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차귀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표류중인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톤, 승선원 12명)의 선체 일부가 사고 발생 사흘 만에 물 밖으로 나왔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22일 오전 7시부터 사고 해역에서 대성호 선체 꼬리부분(선미)을 바지선 위로 끌어 올리는 인양 작업을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선체가 유실되지 않도록 가로 6m, 세로 25m의 그물로 선체를 에워싸고 바지선 크레인을 연결할 수 있는 벨트를 설치해 천천히 선체를 수면 위로 올렸다. 

인양된 선미는 어선 꼬리 부분으로 가로 7~8m, 너비 4.5m, 높이 5m다. 전체 선박 길이 29m의 채 3분의 1도 못 미치는 규모다.

해경은 조타실과 기관실을 기준으로 선실과 주방이 위치한 뒷부분만 형체를 유지하고 있다. 이중 상당수에는 그을음 자국이 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실된 선수에는 기관실과 어창 5개, 탱크, 창고 등이 자리해 있다. 해경은 수심 80m 바닥에 선수가 가라앉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원형을 유지하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경은 선미를 166km 떨어진 서귀포시 화순항으로 옮겨 정밀 감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동에만 약 15시간이 걸려 내일(23일) 새벽에야 육상 이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당초 해경은 20일 제주대학교 실습선 아라호를 투입해 선미를 끌어 올리는 인양 작업을 시도했지만 기상 악화와 인양 능력 부족으로 이날 오후 6시15분 작업을 중단했다.

결국 해경은 21일 오전 3시52분 한림항에 있던 예인선과 크레인을 장착한 975톤급 대형 바지선을 투입해 추가 인양을 시도했다.

바지선은 최대 250톤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는 크레인이 장착돼 있다. 바지선은 이날 오후 5시35분 현장에 도착했지만 기상 악화로 또다시 작업을 중단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해경은 오늘도 함선 34척과 항공기 10대를 사고 해역에 투입해 나흘째 수색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항공기는 해상 구역을 사방 111km로 넓혀 광범위한 수색을 하고 있다.

해군 기뢰탐색함 2척도 투입해 유실된 대성호의 선수 부분을 탐색하기로 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안덕면 대평리 해안에서는 육상 수색도 병행되고 있다.

대성호는 19일 오전 7시 제주시 차귀도 서쪽 76km 해상에서 불에 탄 채로 발견됐다. 당시 어선에는 12명이 타고 있어다. 이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11명은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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