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출석한 국과수 감정관, 증거인멸 정황 증언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관이 피의자 고유정의 치밀한 증거인멸 정황을 증언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30일 오후 2시 제201호 법정에서 살인과 사체 손괴 및 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을 상대로 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사건의 증거물을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시관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 측의 요청으로 출석한 이들은 검사 결과를 통해 피해자의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된 사실을 증언했다.

특히 증언 과정에서 고유정의 증거품 훼손 정황 역시 속속들이 드러났다.

감정관 A씨는 "이불에 묻어있던 혈흔으로 추정되는 물질, 톱, 차량 매트 등 80점에서 100점 가량의 증거물을 감정했다"며 "증거물이 너무 빼곡했는데, 쇠톱의 경우 굉장히 열심히 조사를 했고, 피의자와 피해자의 DNA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증거물이 잘 닦여 있어서 피해자의 DNA를 확보하는게 상당히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검출이 힘들 정도로 깨끗이 닦이려면 어떤 방법으로 닦아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고, A씨는 "그 과정을 추측하긴 힘들지만 세제인지, 특이한 향이 많이 났다"고 증언했다.

그 예로 "피고인(고유정)의 청바지 조각의 경우 원래 파란색인데, 어떤 약물을 사용했는지는 몰라도 거의 흰색으로 탈색돼 있었다"고 했다.

또 "증거품에서 혈흔반응이 나와야 하는데, DNA 검출이 안돼 뭔가 특수한 약품으로 세척하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고유정의 다음 재판은 오는 14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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