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이례적 기자회견 열고 “3주쯤 뒤 공사 재개” 입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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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관련 시공사인 주식회사 대저건설은 28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재개 방침을 밝혔다. ⓒ제주의소리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 시공사가 일부 주민들을 상대로 신청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이 인용된 것과 관련, 시공사가 이례적으로 공식적인 공사 재개 입장을 밝혔다.

제주지방법원은 두 차례의 심문을 거쳐 지난 22일 시공사가 신청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을 인용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시공사 측인 대저건설 박영찬 현장소장은 28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주쯤 뒤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부하수처리장은 약 5년간 주민 반대에 부딪혀 수차례 공사중지와 착공이 반복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2017년 9월 26일 공사 착공 이후 같은 해 12월, 2021년 4월, 올해 8월 등 주민 반대로 세 차례 중지된 바 있다. 

이처럼 공사가 난항을 겪자 시공사는 주민 14명을 상대로 공사금지방해 가처분을 신청했고 방해행위를 할 수 없도록 인용 결정 미이행 시 금전적 배상도 요구했다. 

박 소장은 “그동안 발주처인 도 상하수도본부와 주민 대화를 통해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원만하게 공사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만족스러운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며 “이에 부득이 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박 소장은 제주도와 협의된 회견이냐고 묻는 질문에 “도 상하수도본부에서는 오히려 말렸으나 시공사 측 입장도 대변해야할 것 같아 마련했다”고 대답했다. 

5년간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손실 규모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으나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당초 공사비의 18% 정도가 상승했다고 보면 된다”고 답변했다.

이어 “월정리민과의 원만한 대화를 통해 사업을 완공, 구좌읍과 조천읍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최신 고도처리 기술과 친환경적 공법으로 완벽하게 처리해 방류해역의 수질과 생태계 보전, 주민 생활환경을 개선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또 “동부하수처리장 하수 유입량은 이미 기존 시설의 처리용량을 초과하는 수준의 하수가 유입되고 있다”며 “사업은 월정리민뿐만 아니라 구좌읍과 조천읍 주민에게도 시급한 현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가처분을 인용함에 따라 공사를 추진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발주처인 도 상하수도본부와 긴밀한 협업으로 월정리민과의 상생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법원 결정을 떠나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월정리민과 인근 지역주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거듭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월정리 비대위 등 반대 측 주민들은 시공사 가처분 신청에 맞서 법원에 ‘공공하수도 설치(변경) 고시 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황정현 월정리 비대위원장은 공사가 재개될 경우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문화재보호법과 세계유산협약, 세계유산법 등 위반으로 고발하는 등 끝까지 공사를 막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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