이 돋아나는 모양이 붓처럼 생긴 나무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3월이 되면서 그동안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야생화들이 앞다투어 봄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세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이 피어나고 일찍 꽃이 피는 제주백서향과 길마가지나무에도 꽃이 피어 지나가는 상춘객들의 발길을 잡아 놓고 있습니다.오늘 소개해 드릴 꿩의바람꽃은 마른 낙엽을 뚫고 꽃대를 올릴 때의 모습이 꽃봉오리는 오무려 있고 잎은 돌돌 말려 있어 마치 그 모양이 꿩의 발을 닮은 데서 연유하여 꿩의바람꽃이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합니다.조선식물향명집의 주해서인 에서는, 꿩의바람꽃이라는 이름은 땅속줄기에서 나온 잎이나 꽃
3월이 되면서 들판이나 숲 속에는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작은 야생화들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깊은 숲 속 가장자리에는 이미 소개해 드린 변산바람꽃과 세복수초가 꽃을 피웠고, 오늘 소개해 드릴 귀화식물인 들개미자리도 양지바른 밭둑 근처에서 손톱만한 크기의 꽃을 피워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개미자리라는 이름은 에서 처음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개미가 있는 자리라는 뜻이며 밭둑이나 길가 등 개미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이 들개미자리는 들판에서 자라는 특성을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들개미자
입춘이 지나고 내일(2.19.)이면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입니다. 추운 겨울이 가고 대지에 봄기운이 도는 시기입니다. 들판에는 벌써 세복수초가 올라오고 오늘 소개해 드릴 변산바람꽃도 하나 둘 피어나고 있습니다.이 변산바람꽃은 11편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변산바람꽃의 구조와 제주에서 만날 수 있는 바람꽃 종류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변산바람꽃을 사진으로는 많이 담아 보았으나 꽃이 너무 고와, 제가 직접 일러스트로 변산바람꽃을 그려 보았습니다.지난주에 찾아가 만난 변
아직도 차가운 기운이 도는 겨울이지만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봄소식을 알려 주려는 듯, 작은 꽃이 피어있는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큰개불알풀이라는 식물입니다.우리가 흔히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개불알풀속의 식물이 바로 이 큰개불알풀입니다. 이름이 조금 상스러워 이름에서 오는 불편함 때문에 ‘봄까치꽃’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표준 식물명은 아직 이렇게 불리고 있습니다.열매가 달리면 열매 모양이 마치 개의 수컷의 생식기를 닮아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그 특징을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56편에 소개된 호자나무 이야기편에서 오늘 소개해 드릴 수정목을 잠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얼핏 보면 마치 호자나무처럼 보이지만 가시를 보면 호자나무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수정목이 이 겨울에 빨간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수정목(壽庭木)에서 ‘수(壽)’는 목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정목(庭木)’은 정원에 심는 나무라는 뜻입니다.정원수로 잘 자란다는 의미로 한자를 차용해 호자나무와 구별하는 壽庭木(수정목)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비슷한 나무인 호자나무가 자라는 숲속에서 같이 자생하는 이 수정목은
계묘년 한 해가 밝았습니다. 2023년 올해는 계묘년(癸卯年)으로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합니다.육십간지의 40번째로 계는 오행상 흑색의 기운이니 검은 토끼의 해라 부르고 있습니다. 토끼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떠올리며 어릴 적 초가집 귀퉁이에 토끼장을 마련해 놓고, 학교가 끝나면 토끼풀을 뜯어다 주곤 했던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며 흔하게 보이는 토끼풀을 소개해 봅니다.토끼풀은 유럽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13세기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졌지만 18세기가 돼서야 비로소 전 세계로 퍼진 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21년 에
제주에는 23일부터 산간과 중산간에 대설경보, 나머지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설국의 나라가 된 듯, 한라산을 중심으로 온통 하얀 옷을 입은 모양입니다.눈이 많이 와서 근처의 숲을 찾았더니 빨간 열매가 달린 작은 나무가 저를 반겨 줍니다. 독자분들도 많이 알고 있는 ‘자금우’라는 아주 작은 관목입니다.자금우는 우리나라의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서식합니다. 겨울철이 되면 이렇게 붉은 구슬 형태의 열매가 달리는 작은 나무입니다.불교에서는 자금(紫金)이란 부처님 조각상에서 나오는 신비한 빛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
얼마 전 시골길을 걷다가 과수원 돌담에 얽히고설켜 자라고 있는 덩굴성 나무를 만났습니다.정겨운 돌담 사이로 주황색 열매를 달고 있는 모습이 마치 보석을 매달아 놓은 듯합니다.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노박덩굴보다 크기가 작은 덩굴성 나무인 푼지나무를 소개해 드립니다.이 푼지나무는 5월이 되면 녹황색의 작은 꽃을 피우는 암수딴그루입니다. 턱잎이 변한 가시가 나 있는 것이 노박덩굴과 다르며, 노박덩굴에 비해 전초가 작고 잎도 작은 것이 특징입니다.** 턱잎 : 잎자루 밑에 붙은 한 쌍의 작은 잎으로 어린 눈이나 잎을 보호한다.** 전
며칠 전 계곡을 품고 있는 오름을 올라가다 보니, 잎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잎들이 갈색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어떤 나무인지 살펴보았더니 단풍이 물든 사람주나무였습니다.단풍(丹楓)은 기후 변화에 의해 나뭇잎에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 녹색 잎이 붉게 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광범위하게는 황색 및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까지도 포함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이 사람주나무의 수피(나무의 껍질)는 특이해서 숲 속에서 만나면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주나무의 다른 이름이 '백목'이라고 하는데, 수피가 백색 가루가 묻은 것 같아서 붙여진 이
가을이 되면서 잎을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가을에 꽃이 피는 나무가 있는데 이번 주에 소개해 드릴 상동나무입니다.제주에서는 이 나무를 ‘삼동’이라고 부르며, 어릴 적 이 나무의 열매를 많이 먹어서 입이 보라색으로 변했던 유년의 기억이 있는 나무입니다.이 상동나무의 꽃은 가을이 무르익는 10월 중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11월까지도 이삭꽃차례로 연녹색의 꽃이 자잘하게 달리며 피어납니다. 이삭꽃차례는 한 개의 꽃대 둘레에 여러 개의 꽃이 이삭 형태로 피는 꽃차례를 말합니다.제주에서는 곶자왈이나 해안가 근처
'제주에는 어떤 나무가 가장 많을까?' 하는 의구심에 자료를 찾아 본 적이 있는데 해발에 따라 다르고 지역에 따라 다르다 보니 일률적으로 어느 나무가 많다고 정확하게 산출이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그런데 해발이 낮은 제주의 해안가를 주변으로 자라는 까마귀쪽나무는 해발이 낮은 지역으로만 따지면 가장 많이 분포하는 나무들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까마귀쪽나무는 남해안의 섬 지방에서 자라는 늘푸른 상록성 수종입니다. 제주에서는 주로 해안가의 저지대를 중심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곶자왈에서도 일부 관찰되곤 하는데 제주에서는 이 까마귀쪽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